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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배급사 스마일이엔티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월드 히어로즈 미션'이 3월 개봉한다고 알렸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월드 히어로즈 미션'은 전 세계 인구의 80%가 개성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세계에서 전 세계 개성 보유자를 섬멸하려는 역대급 빌런 조직 '휴머라이즈'에 맞선 최강 히어로들의 활약을 그린다. 누적 발행부수 6500만부를 넘어선 일본 만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를 원작으로 한 세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8월 일본에서 개봉해 당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가 개봉 4주차에 역주행해 1위에 올랐다. 지난 시리즈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흥행 수입인 33억엔을 기록해 시리즈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카우보이 비밥' '강철의 연금술사'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작사 본즈가 제작을 맡았고, 원작 작가 호리코시 코헤이가 총 감수와 캐릭터 원안을 맡은 게 주요했다는 후문.
이어 3월16일에는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가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는 애써 묻어두었던, 그러나 잊을 수 없었던 첫사랑의 과거와 현재를 기적처럼 마주한 이들의 애틋하고도 신비로운 두 번째 사랑 이야기. 제43회 일본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 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는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등 섬세한 감수성과 고퀄리티 작화로 한국에도 팬층이 두터운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의 신작이다. 여기에 '너의 이름은.''날씨의 아이'의 캐릭터 디자인과 총작화 감독을 겸한 타나카 마사요시가 합세했다. 일본에서 떠오르고 있는 배우 요시자와 료부터 요시오카 리호, 와카야마 시온, 마츠다이라 켄 등 초호화 성우 라인업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주제곡은 아티스트 아이묭이 합세, 독보적인 감성과 유니크한 음색으로 스크린을 물들일 예정이다.
이처럼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잇따라 한국 극장가를 두드리는 건, 역설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 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북미 개봉에 맞춰 한국에서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달리, 한국 상업영화 대부분은 팬데믹 상황에서 좀처럼 극장 개봉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에 개봉한 '해적: 도깨비깃발' '킹메이커' 등이 오미크론 확산과 맞물려 아쉬운 성적을 내면서 더욱 한국영화 기대작 개봉 시기를 점칠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애니메이션은 지난해 1월 개봉한 215만명을 동원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으로 틈새시장을 확인한 터라, 개봉이 잇따르는 것. 일본 애니메이션 '덕후'(오타쿠에서 파생한 조어로 한 분야에 관심이 큰 마니아층을 일컫는 말)들의 N차 관람, 굿즈 이벤트 등으로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주술회전0'가 개봉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언차티드'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일본 애니메이션 개봉붐에 일조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 성향이 꼭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가 있는 작품에만 쏠리는 것으로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기대작이 개봉하면 다른 상영작들도 덩달아 수혜를 입는 낙수효과가 사라진 반면 오롯이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명확한 작품들은 더 선호도가 높아진 것. 그런 점에서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덕후들에게 꼭 봐야할 작품이라는 이유가 명확하기에 수입사들이 극장 개봉을 연이어 하고 있는 것이다. '명탐정 코난' '도라에몽' 등 어린이 관객들이 방학 때 보던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아니라 청소년 이상 관람 가능한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주로 개봉하고 있는 것도 타켓층이 분명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과연 일본 애니메이션 틈새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유효한 시장으로 계속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틈새시장으로 남을 수 있을지, 이래저래 극장 산업 개편 시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