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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시절 김병지. /AFPBBNews=뉴스1 |
① 이천수 "16강 충분히 가능, 우루과이전에 사활 걸어야"
②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③ '똑같은 7번·주장'... 김정우 "2010년 지성이 형, 이번엔 흥민이 차례"
④ 하석주 "호날두는 지는 별... 아프리카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
⑤ 허정무 "벤투호 정말 강하다, 사상 첫 '원정 8강' 기대"
⑥ 이영표 "우린 최약체, 하지만 강팀만 16강 가는 것 아니다"
⑦ 4년 전 조현우 '강추' 김병지 "이번엔 김승규, 벤투 전술에 잘 맞는다"
"희망적인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사실 쉽지는 않죠. 우루과이나 포르투갈 같은 경우 워낙 전력이 좋습니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 그 다음이 우리나라라고 봐요. 16강 진출은 확률적으로는 30% 정도라고 봅니다."
한국축구의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52)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가능성을 이렇게 분석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포르투갈이나 우루과이에 뒤처지는 건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 확률을 '30%'로 잡은 배경이다.
김 부회장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부터 사실 쉽지 않다. 아마 우루과이도 2승은 해야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할 텐데, 그러면 한국과 가나전을 승리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며 "우루과이도 우리와의 첫 경기를 가장 중요시할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자신들도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우리뿐 아니라 우루과이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덤빌 것이라는 의미인데, 쉽지만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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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이어 김 부회장은 "16강에 가기 위해선 물론 우리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하늘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한국의 성적만큼 다른 팀들의 결과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그가 바라는 시나리오는 한국의 3차전 상대인 포르투갈의 '2연승'이다. 포르투갈은 가나, 우루과이와 차례로 만난 뒤 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김병지 부회장은 "경우의 수도 마지막까지 준비해야 한다. 우리만 잘할 게 아니라 다른 팀들의 결과도 중요하다. 다른 팀들의 게임 흐름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면 좋다"며 "조별리그 전체를 봤을 때 포르투갈이 1, 2차전을 모두 이겼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한국이 1승 1패, 포르투갈이 2승인 상황에서 최종전에서 만나면 포르투갈은 로테이션 등 16강 이상을 생각해 경기를 운영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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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K리그 706경기 출전 기록을 남기고 은퇴한 김병지가 팬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그는 "그동안의 원톱 구도가 깨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다양하게 전술 실험을 하던데, 그 자리가 유독 변화가 크다"면서 "최근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의 컨디션에 따라 원톱과 공격진 전술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나 선수 기용을 보면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게 원톱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원톱이 최전방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윙포워드도 산다. 또 공격 점유율을 높여줘야 수비 라인 집중력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만약 원톱에서 제 역할을 못해주면 자칫 수비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 수비도 하고, 역습도 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톱 전술'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김 부회장은 "예를 들어 손흥민이 원톱에 들어가면 황희찬(26·울버햄튼)은 무조건 윙포워드로 배치돼야 한다. 카메룬전에 잠깐 쓰긴 했지만 공격수 2명을 두는 전술은 가능성이 제로라고 본다"라며 "우리나라가 4-4-2 전술을 가지고 우루과이나 포르투갈과 싸우는 건 쉽지가 않다. 벤투 감독의 스타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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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02 월드컵 20주년 기념 레전드 올스타전. 골든 에이지 U-14와의 경기에 앞서 히딩크(위 왼쪽 5번째) 감독과 김병지(아래 오른쪽 3번째) 등 레전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 부회장은 "남은 기간 컨디션 관리와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당연히 들어갈 선수들도 있겠지만 월드컵 엔트리 범주에 있는 선수들도 각자 소속팀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피로함이 없어야 한다. 피로가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져 부상 우려가 확률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스트레칭이나 코어 운동을 많이 해 부상을 이겨낼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레전드 골키퍼로서 이번 월드컵 기간 주전 골키퍼로 유력한 김승규(32·알샤밥)에 대해서도 조언을 덧붙였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조현우(31·울산현대)의 선발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실제 조현우는 월드컵 직전 기회를 잡아 그의 전망대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이번 대회엔 김승규가 주전으로 뛸 것 같다. 개인 컨디션도 좋고, 게임 흐름이나 벤투 감독 축구의 전술에서도 잘 맞는 것 같다"며 "이제 검증은 다 끝난 상태다. 부상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고, 개인적으로도 컨디션을 잘 유지하길 바란다. 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상대 공격수들이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잘 체크했으면 좋겠다. 프리킥이나 페널티킥 방향이나 선호하는 움직임 등을 미리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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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왼쪽)가 지난 6월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