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루키가 '또' 2이닝 SV, 마무리 2명 사라진 두산 참혹한 현실

광주=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8.28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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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신인왕 후보' 정철원(23·두산 베어스)의 호투가 또 한 번 팀을 살렸다. 그는 어쩌면 팀의 어려운 현재 상황을 말해주는 선수일지도 모른다.

정철원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2-1로 앞서던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두산은 선발 곽빈이 7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앞선 4경기에서 3득점에 그쳤던 타선도 2회 김재환의 솔로포와 6회 박세혁의 적시타로 2점을 올려주며 최소한의 리드는 만들었다.

그러나 뒷문을 지킬 선수가 마땅찮았다. 올 시즌 개막전 마무리였던 김강률이 여전히 복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고, 대체 클로저 홍건희마저 등 담 증세 악화로 2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우완 김명신은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⅔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선수가 정철원이었다. 앞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23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홍건희의 몸 상태를 언급하며 정철원을 맨 뒤에 쓸 것을 예고한 바 있다.


8회 올라오자마자 정철원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KIA 타선을 정리했다. 이어 그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준비했다.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만들었지만 시속 153km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그는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삼진으로, 김선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정철원은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번째 세이브를 달성했다. 팀도 2-1로 승리하며 4연패를 탈출했다.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날 경기를 포함해 정철원은 3승 2패 3세이브 14홀드 2.68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6일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올라온 후 불과 4개월도 안 되는 시간만에 두산 마운드의 핵심 자원으로 등극했다. 또한 김인환(한화)과 함께 올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도 올랐다.

그러나 이닝이 다소 많은 편이다. 44경기에 등판한 그는 57이닝을 투구, 경기당 평균 1.3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절반이 넘는 22경기에서 멀티이닝을 던졌다. 구원 이닝 수로는 전체 4위이자 1군에 올라온 후부터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정철원은 투혼을 펼쳤다. 시즌 초 마무리 김강률이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대체 클로저 홍건희마저 담 증세로 인해 등판이 어려운 상황에서 굳건히 뒷문을 지켰다.

8월 21일 잠실 LG전에서는 7회 1아웃에 마운드에 올랐다. 홀로 뒷문을 지킨 그는 무려 2⅔이닝을 던졌다. 이어 5일을 쉰 뒤 27일 경기에서도 6아웃 세이브를 기록했다.

8월 14일 SSG전 이후 정철원은 3일 휴식-멀티이닝-2일 휴식-멀티이닝-5일 휴식-멀티이닝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거의 선발투수급 등판 간격이다. 최근 들어 팀이 침체에 빠지며 등판할 기회는 적었지만, 막상 필승조가 와해된 사정상 나오면 '중무리'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은 27일 현재 47승 61패 2무(승률 0.435)로 8위에 위치하고 있다. 5위와 승차(6.5경기)보다는 9위(2.5경기)와 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34경기가 남은 만큼 포기하기엔 이르다. 결국 두산이 순위싸움을 마감하지 않는 이상, 정철원은 지금처럼 많은 투구를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아직 어린 선수인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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