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된 MVP도 사이영상 투수도 '그림의 떡'인 팀 있다... 대체 왜?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1.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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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프리먼./AFPBBNews=뉴스1
프레디 프리먼./AFPBBNews=뉴스1
올해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를 받은 명단이 꽤 화려하다. 그런데 이 선수들을 외면해야 하는 팀이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조건을 갖춘 선수들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프레디 프리먼(32), 사이영상 2회 수상의 저스틴 벌랜더(38)부터 올해 토론토의 투타 핵심이었던 2루수 마커스 시미언(31)과 투수 로비 레이(30) 등 총 14명의 선수가 받았다.


퀄리파잉 오퍼는 구단이 FA 직전 해의 선수에게 1년 계약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다. 그 해 한 팀에서 뛴 경우에만 적용된다. 선수는 커리어 동안 단 한 번 받을 수 있다. 매년 상위 125명의 연봉 평균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게 되며, 올해는 1840만 달러(약 218억원)로 결정됐다.

아무 선수나 받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르면 원소속팀 외의 타 팀이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FA로 나온 선수를 영입할 경우 몇 가지를 잃게 된다. 잃게 되는 것 중 가장 핵심은 다음 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에서 두 번째 높은 픽(단, 소득 공유 분배금을 내는 팀일 경우 세 번째로 높은 픽)이다. 자연스레 그 픽에 배당된 계약금 한도까지 날아가 다음 해 신인 계약금 총액 규모까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퀄리파잉 오퍼는 팀과 선수 모두 깊게 생각한 뒤 결정하며, 타 팀은 퀄리파잉 오퍼 조건을 달고 있는 FA 선수 영입을 망설인다. 물론 특급 선수들은 경우가 다르다. 프리먼, 벌랜더, 시미언, 레이 등은 내년 드래프트 지명권을 포기해서라도 영입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FA 선수들은 뉴욕 메츠에 '그림의 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복잡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메츠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번으로 지명한 쿠마 로커(22)와 지난 8월 계약이 틀어진 탓이다.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규약에 따르면 구단이 그해 1라운드 지명 선수에게 기준 금액 이상의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계약에 실패한 경우 구단은 다음 해 드래프트에서 픽 순위가 하나 밀린 1라운드 지명권을 보상받는다. 그 때문에 메츠는 올해 성적과 상관없이 내년 드래프트 1라운드 11번 픽을 가지고 있었다.

저스틴 벌랜더./AFPBBNews=뉴스1
저스틴 벌랜더./AFPBBNews=뉴스1
문제는 메츠의 '올해 성적에 따른' 내년 드래프트 픽이었다. 메츠에는 좋은 성적을 거둬 픽 순위가 뒤로 밀리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 앞서 말했듯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FA 선수를 영입할 때 두 번째로 높은 픽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츠는 올해 77승 85패의 저조한 성적을 마크하면서 다소 높은 14번 픽을 받았다. 따라서 메츠는 내년 1라운드에서 11번째 픽(로커 계약 실패에 따른 보상픽)과 14번째 픽(2021년 성적에 따른 픽)을 행사할 수 있게 됐고,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FA 선수를 영입한다면 1라운드 14번 픽을 잃는다.

타 팀에 비해 손실이 클 뿐 영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닌 만큼 여전히 메츠가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를 노릴 수는 있다. 외야수 닉 카스테야노스(29), 선발 벌랜더, 레이 등은 메츠의 전력을 업그레이드해줄 좋은 선수다.

메츠에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투수 노아 신더가드(29),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28)를 다시 잡는 경우의 수도 있다. 신더가드와 콘포토와 계약을 한다면 원소속팀과 영입하는 팀이 일치해 잃을 것도 보상할 것도 없다. 하지만 신더가드, 콘포토를 포함해 해당 FA 선수들을 메츠가 노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신더가드와 콘포토만 해도 그들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는 것은 구단과 선수 사이에 이견이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12명의 선수 역시 몸집이 비대한 메츠에는 부담이 크다. 아직 FA 시장이 열리지 않았음에도 메츠의 내년 팀 연봉 총액은 1억 5600만 달러(약 1850억원)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5위에 해당한다. 이미 많은 돈을 쓰고 있음에도 팬그래프 기준 야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전체 17위, 투수 WAR 전체 10위에 불과하다. 즉 한두 명을 장기계약해서 달라질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렴하고 전도유망한 유망주(1라운드 14번 픽에 지명될 선수)를 놓치면서까지 무리한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2021~2022시즌 퀄리파잉 오퍼 제의를 받은 메이저리그 선수 명단

야수 - 프레디 프리먼(32·애틀랜타), 닉 카스테야노스(29·신시내티), 트레버 스토리(29·콜로라도), 카를로스 코레아(27·휴스턴), 코리 시거(27), 크리스 테일러(31·이상 LA 다저스), 마이클 콘포토(28·뉴욕 메츠), 브랜든 벨트(33·샌프란시스코), 마커스 시미언(31·토론토)

투수 - 저스틴 벌랜더(38·휴스턴),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즈(28·보스턴), 노아 신더가드(29·뉴욕 메츠), 로비 레이(30·토론토), 라이셀 이글레시아스(31·LA 에인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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