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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
배우 차학연이 사려 깊은 모습부터 차갑게 날이 선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 첫 번째 단막극 '얼룩'(연출 이민수, 극본 여명재)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 몰래 남의 집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다가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맞닥뜨려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음대생 '공지훈'으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것.
지난 방송에서 차학연은 '지훈' 캐릭터를 맡아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얼룩진 욕망을 유려하게 그려냈다. 어렵게 지방국립대 피아노과에 들어갔지만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 지훈에게는 피아노 연습실을 빌리는 시간과 비용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 같은 과 후배들, 심지어 가족들에게 무시당하면서도 현실을 묵묵하게 받아들이는 차학연의 어둡고 심도 깊은 내면 연기는 극 초반부터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술에 취한 후배 연준(이시우 분)의 차를 지훈이 대리운전 해주는 계기로 연준이 집을 자주 비우고 그의 집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훈의 삐뚤어진 욕망과 연준의 집에 발을 들인 뒤 점점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상황에 이르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오로지 피아노 연습을 위해 이루어진 지훈의 대범한 범행은 또 다른 후배 시영(변서윤 역)이 등장하면서 급격하게 파국으로 치닫게 되고, 이 과정에서 차학연은 폭력과 인질극으로 얼룩진 지훈의 욕망을 차분하지만 광기 어린 눈빛으로 강렬하게 표현하는 등 온도차 열연으로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극의 말미, 집주인인 후배 연준의 귀가로 모든 범행이 드러나며 유일한 희망이었던 유학의 기회까지 놓치게 된 지훈이 자신의 절망적인 감정을 폭력으로 쏟아내며 독기어린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차학연은 스릴 넘치는 전개 속에서도 극의 중심을 탄탄히 잡으며 분위기를 압도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캐릭터의 양면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차학연은 내년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로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