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청담고 에이스 자책 "9회까지 책임져야 했는데..." [★목동]

목동=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5.3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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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고 류현곤이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남고와 결승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OSEN
비록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황금사자기 대회 내내 돌풍을 일으켰던 평택 청담고등학교. 그리고 태양을 바라보던 청담고에는 류현곤(18)이라는 날개가 있었다.

류현곤은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청담고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사이드암 투수인 류현곤은 이번 대회에 3경기에 등판, 10⅔이닝 1피안타 8사사구 15탈삼진 평균자책점 0.82로 맹활약했다. 특히 안산공고와 16강전에 등판, 6⅔이닝 1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도 그 흐름이 여전히 이어졌다. 1회 초 첫 타자 오상택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류현곤은 2번 강민우와 3번 김정민을 모두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했다. 이후 3회 1아웃까지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의 면모도 보여줬다. 2회 초 5번 조세익에게 좌익수 옆 3루타를 맞은 후 몸에 맞는 볼까지 나오며 2사 1, 3루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경남고 전광열 감독이 투구폼을 두고 항의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배정운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타선도 류현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 말 작전야구를 통해 1사 만루 찬스를 잡은 청담고는 최원준의 2루 땅볼 때 2루수 임성규가 실책을 기록하는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호투하던 류현곤의 발목을 잡은 건 105구 투구 수 제한 규정이었다. 6회 들어 경남고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로 인해 조금씩 투구 수가 늘어나던 류현곤은 결국 7회 1사 후 7번 임성규 타석에서 105번째 공을 던지며 투구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그가 마운드를 내려간 후 청담고의 구원진이 연이어 출루를 허용, 7회 초에만 5점을 내주며 승부를 뒤집혔다.

결국 청담고는 2-7로 패배하며 우승 목전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류현곤은 경기 후 시상식에서 감투상을 수상했지만 표정은 밝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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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종료 후 청담고 류현곤(왼쪽)이 감투상을 수상한 뒤 양해영 대한소프트볼협회 부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OSEN
이날 류현곤은 6⅓이닝 4피안타 3사사구 1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05구 중 스트라이크가 72개나 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자랑했다. 6회 이후 경남고가 투구 수를 늘리는 전략으로 가지 않았다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었다.

류현곤의 투구에 프로 지도자 출신도 혀를 내둘렀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종운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스타뉴스에 "볼은 빠르지 않은데 정타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유호재 청담고 감독 역시 프로 지명을 받을 선수로 류현곤을 꼽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류현곤은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그는 "초반에는 좋았는데 후반 들어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105구로 9회까지 책임졌어야 했는데 7회 도중에 내려왔다"며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결승전 등판이) 하나도 긴장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류현곤은 "마무리가 조금 아쉬워서 후회가 많이 남는다"며 고개를 숙였다.

"변화구가 좋다고 생각해서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을 던진다"며 자신을 설명한 류현곤은 "위기가 와도 위축되지 않고 큰 무대여도 긴장하지 않는 게 큰 장점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프로 지명에 대해서는 "뭘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야구를 열심히 하면 다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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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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