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플래닛999' PD "99명 모두 애착간다..케플러 잘됐으면"[★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10.31 07:00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제공=엠넷
오디션 홍수 속에서 '걸스플래닛999'가 막을 내렸다. 참가자였던 K그룹 김채현, 휴닝바히에, 최유진, 김다연, 서영은, 강예서, J그룹 에자키 히카루, 사카모토 마시로, C그룹 션샤오팅이 그룹 케플러(Kep1er)로 데뷔한다. 그들의 행보를 가장 먼저 지켜본 '걸스플래닛999' 제작진들은 앞으로의 미래도 응원하고 있다.

최근 김신영 PD와 정우영 PD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엠넷 음악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이하 '걸스플래닛') 종영을 기념해 스타뉴스와 만났다. '걸스플래닛'은 케이팝 아이돌이라는 같은 꿈을 가진 한중일 99명의 소녀들이 모여 데뷔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다.


김신영 PD는 "어쨌든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한·중·일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다. 초반부터 글로벌 케이팝 팬덤을 타겟으로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모르는 부분도 많았고 새로 시도하는 것도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마무리 된 거 같다. 배운 점들도 많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전 프로그램에서도 느꼈지만 글로벌 팬덤들은 방송 내용에 되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국내 시청층은 방송 외적인 부분들도 확인할 수 있으나 사실 해외 시청자들은 방송 너머 관계성을 프로그램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그만큼 정보를 받을 수도 없다.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게 됐고 방송 내내 조심스러웠다"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앞서 엠넷 음악프로그램 'I-LAND(아이랜드)'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당시 정신이 없었다. 그때 이후 정신차리고 처음 만드는 프로젝트라 부담이 컸다. 실수하지 말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으며 형평성, 공정성, 투명성, 플랫폼의 안정성을 중요시 했다"라고 말했다.

image
김신영 PD, 정우영 PD /사진제공=엠넷
현재 엠넷에서 진행되는 투표 프로그램들에는 참관인 제도가 있다고. 정우영 PD는 "내부 심의팀, (투표 플랫폼을 제공하는) NC소프트 개발팀, 외부 인력인 참관인이 참석해 투표를 확인한다. 등탈락에 영향이 가는 투표뿐만 아니라 팀 조합 투표도 앞선 방식으로 발표했다. 플랫폼 자체도 국내 글로벌 팬덤이 동시 다발적으로 투표할 곳이 많지 않다. 국내에 그런 플랫폼이 있었기에 다행히 문제 없이 잘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김신영 PD와 정우영 PD는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강조하고자 부분도 밝혔다. 김신영 PD는 "케이팝 아이돌을 꿈꾸는 친구들 조차도 (지금은) 힘든 시기다. 무대 기회도 없고 앨범도 무산되고 연습생도 돌려보낸다. 이 프로그램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정성적으로, 위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새롭게 도전하고 중화권 친구들은 꿈을 위해서 한다는 게 위대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실제로도 참가자들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꿈 하나만 가지고 여기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인생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도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정우영 PD는 "일단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와 비교해봤을 때,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전체 기간 합숙을 하고 있지 않다. 미션이 주워지면 출퇴근하면서 연습한다. 그런데 이번엔 온 순간부터 나가기 전까지 합숙이었다. 외국에서 온 친구들은 부모님도 만날 수가 없고 그런 상황 속에서 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특히 C그룹 윈저는 전화할 시간을 줘도 '성공하고 나서 연락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버텼다. 대단하다"라고 감탄했다.

image
정우영 PD /사진제공=엠넷
항상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화두로 대두되는 게 다름 아닌 참가자 검증 시스템이다. 앞서 여럿 프로그램들이 방송 도중, 참가자의 개인적인 문제로 그들이 하차하고 제작진들은 문제적 인물들을 모자이크 혹은 CG로 가려야만 했다. 정우영 PD는 "가장 우선적인 건 케이팝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일본, 중국 친구들은 '인기 얻어서 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케이팝을 들어봤고 누구때문에 부르고 싶고 무대하고 싶은 마음이 갖춰져 있는 걸 원했다"라며 "사전 인터뷰를 길게 했다. 한 3번 정도 한 거 같다. 실질적으로 만날 수가 없으니 화상 인터뷰를 했다. 이 부분이 너무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그렇게 모아놓은 '걸스플래닛999'는 꿈을 향한 열정이 가득했다. 김신영 PD는 K그룹 참가자였던 김보라를 언급하며 "외국 친구들과 말이 안 통하니 중국어, 일본어를 배워서 춤을 알려주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들의 열정이 시청자들에게도 닿았는지, 투표율은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특히 정우영 PD는 "지역감정 대립처럼 국가마다 정해질까봐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만 투표를 하더라. 내가 일본인이어도 J그룹이 아닌 K그룹으로 투표하고, 한국인이어도 C그룹에 투표했다. 이런 부분들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image
김신영 PD /사진제공=엠넷
꿈을 담았던 여정은 이제 막을 내렸다. 두 사람은 오랜 기간동안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연출해왔다. 특히 김신영 PD는 엠넷 '댄싱9' 시리즈를 연출하는 등 음악과 가까이했다. 사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타 예능프로그램에 비해 다소 번거럽고 복잡한 부분이 있다. 투표는 물론 지원자들을 심사하고 그들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것까지 도맡아하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방불케 한다. 그럼에도 꾸준히 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정우영 PD는 "사실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면 모든 체력과 마음을 쏟아서 두 번 다시 하기 싫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면 미화되고 '해볼까' 싶기도 하다. 프로그램 PD들은 방송할 때 힘들수록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많이 남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들어가게 된다"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김신영 PD는 "다시 하게 되는 큰 계기는 데뷔한 친구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엠넷 '슈퍼스타 K'도 그렇고 '댄싱9', '스트릿 우먼 파이터'도 마찬가지다. 특히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백업 댄서로 저변에 있던 분들은 대중의 관심으로 끌어냈다"라며 "(오디션 프로그램은) 데뷔의 기회가 거의 없었고 데뷔조를 만들어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아쉽게 탈락한 친구들도 나름의 활동을 이어가는 마음을 보면 또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랜드'로 데뷔한) 엔하이픈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잘되는 모습들도 좋다. '댄싱9' 했을 때도 댄서분들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였다. 우리도 하면서 많이 느꼈고 이런 분들이 이런 열정으로 임하는지 많이 느꼈고 (당시 같이 연출을 맡았던) 최정남 PD도 끝까지 춤 프로그램을 계속 해서 너무 잘됐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image
/사진제공=웨이크원, 스윙엔터테인먼트
image
'걸스플래닛999'를 통해 그룹 케플러가 탄생했다./사진=엠넷
끝으로 정우영 PD는 앞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칠 케플러를 향해 "잘됐으면 좋겠다. 직접적으로 일을 같이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거의 처음부터 얼굴을 보면서 뽑은 친구기도 하고 99명 다 애착이 가는 친구들"이라며 "이걸 통해 데뷔했으니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란 바램을 드러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기자 프로필
안윤지 | zizirong@mtstarnews.com

스타뉴스 연예 1팀 안윤지 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