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추리반2' PD가 밝힌 #박지윤→최예나 #NPC100명 #제작비[★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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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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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연PD가 또 하나의 킬링 콘텐츠를 만들고야 말았다. tvN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대탈출'로 국내 유일의 짜임새 있는 두뇌 플레이, 추리물의 계보를 만든 그가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 시즌1도 흥행시킨 후 시즌2(이하 '여고추리반2')를 선보였다. '여고추리반2'는 이전 시즌보다 더 큰 스케일의 이야기, '추리즈' 멤버들의 과몰입으로 시청자를 대리만족케 했다.

'여고추리반2'는 태평여고로 전학 간 다섯 명의 추리반 학생들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가 전교생을 가스라이팅하는 연쇄 살인마 빌런을 찾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지난해 1월 공개된 '여고추리반' 시즌1 새라여고 편이 인기를 얻은 후 시즌제를 선보였다. 이번엔 보육원 화재사건, 농약·독버섯 살인사건, 저수지 살인사건, 일제강점기 인체실험 등 다양한 스토리의 단서로 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스케일을 장착했다.


'여고추리반2'는 마지막 8회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 UV(Unique Visitors, 순시청자)가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시즌1 대비 시즌2의 8주간 시청UV 총합이 120% 넘게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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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추리반2'가 시청자 호응을 얻고 잘 마무리됐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은 무엇이 있었는가.


▶마지막회에 폭죽 터지고 조명이 나오는 장면에서 라이브채팅이 미친 듯이 올라가더라. 그게 화면 안에 터지는 폭죽 같았고 박수 받는 느낌이었다. 그때 채팅에서 '(시즌) 333'으로 도배되는 걸 봤는데 기묘했다. 스트리밍 라이브는 내가 우겨서 해봤다. 우리 프로그램은 같이 즐기면서 보는 게 컸다. 원래 첫 회만 라이브 스트리밍 예정이었는데 여러분들이 많이 호응해주셔서 마지막까지 라이브 스트리밍을 했다. 채팅이 너무 빨라서 비 내리듯이 보였는데 감동 받았다.

-'여고추리반'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어떻게 자평하는가.

▶시즌1과 시즌2는 방향이 달랐다. 스토리가 강화된 부분이 확실히 있었다. 하려고 한 건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시즌2가 더 재미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내가 최근에 한 작품이 조금 더 좋아야한다는 게 일할 때의 목표다. 취향에 따라서 시즌1을 더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롤모델이 될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태여서 내 프로그램의 전 시즌과 '대탈출'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 않을 때도 있었을 거다. 더 좋은 프로로 자리잡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 달라.

-'여고추리반' 시즌1은 16부작이었던 반면, 시즌2는 8화로 회차가 짧아졌다. 그래서인지 NPC가 추리반에게 정보를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비효율적인 부분은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NPC의 자유도가 높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제작비가 들어간다. 적절한 제작비대비 효율을 고민했다. 앞으로도 효율적인 부분을 고려해야겠다. 시청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나도 잘 알고 있다. '여고추리반'과 '대탈출'을 가르는 포지셔닝에 대해 이번에 많이 고민 중이다.

-비닐하우스에 검은사슴뿔버섯이 있었다는 비하인드가 있다. 추리반이 비닐하우스를 찾지 않아 아쉽진 않았나.

▶엄청 아쉬웠다. 우리가 생각한 그림이 효율적으로 다 나가면 좋겠지만 자유도가 있어서 빠지는 경우도 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여고추리반'은 자유도에 따른 딜레마가 있을 수밖에 없는 포맷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출연자에게 지시할 수는 없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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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가 하는 말은 다 이뤄지기도 했다. 비비가 다음 시즌에 대해 '기숙학교 미스터리-사라진 소녀들'이 어떠냐고 말했는데 이뤄질까.

▶비비가 하는 말이 이뤄지는 이유는 비비가 프로덕션 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숙학교 생각을 한 건 아닌데, 이번에도 합숙을 하면서 몰아서 촬영해보려고 했지만 스케줄이 안 됐다. 시즌3에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여고추리반2'가 공개될 당시 최예나의 앨범이 발매됐는데, 앨범명이 '여고추리반2' 속 가면 그림과 같아 시청자들이 다양한 추측을 했다. 또 타이틀곡 'SMILEY'가 거꾸로 읽으면 '여고추리반2' 속 등장인물 (공)예림이 돼 화제가 됐다.

▶우연의 일치이다. 재미있다. 이런 게 '여고추리반'을 보는 재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렇게 노는 판이 있어서 재미있다.(웃음)

-'여고추리반2' 세트장 역시 대형 스케일을 자랑했다. 제작비가 궁금해지는데.

▶예산이 먼저 정해진 후 몸이 움직이게 된다. 물가 상승, 임금 상승이 있어서 시즌을 하면서 점점 힘들어진다. 비용을 안 늘이는 방향으로 할 수밖에 없다. '여고추리반2'는 전 시즌과 비슷한 제작비로 나왔다.

-NPC의 활약도 '여고추리반'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촬영 비하인드가 있다면?

▶우리가 경북에서 촬영했는데, 해가 뜨자마자 리허설을 하고 촬영해야 해서 자정에 이동하느라 힘들었다. 다들 너무 고생하셨다. 교감선생님 역할의 배우분이 대사량이 많았는데 꽤 많은 애드리브를 해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교감선생님이 "너네 설마 엘리베이터 탄 거 아니지?"라고 한 것도 애드리브였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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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추리반' 두 시즌이 모두 겨울에 촬영하고 공개됐다보니, 다음 시즌으로 여름 납량특집을 원하는 팬들이 많다.

