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나의 해방일지' 방송 화면 캡처 |
29일 방송된 JTBC 주말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가 마지막회를 맞았다. 염씨네 삼남매는 한 층 성숙해진 듯한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보였다. 이날 염미정(김지원 분)은 알콜 중독에서 못 빠져나오며 귀가 이상해진다는 구자경(손석구 분)에게 "왜 매일 술을 먹냐"고 물었다. 구자경은 "맨 정신으로 있는 게 힘들다"고 답했다. 염미정이 "왜 힘드냐"고 되묻자 구자경은 "정신이 맑으면 지나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라고 답했다.
구자경은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던 그 인간들이 하나 둘 일어나서 와. 끝도 없이. 찾아온 인간들 머릿속으로 다 작살내. 쌍욕을 퍼붓고. 그렇게 한 시간을 앉아 있으면 지쳐. 몸에 썩은 물이 도는 것 같아"라고 술을 마시는 이유를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염미정은 "난 알콜릭도 아닌데 당신 말이 너무 이해된다"며 "잘자고 일어서 이닦는데 벌써 머릿속엔 최팀장 개자식이 들어와있고 한수진 미친년도 들어와있고 정찬혁 개새끼도 들어와있어"라고 말했다.
이에 구자경은 "그 새끼 전화번호 뭐야"라며 "전화번호만 줘. 금방 해결해"라고 말했다. 이에 염미정은 "그 새끼는 나한테 돈을 갚으면 안된다"며 "화가 날때마다 그 자식을 탓을 하며 사는데 이젠 그 새끼가 돈을 갚을까봐 걱정한다"고 털어놓았다. 염미정은 "세상에 증명하고 싶다"며 "그 자식이 형편없는 놈이라는 걸 계속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힘이 없는거야.누군가의 형편없음을 증명하기 위한 존재로 나를 세워놨으니까"라고 말했다.
구자경은 "형편없는 놈이라고 증명해보이고 싶던 놈들 중에 나도 있었냐"고 물었고 이에 염미정은 "당신은 내 머릿속에 성역이야. 결심했으니까. 당신은 건들지 않기로. 당신이 떠나고 엄마 죽고 아빠 재혼하고 뭔가 계속 버려지는 기분이었어. 어떤 관계에서도 난 한번도 먼저 떠난 적이 없어. 늘 상대가 먼저 떠났지. 나한테 문제를 찾는 게 너무 힘드니까 다 개새끼로 만든 거였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염창희(이민기 분)은 편의점을 열며 낸 대출을 모두 갚고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에게 알렸다. 이에 염제호와 재혼한 새 어머니가 "애썼다"며 "어떻게 그걸 다 갚았냐"고 격려했다. 염제호의 생일을 맞아 모처럼 모인 자리에서 염제호는 "너희들은 혼자 살 수 있으면 혼자 살아도 된다"고 말했고 이에 염창희는 "두번 하신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은데"라며 재치있게 받아쳤다.
염제호는 살짝 웃으며 "두번 했으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며 "아빠는 힘이 없어. 너희들은 아빠보다 나아"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염창희는 어머니의 죽음, 사랑하는 지현아(전혜진 분)의 남편 죽음까지 함께하며 실수로 방문한 장례지도사 자격증 강의를 듣게 된다. 자리를 뜨려던 염창희가 마음을 잡은 듯 수업을 계속 들으면서 장례지도자로서의 길을 걷게 됐음을 암시했다.
조태훈(이기우 분)과의 관계 속에서 혼란스럽던 염기정(이엘 분) 역시 마음을 잡았다. 조태훈은 "기정씨는 제가 불쌍해서 끌렸으니 어떤 이유에서라도 저를 못 떠나겠구나"라며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에 염기정은 "네 맞아요. 불쌍해서 끌렸어요. 불쌍해서 끌리면 안 돼요?"라며 "태훈씨 존경해요. 연민도 하고 사랑도 하고 다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염기정은 "태훈씨한테 힘이 돼주고 싶었는데 태훈씨 힘들게 하는 여자만 하나 늘은 거 아닌가"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염기정은 "이제 우리 어떻게 살까요"라며 "나 남자 할게요. 여자 넷 힘들잖아요. 오늘부터 나 남자. 머리도 그래서 자른 거예요"라고 웃어보였다. 이후 조태훈은 생각나서 들렀다며 계란빵과 장미 한 송이를 염기정에게 건냈다.
하지만 덜렁대다 장미 목이 부러지고 말았고 염기정은 목이 부러진 장미를 간장 종지에 두며 '우리 사랑이 화병에 우아하게 꽂히는 목이 긴 장미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간장종지에 지쳐 누워있는 장미가 당신같고 나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소고기가 아닌 계란빵을 좋아한다고 말해 다행이고, 매일 계란빵을 들이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며 성숙해진 사랑의 마음을 드러냈다.
황수연 인턴기자 star@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