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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슈룹' 포스터 |
최근 방송 중인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다. 첫 방송부터 시청률 7.6%를 기록한 '슈룹'은 현재 10%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닐슨코리아 제공)
'슈룹'은 순 우리말로, '우산'의 옛말이다. 이는 세자(배인혁 분), 성남대군(문상민 분), 계성대군(유선호 분), 무안대군(윤상현 분), 일영대군(박하준 분)을 둔 중전 임화령(김혜수 분)의 태도를 내포하고 있다. 바로 비바람이 몰아쳐도 자신의 아들을 우산처럼 지켜내겠단 굳은 의지다. 휘몰아치는 전개와 독특한 인물 구성은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으며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앞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송 중단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조선 건국과 좀비 등 뿐만 아니라 중국풍 복식, 음식 등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이후 방영 2회 만에 종영을 맞았다. 이후 한동안 퓨전 사극을 볼 수 없었으나 KBS 2TV '연모', SBS '홍천기' 등을 시작으로 다시 붐이 일었다. 해당 작품의 특징은 '가상 세계'다. 퓨전 사극이 아닌 가상 시대를 배경으로 둬 역사 왜곡 논란이 일어날 문제를 배제하고 간다는 의도였다. 가상 시대에서 꽃 피우던 청춘 사극은 좀 더 확장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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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상민, 김혜수, 유선호 /사진제공=CJENM 2022.10.0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조선시대 왕실 교육 문제를 다루는 '슈룹'은 퓨전 사극 및 가상 시대를 다룬다는 말을 표방에 파격적인 묘사가 그려졌다. 중전인 임화령은 누구보다 빠르게 걷고 거친 언행을 사용한다. 또 후궁들과 격 없는 사이를 보인다. 서통 왕자인 의성군(강찬희 분)은 성남대군에게 "세자XX"라며 직접적인 욕을 쓰기도 한다. 극 중 '조선'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만큼, '슈룹'은 가상 시대와 거리가 멀며 일부분 역사를 왜곡하면 안된다는 시선이 존재했다. 하지만 앞선 중전의 태도 및 후궁과의 관계는 역사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화면 속 자막을 통해서도 문제가 존재했다. 화면 하단에 표시된 '물귀원주'(物歸原主)가 한자가 아닌 중국식 표기법인 간체자로 쓰였다. 이에 고증 오류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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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슈룹' 영상 캡처 |
계성대군 캐릭터 또한 사극에선 드물었던 성소수자 캐릭터다. 그의 성정체성은 여성이나 남성으로 확답을 주진 않지만, 여장을 좋아하는 인물로서 성소수자의 마음을 대변하고자 한다. 앞으로 회차에서 어떤 식으로 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실에서도 성소수자들이 겪게 되는 일, 주변 시선 등을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퓨전 사극을 논할 때는 역사 왜곡이라는 논란은 늘 따라붙었던 주제였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대체 역사 장르 제작이 굉장히 활발하고, 시청자들 역시 이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작품의 다양성이 마련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은 유독 퓨전사극 속 대체 역사에 민감하다"라며 "중국과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한 논란이 큰 이유도 있지만, 결국 이러한 제한이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저지한다는 의견은 늘 제기되어 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등 인기를 끈 퓨전사극을 통해 해외에 우리의 과거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을 견지한다면, 퓨전사극이 한국 콘텐츠의 또다른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할 때"라고 평했다.
이처럼 '슈룹'은 현대 문제를 시대극으로 가져가 새롭게 풀어나가고자 했다. 또 조선시대 교육과 결환된 이야기가 신선한 전개를 보인다. 역사 고증은 단연 중요한 부분이며 시대상 중국풍을 가져오는 것 등은 예민하게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이것에 매몰되기 보단, 신선한 부분에 집중해 한국 콘텐츠 사업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