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후 16년..김범, 더 만화 같았던 '고스트 닥터' [★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2.02.25 09:52'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를 그린다. 김범은 극중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차 고승탁 역을 맡았다. 고승탁은 병원 설립자인 할아버지를 둔 유복한 집안의 아들이다. 어쩔 때는 철 없고 미운 짓을 할 때도 있지만, 고승탁 만의 매력으로 모든 걸 승화시킨다.
최근 JTBC '로스쿨', tvN '구미호뎐' 등 장르물에서 주로 활약한 김범은 '고스트 닥터'에선 180도 바뀐 연기를 선보였다. 코미디 보다 더 코미디 같고, 만화 보다 더 만화같은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차영민(정지훈 분)에게 빙의돼 날선 눈빛을 드러내며 반전 매력을 안기기도 했다.
의학 드라마였던 만큼,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힌 김범은 지난 24일 스타뉴스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고스트 닥터'를 촬영하며 느꼈던 모든 걸 털어놓았다.
▶ 드라마에 판타지 요소가 가미됐는데 승탁이는 만화같은 캐릭터였다. 그런 뭔가 가볍고 밝고 반짝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다. 저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고스트 닥터'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5%를 넘은 뒤 지속적으로 4~6%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그럴 수 있었던 '고스트 닥터'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 시청률도 눈에 보이는 지표지만, 나는 일희일비 하는 시기가 지났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 안정적인 게) 너무 좋은 사실이지만, 촬영지에 지나가는 시민 분들이 "와 '고스트 닥터'다. 앞으로 어떻게 돼요?"라고 묻는 게 와닿았다. 이걸 오랜만에 느꼈다. 어린 친구들도 편안하게 다가와서 말 거는 게 기분 좋았다. '고스트 닥터'는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가벼운 매력이 있어서 (인기가 있지 않나) 싶다.
- 극 초반의 고승탁은 의사로서의 사명감도 없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나 예의도 다소 부족해보이는 등 쉽게 사랑받기 어려운 캐릭터처럼 보였다. 이런 고승탁을 어떻게 표현해내고 싶으셨는지, 또 어떤 점에 중점을 두며 연기하셨는지 궁금하다.
▶ 초반 승탁이 모습은 철이 없고 의사로서 사명감이 없을 수 있지만 캐릭터를 이해하던 모습 중 하나는 철이 빨리 들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의사의 사명감도 많이 갖고 있는 친구다 본인이 갖고 있는 아픔들, 자신만의 가면을 만들어내서 가면을 만들어서 살아왔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배려가 없을 수도 있고 눈치가 없을 수 있지만 극이 진행하면서 변화한다.
- 전작에서 사시 2차 합격생인 로스쿨 1학년생 한준휘 역을 맡은 데 이어 이번엔 '황금수저' 레지던트까지. 연달아 전문가 역할을 맡게 됐다. 법과 의학 모두 어려운 용어가 많았을텐데 어렵지는 않았나.
▶ '로스쿨'은 지금 생각해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머리가 아플 지경으로 어려운 게 많았다. 법률 용어는 한자나 한문 위주 용어들이었다. 고스트닥터는 의학 용어는 영어가 많았다.
▶ 원래 대역 쓰기 싫어서 내가 하는 편이다. 그런데 '흉내 조차 못 내겠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대학 병원을 방문해서 인터뷰도 하고 실제로 실습도 했었다. 두 달 만에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어서 실제 의료진 분들의 힘을 빌렸다. 요새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까 내가 자유롭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그게 아쉬웠다.
- 캐릭터를 보면서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 배우 본인과 캐릭터 성격을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이 인가.
▶ MBTI로 생각하면 승탁이는 'E'(외향형)였고 난 'I'(내향형)다. 개인적으로 말을 아꼈던 나라면, 승탁이는 오바해서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 드라마 상에서 CG도 유독 많았지만 '고승탁'과 '차영민'이 빙의를 오가며 한 씬에 두 배우가 연기를 한다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
▶ 재미있었다. 어릴 때 예능에서 '뿅'하면 사라지고 '뿅'하면 나타나 게 있지 않나. 그걸 실제 드라마에서 찍은 거 같다. 처음엔 민망한 것도 많고 스태프 분들이 날 보면서 비웃는 거 같고 내가 진지함을 놓치는 순간 삼류 코미디가 됐다. 뭔가 빙의가 되고 승탁이가 되는 부분들에 있어선 내 스스로 믿음을 가지고 연기했다.
