"유노윤호 덕분에" 김경훈, 코로나19 시대 발라더의 생존전략[★FULL인터뷰]

공미나 기자 / 입력 : 2021.02.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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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경훈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몇 년 새 유튜브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다매체 시대에 접어들었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비대면 시대를 불러왔다. 그 속에서 뮤지션의 생존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김경훈은 이러한 상황 속에 아주 영리하게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선 가수다.

2007년 천지라는 예명으로 데뷔했던 김경훈은 데뷔곡 '약한 남자'가 KBS 2TV '1박 2일'에 삽입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 후, 긴 무명생활이 시작됐다. 그리고 2017년 본명 김경훈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연 가수 2막. 꾸준히 앨범을 냈지만 큰 반응은 없었다.


아이돌 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도 했고, 바이브 윤민수의 제자라는 타이틀로 데뷔했다. 가수 생활을 시작할 당시 누군가 만들어준 음악을 그저 부르는 데 익숙했던 김경훈이다. 그는 자신의 과거 활동에 대해 "음악에 제 색깔이 크게 없던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찾아오며 제 색깔을 담은 음악을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가 각성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친한 형이자 선배 가수인 유노윤호의 충고였다. 김경훈은 "유노윤호 선배님과 식사를 하며 많이 혼나며 많은 깨달음음 얻었다"고 밝혔다.

"(유노윤호) 형이 저에게 '너 음악을 하는 게 맞니? 네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를 혼내시더라고요. '네가 정말 음악을 하고 싶은 거면 회사에 의지할 게 아니라 네 스스로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스스로 냉정하게 보라면서 '대형 기획사에 미련이 있으면 한 번 오디션 볼 수 있도록 힘은 써주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전역하고 28살에 형 도움으로 오디션 자리가 마련됐는데 결국 떨어졌죠. 형이 '너를 기획해주길 바라지 말고, 이제는 네가 너 스스로를 기획해야 한다'고 충고했죠. 그때부터 혼자 음악 하는 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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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경훈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렇게 남들이 만들어준 음악을 하던 김경훈은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갔다. 그 첫 결과물은 지난 5일 발표한 싱글 '나는 잘 지내요'로, 그가 처음 발표한 자작곡이다.



이 곡은 그가 나아갈 길에 확신을 가져다줬다. 큰 기대 없이 첫 발을 내딛으려 했던 곡이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유통사에 곡을 전달하면, 이걸 메인으로 걸어서 홍보할지, 그냥 조용히 발표할지 그쪽에서 정하거든요. 천지 이후로 회사를 나와 혼자 낸 곡들이 메인으로 걸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이번에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 유통사에서 메인으로 밀어주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죠. '아, 내가 완전 음악을 못 하는 건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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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경훈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자신감이 생긴 김경훈은 뒤늦게 뮤직비디오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음악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영상의 중요성도 깨닫게 됐다는 그는 "그간 음원만 내면 되는 줄 알았다. 쉽게 음악 하고, 쉽게 알려지려 생각한 것 같다"며 "'나는 잘 지내요'를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털어놨다.

김경훈의 노력과 깨달음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NS, 웹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모니터 하며 트렌드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요즘은 발라드도 예전보다 담담하다"면서 "음악도 특정 가수의 노래를 찾아 듣는 것보다는, '남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듣기 좋은 곡', 이런 것처럼 분위기적으로 찾아 듣더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속 유행을 보면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는 게 아니라, '내 생활을 봐'라고 홍보한다. 본인 PR시대다. 개인의 개성이 중요하다. 내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데 매력이 얼마나 통할 수 있는지 싸움이다"며 "앞으로 저도 저만의 매력과 음악적 색깔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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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경훈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김경훈의 색깔'은 무엇일까. 그는 "가수의 색깔이 독특한 창법, 음색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넣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제가 좋아하는 멜로디 라인, 편곡, 분위기를 담으면 그것도 저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김경훈은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커버 영상 위주로 올리던 유튜브 채널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나는 잘 지내요'를 코로나19 명절 위로송 버전으로 개사한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방송 등 자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김경훈이다. 그는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나갈 수 있는 방송이 오디션 프로밖에 없다고 판단하며 "비록 오디션에 특화된 가수는 아니지만, 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면 오디션 프로그램이든 무엇이든 꾸준히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제야 자신이 나아갈 음악적 방향성을 깨달았다는 김경훈. 그는 올해부터 가수 3막을 열어가겠다며 이렇게 자신했다.

"제 음악은 2021년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 제 색깔을 담은 음악을 보여드릴 테니 관심 갖고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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