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사진=OSEN |
안우진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시즌 17번째 선발 등판을 가졌다.
올 시즌 NC전 2경기 13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던 안우진은 이날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1회 안타를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막아낸 그는 이후 전광판 스코어란에 꾸준히 '0'을 새겨넣었다.
특히 탈삼진 페이스가 압권이었다. 병살 유도로 이닝을 마감한 4회를 제외하면 안우진은 9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냈다. 5회 초에는 천재환과 박준영, 이명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이른바 'KKK' 이닝을 선보였다. NC 타자들은 좀처럼 안우진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8회까지 100개의 공을 던진 안우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생애 첫 완봉승을 노리는 듯했으나 첫 타자 손아섭을 삼진 처리하자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그의 이날 투구는 여기서 막을 내렸다. 뒤이어 올라온 마무리 문성현이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키움은 2-0 승리를 거뒀다.
안우진은 이날 8⅓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111⅓이닝째를 기록한 그는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8이닝)과 시즌 최다 이닝(107⅔이닝)을 모두 경신했다. 평균자책점도 2.02까지 내리며 2위 윌머 폰트(SSG)와 소수점 아래 3번째 자리에서 갈리는 3위에 올라섰다.
키움 안우진(등번호 41번)이 10일 고척 NC전 종료 후 동료들에게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최근 KBO 리그의 탈삼진왕은 대부분 외국인 투수들이 차지했다. 2016년 마이클 보우덴(두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두산)까지 6년 연속으로 삼진 1위는 외인 선수였다. 심지어 미란다는 37년간 전인미답의 고지로 남아있던 1984년 최동원의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까지 2개 차이로 경신했다.
지난해에는 1위 미란다부터 10위 윌리엄 쿠에바스(KT)까지 모두 외국인으로 도배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올 시즌에도 10일 기준 탈삼진 1위에서 5위까지 안우진을 제외하면 루친스키와 폰트, 찰리 반즈(롯데)와 애덤 플럿코(LG) 등 모두 외인이다.
한화 시절의 류현진. /사진=OSEN |
그러나 류현진이 2012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때맞춰 KBO 리그에 외국인 투수 영입이 늘어나면서 토종 탈삼진왕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한국인 탈삼진 1위는 2015년 차우찬(당시 삼성, 194탈삼진) 한 명뿐이었다. 그마저도 시즌 막바지 구원등판까지 나서며 겨우 한 개 차로 만든 기록이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KBO 리그 탈삼진왕. |
선수 본인도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8일 팬들이 선물한 '삼진먹방상'을 받은 안우진은 "아직 탈삼진 2위인데, 더 열심히 해서 1위를 할 수 있도록 먹방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10일 경기 종료 후에도 그는 "당연히 2등 하는 것보다는 1위가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던질 때 (삼진을) 의식하게 되면 투구하는 게 달라진다고 생각해서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이어갔다.
키움 안우진이 10일 고척 NC전 종료 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