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을 삼킨 홍경, 순간의 충실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12.11 13:00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홍경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경은 극 중 소심해 보이지만, 그 안에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듯한 소년으로 감정 변화가 가장 큰 오범석 역을 열연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잔잔한 파도 같으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매혹적이다. 매 작품 새로운 색깔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매번 다른 모습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 배우 홍경이다. 'D.P.'에 이어 '약한영웅'에서도 홍경과 호흡을 맞춘 한준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홍경은 천상 배우다. 이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는 이제 시작이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극본·연출 유수민, 이하 '약한영웅')의 주연 배우 홍경과 스타뉴스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통쾌하고 차별화된 액션을 바탕으로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폭력에 맞서 싸우는 청소년들의 짙은 우정과 성장사를 다룬다.


홍경은 학교 안팎의 폭력에 맞서 갈등하는 전학생 오범석 역을 맡았다. 소심해 보이지만, 그 안에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듯한 소년으로 감정 변화가 가장 큰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홍경은 "'D.P.'를 같이 했던 한준희 감독님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하신 작품이라서 저에게 이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같이 한번 걸어봤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는데 처음에 대본을 받고 나서 제가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했고, 두려워서 겁도 났다"며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감독님들께서 묵묵히 기다려주셨다. 서로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고, 두분이 푹 주저앉아있던 저를 한 손씩 잡아서 끌고 가셨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고민이 됐던 지점은 너무 많다. 단순히 부정적으로 하지 못할 것 가다는 게 아니라 어떤 것들을 보면서 두려움과 호기심이 공존하는 순간이 있다. 너무 해보고 싶은데 못할 것 같은 감정이 들었다. 딱 한 가지만 짚기는 어렵지만, 범석이가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에 잘 다가설 수 있을지가 고민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작품 선택할 때 장르나 캐릭터에 대한 고민보다는 대본이 얼마나 나를 끌어당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두려웠지만, 계속해서 역할에 호기심이 갔고, 그래서 결국 시작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image
배우 홍경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경은 극 중 소심해 보이지만, 그 안에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듯한 소년으로 감정 변화가 가장 큰 오범석 역을 열연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많은 고민 끝에 시작한 만큼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홍경은 "사실 오범석을 아직도 모르겠다"고 웃으며 "한 인간이 한 인간을 완벽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해보다는 발견을 해야 한다. 내 생각으로만 그 사람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이 친구가 느끼는 것에 대해서 집중하고 알아나가야 한다. 범석이를 연기하면서 이런 과정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잘못된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 눈을 감기 마련인데 보기 싫은 순간이 있어도 이 순간에 느끼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홍경은 "순간순간의 감정에 집중했다"고 강조하며 "연기를 정해놓고 하는 타입은 아니다. 목소리나 몸짓, 제스처, 눈빛까지 단 하나도 생각하고 연기한 건 없다. 의도하고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는 아니다. 순간에 집중하고 충실해서 무의식적인 선택을 해나갈 때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보시는 분들이 제 디테일을 찾아주셔서 설득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과 여러 의견을 나눴다. 카디건을 입는 이유는 범석이가 긴팔만 입을 것 같았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살결을 드러내는 거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써주신 세밀하고, 끈끈한 연결고리만 잘 따라간다면 보시는 분들께서도 범석이의 마음을 이해할 분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경은 오범석이라는 인물이 연시은과 안수호를 어떤 감정으로 바라본 것 같냐는 질문에 한없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는 "제가 어떤 영화를 사랑하고, 연극을 사랑하게 될 때 가장 중요한 건 저를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이냐는 거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 게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랑의 종류는 많다. 친구 간의 사랑도 있고, 10대 때 나라는 사람을 정의할 때 나의 선택과 의지보다는 다른 사람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가진 모습을 누군가에게서 봤을 때 동경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방법과 방식이 서툴고 어색할지라도 틀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환경과 과정에 처해있었다고 생각한다. 시은이나 수호는 의도적으로 봤을지 몰라도, (범석이가 느낀 감정은) 순수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순수한 사랑에서 비롯된 상실이 아니었을까 싶다. 범석이에게는 전부인 존재들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세 친구의 마음이 다 공감이 된다. 범석이가 택한 방식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 선택 또한 생각해볼 여지는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친구는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에 대한 걸 고민해볼 수도 있다. 시은이도 외로움을 가지고 있고, 수호도 성숙하고, 책임감 강한 면모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할머니랑 단둘이 살면서 너무 일찍 성숙해졌다. 아르바이트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친구고, 범석이도 결핍이 있다. '약한영웅'을 보시면서 누군가를 보시면서 아주 잠깐의 순간이라도 '내 얘기다'라고 느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image
배우 홍경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경은 극 중 소심해 보이지만, 그 안에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듯한 소년으로 감정 변화가 가장 큰 오범석 역을 열연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실제 친구 사이처럼 지내며 마음을 나눴다는 홍경은 박지훈, 최현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연기는 나이로 하는 게 아니다. 두 배우 다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저보다 작품을 끌어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지훈 배우는 시은이가 가지고 있는 무게를 버티기 쉽지 않았을 텐데 오롯이 버티면서 눈만으로 감정을 표현해내더라. 그걸 보고 대단하고 비범한 배우라고 느꼈다. 현욱 배우는 준비도 많이 하시고, 많은 아이디어를 들고 와서 살아있게 그려낸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칭찬하면서 "두 친구 다 감정신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액션 또한 너무 혹독하게 했다. 저는 일으켜 주기에 바빴던 것 같다. 누군가의 힘이 부족할 때는 서로 그런 에너지를 주고받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홍경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내가 나를 봤을 때 잘 못 보겠더라.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범석이에게 가깝게 다가서서 네 마음을 최대한 알아가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내 착각이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촬영 끝나고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며 "매 장면 최선을 다한 건 확실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최대한 잘 전달하고 싶었는데, 가깝게 느끼셨다면 다행인 것 같다"고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이렇듯 치열한 고민과 연구 끝 '약한영웅'을 완성한 홍경은 또 다른 페이지를 채워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는 "올해는 '약한영웅'으로 꽉 찼던 것 같다. 지난해 12월 31일 '콘크리트 마켓' 촬영을 끝내고 새로운 챕터를 펼치면서 마주하게 됐다. 올해는 '약한영웅'에 내 온 마음을 쏟았던 한 해다. 또다시 이 마음을 쏟으면서 채워나가려고 한다. 앞으로도 순간에 충실하고, 순간에 솔직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기자 프로필
김나연 | ny0119@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나연입니다. 항상 노력하고, 한 발 더 앞서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