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 패배→업셋 우승 '1984년 최동원뿐'... 안우진 핏빛 투혼에 기대는 이유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11.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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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사진=뉴스1
키움 안우진./사진=뉴스1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3)이 손가락 물집이란 시한폭탄을 안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안우진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로 나선다.


키움의 4차전 승리로 이번 한국시리즈는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각자의 홈구장을 오고가며 1승 1패씩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이제 정규시즌 1위팀 SSG의 홈구장에서만 5~7차전이 열린다.

5차전을 앞두고 키움에 있어 원정의 불리함보다 더 큰 것은 선발 투수의 부재였다. 2선발 에릭 요키시는 이틀 휴식, 3선발 타일러 애플러는 4일 휴식을 취했을 뿐이고, 안우진은 1차전에서 손가락 물집이 터져 유니폼에 피가 보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핏빛 투혼이었다. 안우진은 지난 2일 "보통 손가락 물집은 3일이면 낫는데 이번처럼 피까지 나는 경우는 처음이어서 최소 3~4일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침 5차전이 열리는 7일은 안우진이 말한 최소한의 시점이 지난 5일째였다.

그럼에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신중했다. 4차전을 앞두고 안우진의 등판에 대해 "지금까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러면 안 될 것 같다"고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4차전 승리 직후에도 "하루 더 생각해 보겠다"며 5차전 선발 투수 발표를 미룰 정도로 고심이 깊었다.


하지만 6일 오전 KBO를 통해 고지된 키움의 5차전 선발 투수는 안우진이었다. 4일 쉰 타일러 애플러보다 한 번 물집이 터지면 다신 등판하기 어려운데도 안우진을 택한 것이다.

키움 안우진(가운데)./사진=뉴스1
키움 안우진(가운데)./사진=뉴스1


통계가 그들의 절실함에 근거를 마련해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승 2패 상황에서 정규시즌 통합 승률 1위팀이 5차전에 승리할 시 우승할 확률은 100%(7번 중 7번)다. 정규시즌 통합 승률 1위를 할 정도로 뎁스가 두터운 팀을 상대로 하위 팀은 벼랑 끝 위기에서 버텨내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1995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의 경우 롯데에 5차전을 내주고도 6, 7차전을 가져와 1위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승률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상대로 한국시리즈 2승 2패의 상황에서 5차전을 지고도 업셋 우승에 성공한 경우는 단 한 번뿐이다. 고(故) 최동원이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끈 1984년이다. 이때 전기 리그 우승팀인 삼성 라이온즈는 통합승률 2위로 4위인 후기 리그 우승팀 롯데보다 탄탄한 팀이었다.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에 5차전을 내줬으나, 최동원이 6차전 구원승, 7차전 완투승을 따내며 기적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또한 SSG는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 5차전 이상 치른 7번의 한국시리즈(4승 무패로 끝난 2010년 한국시리즈 제외)에서 5차전에서 패배한 경우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2003년, 2009년, 2011년, 2012년). 우승한 2007년, 2008년, 2018년 모두 5차전 승리를 발판 삼아 우승까지 내달렸다. 이 말인즉 키움으로선 안우진을 내세워 5차전을 잡는다면 기세 싸움에서 완벽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뜻과 같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키움은 안우진이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 투수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승리를 따냈다.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는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하나로 모인 결과다. 어깨는 쉴 만큼 쉬어 전력투구가 가능하다. 걸림돌은 언제 터질지 모를 물집 하나뿐이다. 안우진은 물집 부상을 극복하고 승리의 파랑새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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