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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주장 박철우와 장병철 감독./사진=한국배구연맹 |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는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가 펼쳐진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한국전력의 주장 박철우(37)는 "준플레이오프 승리로 선수단이 고무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경기 전 미팅을 하면서 그 경기는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잊어버리자고 했다. 이틀 뒤에 있을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을 생각하는 것도 사치다. 오늘 경기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전력은 만우절이었던 지난 1일 우리카드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그야말로 거짓말 같은 승리를 해냈다. 정규시즌 6전 전패의 상대 전적과 체력 등의 이유로 열세였지만, 3-1로 기적적인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뒀다.
그 중심에는 3세트부터 본격적인 득점행진을 벌이며 14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주장 박철우가 있었다. 나이가 있는 만큼 체력에 대한 우려도 있는 상황. 이에 박철우는 "많이들 걱정해주신다. 6라운드 내내 살얼음판 겪는 경기 해왔기 때문에 선수들도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는 어찌보면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변명 없이 오로지 정정당당하게 승리만 바라보고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 같다"면서 "예전에 (현대캐피탈 시절) 2009~2010시즌 챔피언결정전을 7차전까지 가면서 5일 동안 4경기를 한 적도 있다. 그때도 힘은 드는데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력도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미소지었다. 옆에 있던 장병철(46) 한국전력 감독 역시 "(박)철우는 제3의 전성기"라면서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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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손해보험의 김홍정./사진=한국배구연맹 |
KB손해보험의 주장 김홍정(36)은 어린 선수단에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2012~2013시즌 후 삼성화재를 떠난 김홍정 본인은 물론이고 KB손해보험에는 상대적으로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김홍정은 "나도 어릴 때 큰 경기 경험은 많이 해봤다. 그때 고참으로 있던 선배들이 어떤 말을 해줬을까 떠올려봤는데 선후배 상관 없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면서 "오늘은 무게를 잡고 한다기보다 나부터 미쳐야 한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구체적으로 상대 센터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뜻을 보였다. 김홍정은 "신영석은 정말 좋은 선수다. 센터들끼리 분석을 하면서도 공격 10개 중 10개를 다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10개 중 몇 개를 잡아낸다면 확실히 상대 팀들도 기세가 꺾일 것으로 생각한다. 패턴 분배나 상대 공격수들이 좋아하는 코스 등 기본적인 부분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경험은 적지만, KB손해보험에는 노우모리 케이타(21), 한성정(26) 등 좋은 기량을 지닌 젊은 선수들이 있다. 김홍정은 "단판승부는 분위기 싸움이라고 말해줬다. 모두가 미쳐야 한다. 오늘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세리머니도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다 하라고 했다. 그래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후인정(48) KB 손해보험 감독은 "한국전력은 범실이 적은 팀이다. 우리카드도 범실을 너무 많이 해서 졌다. 우리도 한국전력과 같이 가야 한다. 범실을 적게 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우리는 케이타라는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가진 팀이다. 오늘도 케이타가 케이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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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모리 케이타가 한국전력 선수들을 상대로 스파이크를 때려 넣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