- 정지훈 배우와의 브로맨스가 빛을 발했던 드라마다. 정지훈과 함께 연기하신 소감은 어땠나. 특히 차영민의 영혼이 몸에 들어간 고승탁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서로 많이 소통하고 친해졌어야만 할 것 같은데 특별히 노력하신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 소통이 원활한 선배여서 재미있었다. 물론 겉 모습이 나고 영민이 형이 들어와 만들어진 캐릭터이지만, 나의 1인 2역이 아니라 형과 함께하는 2인 1역 같았다.
▶ 극 초반에 (정)지훈이 형을 촬영에 없을 때도 계속 지켜봤다. 외형적인 특징을 말하자면, 걸음걸이나 평상시 서 있을 때 모습, 얘기할 때 등을 혼자 몰래 메모를 했었다. 예를 들면 의사 가운을 입고 있을때, 승탁이는 손을 마주치는 것도 예민하게 생각하고 웅크려있는다. 근데 영민이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거나 당당한 태도다.
-정지훈 외에도 유이, 손나은, 태인호, 고상호, 안태환, 성동일 등 다양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또 어쩔 땐 서로의 열연을 무시하며 각자의 연기를 펼쳤는데, 배우들과 촬영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 수술하는 장면에서 태인호, 고상호 등 많은 분이 참관실에서 앉아계셨다. 그때 우리를 격려하고 응원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또 성동일 선배님이 늘 예능에 자주 나오면서 '돈 받은 대로만 해'라고 하지 않나.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느꼈다. 너무 많이 노력하고 한참 후배로 큰 자극을 받았다. 성동일 선배가 현장에 나오면 무게감이 있어서 모두 집중됐던 게 있다. 또 세심한 감정선을 가지고 계셨다. 정말 대단한 선배다.
- 손나은과 짧은 러브라인 호흡은 어땠나.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금방 친해졌을 것 같다.
▶ 현장 분위기가 좋지만 같이 식사 자리 한번 편하게 가질 수 없던 시기였다. 나은이를 비롯해서 심지어는 지훈이 형과는 촬영 기간 동안 밥을 먹은 적이 없다. 좀 더 자유로운 식사라도 했으면 하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 아무튼,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너무 재밌었다. 그 친구와 내가 같은 MBTI다. 우린 INTJ인데 굉장히 생각도 많고 생각에 비해 말을 아끼는 부분에서 공감대도 있었다. 둘의 러브라인이 마침표로 끝나지 않아서 아쉬웠다. 서로 낯가리는 편이라 촬영이 끝날 때쯤 얘기를 나눴는데 그게 좀 아쉬웠다.
- 작품은 다양한 경험을 선사했는데 '고스트 닥터'를 촬영하며 연기자로서 가장 성장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 의학 드라마였고 빙의가 되는, 소재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해준 캐릭터였다. 그걸 표현하는데 있어서 빙의 전후 다름이나 그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 '빙의 된다'라고 두 음절로 써 있는데 이걸 그대로 구현한 기술적 스태프 분들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 아픔을 가진 사람도 이야기가 있다는 걸 표현한다. 굉장히 판타지적인 드라마보다는 의사로서 사명감 또는 사람으로서 진실함을 표현한 게 더 많았던 거 같다.
-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범이보다도 더 코믹하게 연기하겠다고 했었다. 오랜만에 시트콤적 연기를 보는 것 같아서 즐거웠다. 약 16년 만에 다시 코믹 연기로 돌아오셨는데. 코믹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셨는지 앞으로도 김범 표 코믹을 더 볼 수 있나.
▶ 정말 16년 만에 코미디보다 만화같은 걸 오랜만에 해서 재미있었다. 자신감까진 아니지만 나의 밝은 부분이나 재미있는 걸 많이 좋아해주는 거 같다. 또 다른 작품이 있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
- 가벼운 질문이지만, 유튜브나 재방송채널에서 꾸준히 '하이킥' 시리즈가 역주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나도 알고 있다. 최근에 '지붕 뚫고 하이킥' 다큐멘터리에 범이 안나온 것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는데 나도 진짜 아쉬웠다. 그때 '고스트 닥터' 촬영 중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거기 정일우 배우랑 계속 연락하고 지냈는데 현장에서도 내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하셨다더라. 나도 ('하이킥'이) 굉장히 반갑고 재미있게 보고 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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