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언 거역(?)했는데 홈런! "어차피 못 칠 줄 알고... 허허"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8.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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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장성우. /사진=kt wiz
"감독님이 커브 하나 노리라고 하셨거든요. 사실 저는 직구 노렸어요." - 장성우(31·주관이 뚜렷한 남자).

"아니 기록을 보니까 8타수 무안타더라고요..." - 이강철 감독(55·별로 기대 안했던 감독).


커브를 노리라는 조언을 단지 참고만 했을 뿐 직구를 노렸는데 결국 커브를 때려 홈런이 됐다. 13일 수원 삼성vsKT전, 장성우가 때린 역전 결승 3점 홈런의 기막힌 비하인드 스토리다.

KT는 이날 답답한 공격을 거듭하며 6회까지 2-6으로 끌려갔다. 그러던 7회말 모처럼 기회가 왔다. 1사 2루에서 배정대가 중전 적시타를 쳤다. 배정대는 폭투로 2루까지 갔다. 박경수가 3루 땅볼로 물러났다.

2사 2루 삼성 셋업맨 우규민이 구원 등판했다. 조용호가 2루 땅볼을 쳤으나 실책 덕분에 살았다. 2사 1, 3루서 오윤석이 좌전안타를 쳐 4-6으로 따라갔다.


2사 1, 2루 기회가 장성우 앞에 왔다. 장성우는 팀 내 타점 3위의 클러치히터였지만 이강철 감독은 걱정이 됐다.

이 감독은 "장성우가 우규민 상대로 8타수 무안타더라. 그런데 (오)윤석이가 초구에 적시타를 쳐가지고 연결이 된 것이다"라 돌아봤다. 그는 장성우에게 "8타수 무안타네. 변화구 던지지 않겠냐. 어차피 못 치는 거 커브 하나 노려 봐"라 말했다고 밝혔다.

장성우는 실제로 2볼 1스트라이크서 커브를 때려 홈런을 폭발시켰다. KT는 7-6으로 뒤집어 그대로 승리했다.

하지만 장성우는 직구를 노렸다고 털어놨다. 장성우는 "나는 사실 반대로 직구를 노렸다. 변화구는 놓쳐도 놓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직구는 실투를 놓치면 더 아쉬울 것 같았다. 변화구를 또 노린다고 다 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변화구 3개를 앞에서 보다 보니까 직구 타이밍에 변화구도 맞아서 홈런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장성우의 인터뷰를 기사를 통해 접했다며 껄껄 웃었다. 이 감독은 "다 각자 자기 느낌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장성우의 감을 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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