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제가 어렵나봐요" KIA의 솔선수범 아이콘, '적극' 후배 기다린다

함평=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2.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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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이 13일 전남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KIA타이거즈의 새로운 '솔선수범의 아이콘' 나성범(33)이 선수들과 좀 더 얘기를 나눌 시간을 필요로 했다. 선후배 관계에 상관없이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강팀 KIA로 향하는 속도도 빨라진다는 것이 나성범의 생각이다.

나성범은 13일 전라남도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에서 "첫날부터 솔직히 힘들게 운동했다. 나름 준비를 잘했는데도 어린 선수들과 같이 하다 보니 만만치 않다. 힘들지만, 잘 해내고 있다"라고 캠프 초반을 돌아봤다.


이날 KIA는 첫 라이브 피칭을 시작했다. 나성범은 이준형(29·육성), 김찬민(19·22년 2차 4R), 강병우(19·22년 2차 3R) 조와 한 팀을 이뤄 실전 배팅에 나섰고, 주로 공을 지켜보며 경기 감각을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겨울 6년 총액 150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KIA에 합류한 나성범은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며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장정석(49) 단장도 김종국(49) 감독도 영입 당시 그에게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주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나성범의 성실함을 알기 때문이다.

NC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썼던 모습도 그대로였다. 워낙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한다는 소문이 자자한 덕에 "헬스 3대 운동(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스쾃)시 무게도 측정하냐"는 농담 섞인 질문도 나왔으나, 나성범은 "내 몸만 유지하는 정도"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나성범의 말은 어디까지나 본인 기준일뿐 노력의 정도는 소문이 날 만했다.


나성범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한다기보다는 스트렝스 코치님께서 내준 스케줄에 맞게 한다"면서 "하루에 정해진 훈련을 하고 그럼에도 약간 부족하다 싶으면 야간 훈련 때 시간을 좀 더 투자해서 채운다. 예를 들어 저번 턴에는 러닝 시간만 있어서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을 못 했다. 그렇게 안 한 날에는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KIA는 이미 나성범 효과를 실감 중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각자 스프링캠프 초반 의욕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어 정작 선수들 간에 교류할 시간이 나지 않는 것. 나성범은 선수들과 많이 친해졌는지 묻는 말에 "아직도 말을 많이 못 나눈 선수들이 많다. 그래도 최대한 많이 얘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투수들은 훈련을 같이 못해 대화를 많이 못 한 상황이다. 야수들은 웜업(Warm-up)이라든지 최대한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 농담도 하고 얘기하고 가까워지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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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오른쪽)과 김호령이 지난 10일 전남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함께 캐치볼을 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해결될 일이지만, 나성범은 후배들이 좀 더 다가와 줬으면 한다. 그는 평소 상대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느낀다면 상대 선수의 연차에 상관없이 조언을 구한다. 현재는 김호령(30)이 그 대상이다.

KIA 입단 전부터 김호령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한 나성범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찰싹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나성범은 "난 배울 점이 있다면 베테랑이든 후배든 항상 직접 가서 물어보는 편이다.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이 있고,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묻는다"면서 "(김)호령이는 수비를 워낙 잘하는 선수고, 또 잘했으면 하는 선수다. 그래서 내가 많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반대로 나는 (김)호령이의 수비와 관련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어서 같이 훈련하면서 캐치볼도 하고 수비할 때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KIA 선수들도 솔선수범하는 나성범에 많은 자극을 받고 노력 중이다. 이날 첫 라이브배팅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인 김민식은 "나성범은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타자니까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후배 입장에서 당연히 어렵겠지만, 김민식처럼 적극적인 소통을 한다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나성범은 "(본인들이 보기에) 내 루틴이나 습관이 좋아 보이면 따라 하는 후배들이 있다"고 미소를 지으면서 "그러다 보면 어린 선수들도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좋은 문화가 정착되고 팀에 도움이 된다. (이렇듯 대화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NC에서 했던 대로 하는 중"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는 내게 물어보는 후배가 많이 없는 것을 보면 아직은 내가 어려운 것 같다. (지금은) 날 어려워하는 후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 가까워지고 좀 더 다가오면 나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얘기해줄 예정이다. 앞으로 그런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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