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잘 만난 '1차 지명' 예비역 "낭만 직구를 시그니처로"

함평=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2.15 08:43
  • 글자크기조절
image
KIA 유승철이 13일 전남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 라이브피칭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
"(유)승철이가 인터뷰가 많이 늘어서 왔네요."

한 KIA 관계자가 지난 13일 유승철(24)의 전역 후 첫 대면 인터뷰를 본 소감이다. 보통 신인 혹은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은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유승철은 그 나이대 대학생처럼 자기 생각을 잘 나타냈다. 인터뷰 후에는 "오랜만이라 잘했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 유승철이 그 나이대 선수답지 않은, 일반인에 가까운 말주변을 갖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효천고를 졸업한 유승철은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1차 지명된 우완 투수다. 포수 출신답게 고등학교 3학년부터 투수를 시작했음에도 강한 어깨로 시속 140km 후반의 빠른 공을 뿌려 주목받았다.

하지만 통산 42경기 평균자책점 4.91로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고, 2019년 현역으로 입대해 약 2년간 28사단 통신병으로 복무했다. 복무 시작 후에는 한동안 야구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졌다. 유승철은 "상병 때까지 야구를 하지 않았다. 그때까지 야구만 했는데 (야구가 아닌) 주위도 둘러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효과는 좋았다. 야구 선수가 아닌 그 나이대 평범한 또래들과 교류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늘어난 인터뷰 스킬도 그 때문이다. 유승철은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합숙 생활을 했기 때문에 주위에 야구하는 사람들만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일반인 기준에서도 정상인 사람인 줄 알았다"고 웃어 보이면서 "군대가 어찌 보면 일반인과 합숙 생활을 하는 것인데 보고 배워야 할 점이 많았다. 그래서 좀 더 사회성도 좋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역이 가까워지자 잊고 있던 야구 생각이 다시 간절해졌다. 그래서 글러브를 다시 잡았고 때마침 후임병으로 야구를 하던 친구가 들어왔다. 야구를 그만두고 트레이너를 준비하는 후임 덕분에 유승철은 캐치볼도 할 수 있었고, 군대라는 제한적인 곳에서도 나름의 재활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유승철은 "운이 좋았다. 내가 야구를 다시 시작할 때쯤 후임병으로 그 친구가 들어왔다. 지금은 더 좋은 트레이너님들이 계시니 현재는 도움을 받고 있지 않지만, 아직도 연락한다. 그 친구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워했다.

image
KIA 유승철이 13일 전남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


지난 13일 있었던 첫 라이브 피칭에서 유승철은 최고 시속 144km의 직구를 뿌렸다. 벌써 이만한 구속이 나온다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인 상황. 1이닝을 던지고 나면 구속이 급격히 저하됐던 입대 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유승철은 "라이브 피칭 전에 공을 많이 던지고 들어갔고, 라이브 피칭에서도 30개 정도 던졌는데도 구속이 그 정도 나온 것에 만족한다"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이유로 꼽았다.

투수로서 그의 매력은 수직 무브먼트가 뛰어난 직구다. 입대 전 직구 구사 비율이 70%가 넘을 정도로 자신감이 있었다. 유승철은 "제일 좋아하는 구종이 직구다. 유튜브를 보면 투수들이 삼진 잡을 때 2스트라이크 이후 변화구로 타자를 잡아내는데 난 마지막에 직구로 잡는 것을 선호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직구는 낭만이다. 낭만 직구를 내 시그니처로 하려고 한다"고 발언해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거칠 것이 없는 예비역은 올 시즌 선발 등판을 목표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 좋아하는 직구 외에도 다른 구종을 열심히 연마 중이다. 유승철은 "솔직히 말하면 제2구종을 무엇으로 할지가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부분이었다. 커브랑 슬라이더를 두고 고민했는데 슬라이더의 완성도가 높아 슬라이더를 가져갈 것 같다. 커브도 많이 좋아졌고 포크도 결정구로 쓸 생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소소한 목표는 선발 투수로 한 경기라도 마운드를 밟는 것이다. 좀 더 높게 잡는다면 다치지 않고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뛰어보고 싶다.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서도 던져보고 싶다. 중요한 경기에서 던지면 실력이 늘어난다는 말이 있어서 포스트시즌에서 잘 던지면 내 실력도 늘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