▶시즌3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나도 여름 촬영을 해보고 싶긴한데 정말 고생스럽긴 할 거다. 출연자는 더위가 진짜 힘들 것이다. 여자 출연진이 녹화가 끝나면 민낯이 될 수 있다. 그래도 나는 여름 촬영에 긍정적이다.

-'여고추리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출연자의 진정성 있는 리액션이다. 출연자와 같은 감정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굉장한 매력이다. 출연자들이 그 매력을 잘 살려주고 있는 것 같다. 무서운 영화를 보는 것과 무서운 것에 몰입해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다르겠다. '여고추리반'은 4D와 다른, 체험에 가까운 느낌이겠다.

-PD님이 추리에 진심이 된 이유가 궁금하다. 연출을 위해 레퍼런스 삼은 것이 있는지.

▶나는 몰입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웃으면서 넘어가지 않고 사람들에게 텐션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여고추리반'의 매력은 추리보다 체험에 있다고 생각한다. 추리물은 드라마, 영화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고추리반'은 나 대신 체험해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콘텐츠를 레퍼런스 삼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어딘가에서 봤던 장면이 레퍼런스가 되기도 한다.

-오대양 선생님으로 '대탈출' 멤버 유병재가 등장해 재미를 줬다.

▶100% 믿을 만한 사람이 등장해서 추리반이 믿고 안 믿는 실랑이의 시간을 줄이고자 했다. 이벤트적으로 반가움도 주고 싶었다. '여고추리반'은 초반에 추리가 다 끝나고 나중에 왕을 깨는 이벤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예능이다 보니 추리적으로 정답이 밝혀지는 것으로 시즌을 마무리 하기엔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활기찬 그림을 통해서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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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에서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가 나왔고, '신서유기'에서 '스프링캠프'가 나왔 듯 티빙에 스핀오프작이 많다. '남고추리반'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가.

▶'남고추리반'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웃음)

-'여고추리반2'는 강화된 스토리와 함께 출연진의 과몰입이 더 커졌다. 재재의 분노의 욕설, 비비의 발길질, 장도연의 눈물 등 출연자들의 진짜 감정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을 좀 믿어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출연진들이 더 몰입한 것 같다. 나도 출연진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다. 시즌1이 프리뷰가 됐다. 욕하고 감정이 폭발하는 게 이 스토리를 예능으로 하는 이유이다. 그냥 추리소설을 보는 것보다 체험 대리자들의 모습을 보는 게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과몰입한 출연자들이 이 프로그램의 재미에 큰 역할을 해줘서 뿌듯하다.

-추리즈는 다양한 나이와 경력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케미는 어떻게 보는지.

▶여전히 예능이란 점이 중요하다. '여고추리반'이 스토리만 뽑아내서 보면 엄청 무겁고 무섭고 비현실적이다. 어쨌든 농담을 주고 받는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무리한 스토리를 무리 없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오로지 과몰입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고, 웃음이란 요소도 중요하다. 그것이 세대를 아우르기도 한다. 그걸 웃음으로 아우르는 게 박지윤, 장도연이다. 그들이 들어옴으로 인해서 얻는 장점이 더 크다. 단점은 없다. 보완할 부분도 없고 이대로만 해 달라.(웃음)

-제작진이 폐교를 '태평여고'로 만들면서 교실, 교장실, 기증석, 동아리실 등 여러 곳 중 제일 공들였던 장소는 어디였는가.

▶처음에 가서 이렇게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대본을 짤 때 역할이 뒤바뀌거나 역할을 못하는 장소가 생긴다. 과학실을 생각했다가 아예 문도 안 열어보기도 했다. 매점은 넓은 뒷광장 같은 느낌이어서 만남의 광장이 됐다. 기증석은 우리가 돈 주고 산 것이다. 디자인도 맡겼고 배달비까지 수백만원이 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한 장소는 컨테이너였다. 건물 세우는 돈이 어마어마한데 컨테이너 디자인 공도 많이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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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추리반', '대탈출'에 참여하는 스태프 수와 제작 기간은 대략 얼마나 되는가.

▶우리는 엑스트라만 100명이다. 스태프도 그 정도의 수가 된다. 제작기간은 생각보다 적다. 반 년이 안 걸린다.

-앞으로 또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다른 장르의 아이디어가 엄청 많다. 그런데 사람들이 싫어하더라.(웃음) '대탈출'과 '여고추리반'을 2년 동안 했는데 2년을 하얗게 불태웠다. 내가 20개 주를 계속 방송했다. '더 지니어스'를 한 시즌 낼 때도 고생스러웠는데 지금 사실 지쳐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라도 정신관리, 몸 관리 차원에서 좀 쉬고 싶은데 올해는 방송계 전체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 같다. 나도 생각할 것이 많은 한 해가 될 것 같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나도 고민하는 부분이 많다. '여고추리반'과 '대탈출'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K-예능의 기회가 열려있어서 할 수 있을 때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있다. 기획과 모색의 2022년이 될 것 같다.

-최근 K-콘텐츠가 OTT를 타고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웰메이트 K예능도 다수 제작되고 있는데, 해외 시청자에게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다고 보는가.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하는 예능이 다르고, 해외 사람이 하는 예능이 다르겠다. '복면가왕'은 대박이 나지 않았냐. '꽃보다 할배'도 나라에 따라 다르게 나왔다. 이번에 '솔로지옥'이 잘 돼서 주목하고 있다. 내가 나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해외 시청자에게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 해봐야 알겠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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