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항서(왼쪽)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리뼈 골절 수술을 마친 도훙중을 직접 찾아 그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사진=VOV 캡쳐 |
사연은 이랬다. 박 감독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호치민 시티와 하노이FC의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1이 열린 베트남 호치민 통 나트 스타디움를 찾았다가 애제자가 부상을 당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 도훙중(28·하노이)이 상대의 거친 태클에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것이다.
팀 동료에게 패스를 건넨 뒤 오른발이 땅에 닿은 직후 은고호앙틴(호치민)의 발바닥 태클이 도훙중의 오른쪽 다리를 그대로 가격했다. 눈으로도 도훙중의 다리가 부러진 것이 보일 만큼 끔찍한 부상이었다. 이를 본 선수들마저 머리를 감싸쥔 채 충격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관중석에서 이 상황을 지켜본 박 감독의 심각해진 표정이 중계화면에 비쳤다. 이후 박 감독은 관중석에서 일어난 뒤 곧장 경기장 안으로 뛰어 내려갔다. 도훙중의 부상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그를 위로해주기 위해서였다. 구급차 옆에서 서서 구급차에 실리는 도훙중을 지켜보던 박 감독은 직접 그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 |
박항서(가운데) 감독이 지난 23일 베트남 V리그1 경기 도중 도훙중이 부상을 당하자 관중석에서 경기장까지 내려와 그를 위로하는 모습. /사진=VOV 캡쳐 |
이는 박항서호 출범 이후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한 애제자 도홍중을 향한 관심과 애정 때문이었다. 도훙중은 지난 2018년 박 감독이 허리 부상을 당한 선수에게 자신의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이코노미석에 앉은 미담으로 화제가 됐을 당시 그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도훙중이 병원으로 실려가자 곧장 뒤따라 병원으로 향한 박 감독은, 도훙중이 수술을 마친 다음날 그의 병실을 직접 찾아가 그를 위로했다. 또 베트남어로 직접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라. 우리가 항상 옆에 있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손편지도 건넸다.
![]() |
박항서 감독이 큰 부상을 당한 도훙중에게 직접 베트남어로 써서 건넨 손편지. /사진=VOV 캡쳐 |
한편, 부상을 당한 도훙중은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 현지에서는 적어도 9개월 이상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도훙중은 수술을 마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곧 돌아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