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우승 멤버가 마지막... '개막전→1군 풀타임' 야수 1년 차, 만만치 않다

함평=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2.1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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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례로 데뷔 시즌 나지완, 김선빈, 안치홍./사진=KIA타이거즈
김종국(49) KIA 타이거즈 감독이 신인은 1군 백업으로는 기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신인 선수는 될 수 있으면 퓨처스에서 주전으로 내세워 많은 경기 경험을 쌓게 하려고 한다. 1군에서 주전을 하는 것이 아니면 (1군 백업보다) 퓨처스에서 여러 경기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신인 기용 방침을 밝혔다.


투수보다 야수에게 좀 더 기준이 빡빡했다. 김종국 감독은 신인 투수에 대해서도 "퓨처스에서 확실히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투수는 확고하게 구위가 좋다면 모를까"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김종국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연차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를 동일 선상에서 놓고 비교하겠다"며 내야진의 무한 경쟁을 예고했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얼굴이 개막전부터 나서는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의 말은 달라지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신인을 애매하게 1군에 남겨 성장할 시간을 빼앗는 우를 범하지 않을 뿐이다. 여전히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1군 주전으로 곧바로 세울 기본 방침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신인 기용에 있어 야수와 투수에 차이가 있는 것도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데뷔 첫 해부터 등판할 만한 신인 투수들은 대부분 좋은 직구 구위를 지니고 있다. 또한, 생소한 투수의 낯선 공은 타자들에게는 꽤 까다로운 것이어서 신인 투수에게 한 타자, 한 이닝의 요행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좋은 기억이 반복되면 데뷔 첫 해부터 좋은 기록을 남기는 신인 투수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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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신인 윤도현이 14일 전남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라이브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


그러나 야수는 다르다. 아마 야구 레벨에서는 좋은 변화구를 지닌 투수도,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도 많이 없어 신인들이 고전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KIA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 중인 2022 신인 윤도현(19)은 첫 라이브 배팅을 경험한 뒤 "첫날(13일)에는 고등학교 때도 상대해봤던 (김)찬민이라 딱히 다른 것은 못 느꼈는데 오늘(14일) 장재혁 선배를 상대했을 때는 구속은 똑같더라도 볼 끝이 달라서 좀 더 준비 타이밍을 빨리 잡아야겠다고 느꼈다"면서 차이를 설명했다.

신인 야수가 첫 해부터 1군에 오래 머물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수비다. 잔디와 구장 경험을 떠나 프로와 아마 선수가 만들어내는 타구의 속도와 질은 차이가 크다. 수비력 향상에는 좀 더 돌아가더라도 많은 경기 출전을 통한 경험만이 방법이며, 지도자들이 1군 백업으로 신인을 중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술한 이유만 놓고 본다면 신인 야수는 프로 첫 해 쓰면 안 된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 첫 해 1군 풀타임을 치른 선수도 분명 있었다. 특히 스프링캠프 경쟁을 이겨내고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돼 꾸준히 1군에 남은 유망주들은 구단을 대표할 만한 선수로 성장했다.

KIA에서는 2008년 2차 1R 나지완(37), 2008년 2차 6R 김선빈(33), 2009년 2차 1R 안치홍(32·롯데)이 대표적이다. 프로 첫 해 개막전 엔트리에 든 세 사람은 1군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와 부상도 이유였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다.

나지완은 다소 부침이 있었으나, 첫 해 73경기 타율 0.295, 6홈런 30타점, OPS 0.846으로 준수한 타격 성적을 남겼다. 김선빈과 안치홍은 백업으로 시작했으나, 끝내 주전 유격수(김선빈 112경기)와 2루수(안치홍 123경기)로 각각 자리 잡았다. 그리고 세 사람은 KIA의 한국시리즈 2회 우승(2009년, 2017년) 주역이 됐다.

이들을 포함해 그동안 KIA에는 첫 해부터 1군 풀타임을 치른 야수가 손에 꼽았다. 야수들의 성장이 아쉬웠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신인 야수가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는 만만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종국 감독이 모든 선수를 동일 선상에 놓고 평가할 것을 약속하면서 판은 이미 깔렸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아직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한 저연차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022시즌 KIA에는 어떤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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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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