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대신 '후방' 배치된 지소연, 든든했던 여자축구 버팀목 [★화성]

화성=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9.0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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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 친선전 대한민국과 자메이카의 경기에서 지소연이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월드클래스' 지소연(31·수원FC 위민)이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아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중원 깊숙하게 내려선 지소연의 존재는 경기 내내 여자축구 대표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지소연은 3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공격과 수비에 걸쳐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이며 한국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콜린 벨(영국) 감독은 기존의 3-5-2 포메이션을 유지했다. 대신 중원에 눈에 띄는 변화가 이뤄졌다. 앞서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당시엔 지소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전형이었다면, 이날 지소연은 전방이 아닌 중원 깊숙한 곳에 배치돼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한국의 중원은 이금민(브라이튼&호브 알비온 위민)과 지소연, 이민아(인천현대제철)가 역삼각형 형태로 구성됐다. 이금민과 이민아가 2선에 전방 배치되고 지소연은 이금민과 이민아 뒷선, 수비라인 바로 앞에 위치하는 형태였다. 그동안 지소연이 주로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변화이기도 했다.

벨 감독이 지소연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뉴질랜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 역시 지소연은 4-3-3 전형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이후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등에서도 공격 대신 중원에 포진했는데, 이날처럼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은 맡은 건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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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 친선전 대한민국과 자메이카의 경기에서 지소연이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소연이 중원 깊숙한 곳에 배치된 효과는 뚜렷했다. 그가 후방에서 버텨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됐다. 실제 지소연은 상대의 공격을 중원에서 여러 차례 끊어냈다. 상대가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워 힘에 부치긴 했지만, 대신 간결한 볼 컨트롤 등을 통해 쉽게 상대를 따돌렸다.

지소연의 후방 배치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될 때 특히 효과가 컸다. 지소연은 중원 깊숙한 곳에서 이날 한국 대부분의 공격 시작점 역할을 맡았다. 차근차근 빌드업의 중심에 서거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롱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전반 12분에 나온 선제골 장면 역시 후방에서 나온 지소연의 패스가 시작점이 됐다. 지소연이 측면으로 파고들던 강채림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이 패스는 이금민을 거쳐 이민아의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됐다. 특히 이민아의 슈팅 직전 지소연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면서 상대 수비수를 유인해냈고, 결국 이민아에게 공간이 생기면서 중거리 슈팅 기회까지 연결됐다. 골대에 맞고 흐른 이민아의 슈팅을 최유리가 마무리하면서 값진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지소연은 절묘한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거나, 측면 깊숙한 곳까지 내려서 빌드업에 나서는 등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냈다. 후반 32분 이민아의 슈팅이 옆그물에 맞아 아쉬움을 삼킨 장면 역시도 지소연의 절묘한 침투 패스가 만든 기회였다.

결과적으로 지소연은 공격 포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포지션 특성상 전방보다는 후방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 보니 불가피한 일이었다. 다만 이날 경기 내내 공격과 수비에 걸친 지소연의 존재감만큼은 이날 한국이 자메이카를 1-0으로 꺾을 수 있었던 중요한 원동력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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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 친선전 대한민국과 자메이카의 경기에서 지소연이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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