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던 훈련도 자청한 '대투수', 이 남자 KIA에 진심이다 [★함평]

함평=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2.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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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사진=KIA타이거즈
자신을 보고 따라오는 어린 투수들에게 자극을 받은 탓일까. '대투수' 양현종(34·KIA)이 평소 하지 않던 훈련도 자청했다.

양현종은 15일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1군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치고 "생각대로 잘 되고 있다. 지금쯤이 딱 몸이 힘든 시기인데 몸 상태나 컨디션 모두 좋다. 후배들한테 뒤처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불펜 피칭을 한 양현종은 2월 말 첫 라이브 피칭을 가진다. 다른 선수는 13일부터 라이브 피칭을 한 만큼 다소 늦어 보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본래 양현종은 스프링캠프 기간 라이브 피칭을 하지 않는 루틴을 지녔다. KIA 관계자도 "최소 5년은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양현종은 예년과 다른 루틴에 대해 "국내에 있을 때는 (라이브 피칭 없이) 시범 경기와 연습 경기에서 바로 던졌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좀 늦는데 내 루틴대로 하면 (2월 말도) 빠른 감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아 한국에서처럼 똑같이 준비한다면 많이 뒤처질 것 같았다. 코치진에게 빠르게 시작하겠다고 했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줬다"고 설명했다.

2014년 이후 170이닝 이상은 꾸준히 던지던 양현종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통틀어 80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한국행이 결정된 9월부터는 실전 경험이 전무하다. 그래서 예년과 달리 개인 훈련도 일찍 시작했고 스프링캠프에서도 자기를 몰아붙였다.


양현종은 "스스로 운동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른 선수보다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트레이닝 파트와 맨투맨으로 훈련했다. 힘들지만, 잘하고 있고 덕분에 공도 무리 없이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브 피칭을 통해 타자를 상대하면서 내 공이나 구위 등이 어떻냐고 많이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나도 내 공이 어떤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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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파란색 동그라미)이 15일 오전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팀플레이 훈련에서 신인 김찬민(왼쪽)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이날 함평에는 오전부터 기온이 많이 낮아져 강도 높은 야외 훈련은 어려웠다. 눈이 오다가도 햇빛이 쨍쨍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래서 라이브 피칭 대신 불펜 피칭만 진행했다. 김현준, 장현식, 정해영은 가볍게 몸을 풀었고 서재응 투수코치는 선수별로 각자에게 맞는 조언을 건넸다. 이후 야수조, 투수조가 모여 도루 견제 등 팀플레이를 훈련했다.

대투수의 시선은 자신에게만 머물지 않았다. 중견 선수부터 신인까지 고루 살폈다. 전날(14일) 내복사근 부상으로 3주 이탈이 결정된 임기영에게는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준비해서 오라"며 격려했고, 훈련 중에는 신인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귀국 후 인터뷰에서 말한 "내가 겪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약속도 지키고 있었다. 후배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미국에서 보고 배운 것을 담아두려 노력했다"는 말에서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양현종은 "투수뿐 아니라 야수한테도 많이 해준 것 같다. 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시합에 임하는 자세, 준비하는 과정이나 태도와 관련된 얘기였다. 투수 같은 경우 마운드 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나도 많이 배우고 느끼고 미국에 있으면서도 후배들에게 많이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머리 속에 많이 기억하려고 했었다. (잊고 있던 것도) 선수들이 물어보니까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선수들도 많이 느끼고 들으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잘 작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KIA도 양현종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메이저리그 진출 외에는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만큼 양현종을 잘 아는 구단은 없다. 양현종이 신인 시절부터 선수로, 코치로 함께한 서재응 투수 코치 등은 최고의 조력자다. 전날(14일) 불펜 피칭에서는 서재응 코치가 양현종의 투구 수를 제한하는 모습이 있었다.

이 상황에 대해 양현종은 "20구 이후부터 세게 던지려고 했는데 코치님은 내가 무리할까 봐 부상 차원에서 말씀하신 것이다. 당연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서재응 코치님은 그 어느 선수보다 내 몸 컨디션이나 감각을 많이 컨트롤해주시고 있기 때문에 재밌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올 시즌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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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 투수코치(오른쪽)이 지난 14일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 3루 불펜에서 더 던지려는 양현종(가운데)을 다독여 내려 보내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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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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