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반전의 김지훈[★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07.09 09:00데뷔 20년 차 김지훈이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 파격적인 베드신까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통해 '새로운 김지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목표는 완벽하게 성공한 셈이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이야기다. 김지훈은 모스크바(이원종 분)의 아들이자 길거리 싸움꾼 출신인 덴버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김지훈은 '종이의 집'의 리메이크가 결정되기 전부터 원작의 팬이었다고. 그는 "원작이 너무 훌륭한 작품이고, 세계적으로 큰 팬덤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제작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이 작품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의가 들어왔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덴버라는 역할도 개인적으로 제가 많이 보여주지 않았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기 원작의 리메이크인 만큼 부담감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왔다. 김지훈은 "내용도 그렇지만 '종이의 집'이라는 작품이 각각의 캐릭터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고, 팬층이 두꺼웠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의 부담감을 덜어준 것은 바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대본이었다.
김지훈은 "대본을 보기 전에는 좀 걱정을 했다. 치밀하고 복잡한 구성과 다양한 캐릭터가 있는데 각색을 하면서 한국적인 정서와 공동경제구역이라는 새로운 설정까지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대본을 봤을 때는 한국 정서를 원작을 본 사람 입장에서도 불편함 없이 잘 녹여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또 원작을 파격적으로 축약했는데 원작의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설정을 잘 녹여냈다고 생각해서 작가님에게 감탄했다"고 말했다.
원작과는 다른 덴버라는 캐릭터도 김지훈에게는 도전이었다. 그는 "대본을 읽고 원작의 덴버와는 다른 덴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대본에 더 몰입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면서도 원작의 웃음 소리는 가져오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을 따라가려는 생각은 아예 지웠지만 웃음 소리는 놓칠 수 없었다. 덴버 캐릭터의 시그니처 웃음 소리까지 버리게 되면 원작과의 연결고리가 아예 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만큼은 꼭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베드신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노출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감독님께서 홀딱 벗고 파격적으로 베드신을 할 거라고 얘기를 듣고 시작했기 때문에 부족함 없이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몸을 보여줬을 때 부끄러움이 있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다이어트도 많이 했다"며 "촬영 당시 코로나 때문에 헬스장도 문을 닫을 시기였기 때문에 집 앞에서 철봉을 시작했는데 철봉으로도 정말 많은 운동을 할 수 있더라. 체지방량이 평소에는 11~12%대인데 7~8%대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운동보다 더욱 신경을 쓴 건 사투리였다고. 김지훈은 "제가 서울 토박이이기 때문에 사투리에 대한 감각이 없었다.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서울말보다 사투리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걸 목표로 사투리 선생님과 촬영 세 달 전부터 감각을 익혔고,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며 "제 대본을 보면 대사마다 억양이 화살표로 표시돼있다. 경상도 사투리가 굉장히 변화무쌍하더라. 또 첫 선생님은 표준 사투리를 구사하셨는데 덴버는 좀 더 거친 모습이 나와야 할 것 같아서 거친 사투리를 구사하는 다른 선생님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덴버 캐릭터 자체가 그렇게 복잡한 심리를 가진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하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은 생각을 하면 캐릭터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주어진 대본과 상황 안에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캐릭터에 다가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베드신은 열심히, 또 정신없이 찍었던 것 같다. 저도 배우 생활을 오래 했지만 본격적인 베드신은 처음이었다. 주빈 씨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집중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며 "그래서인지 촬영은 빨리 끝났지만 차마 베드신을 모니터 할 수는 없었다. 보여달라고 말할 수가 없더라. 찍고 나서 굉장히 궁금한 장면이었다. 완성된 장면을 보고는 굉장히 부끄러웠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지인들도 작품을 보고 베드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저를 아는 분들은 그 장면이 더 인상 깊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극 중 미선에 대한 감정선에 대해서는 "한 번에 마음이 훅 갔던 것 같다. 우선 미선이가 예쁜 여자니까 인질이지만 남자로서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마음이었던 것 같고, 허벅지를 총으로 쏘게 되면서 마음이 한 방에 훅 흘러간 것 같다. 점점 신경을 쓰기보다는 마음을 한 번에 빼앗겨버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데뷔 20년 차 김지훈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그는 "'김지훈이라는 배우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 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모습도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예전에는 실장님, 변호사 등 정제되고 어렵거나 불우하지 않은 역할이 어울린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부분들을 많이 뒤집어엎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지훈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김지훈은 "(덴버 캐릭터도) 파트1보다 훨씬 멋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덴버와 미선의) 싹을 틔운 사랑이 어떻게 자라나게 될지 그 부분을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하고, 여러 가지로 덴버가 활약을 하는 부분들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드라마 자체도 파트1에서 쌓은 이야기들이 파트2에서 절정에 치달을 것"이라며 "몰입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거고, 그 과정에서 덴버가 적극적인 개입을 하면서 훨씬 인상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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