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척척박사]19. 12지 순서와 십간십이지의 상징성

전시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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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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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도 저물어간다.

새해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토끼띠이다. 토끼는 꾀도 많지만 잘 놀라고 겁이 많은 동물이다. 계묘년은 하늘과 줄기를 상징하는 천간 계(癸)와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 묘(卯)을 짜 맞춘 60갑자 중 토끼의 해다. 특히 새해는 토끼 중에서도 검은 토끼의 해이다. 하필이면 검은 토끼인가.


우주만물은 오행 즉, 목 · 화 · 토 · 금 · 수의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 음양을 합치면 10이 되는데,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가 바로 를 10간이다. 십간은 각기 특정 색과 방향, 시간을 상징한다.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이라 여겼다. 때문에 새해 계묘년 계가 검정색을 뜻하고, 해를 나타내는 묘가 토끼이기 때문에 새해를 검은 토끼라 한 것이다.

십간의 십은 하늘의 숫자 5에서 나와 오행의 목·화·토·금·수에서 유래되었다. 십이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는 땅의 숫자 6에서 나와 달의 둥그러짐과 이지러짐과 같은 자연현상을 보고 정한 것이다.

흔히 띠를 속상 또는 생초라 한다. 상(相)이란 면상, 즉 얼굴이란 뜻이다. 십이지란 자아의 내면세계를 대변하는 12가지 동물의 얼굴을 나타낸 것이다. 이런 십이지신의 순서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그중에서 덩치로 보나 생김새로 보나 볼품없는 쥐가 어떻게 첫 자리를 차지했을까.


"옛날 옥황상제가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고자 하였다. 그 선발 기준을 정월 초하루날 제일 먼저 도착한 짐승부터 12등까지 주기로 했다. 달리기에 소질이 없는 소는 남들이 다 잠든 그믐날밤에 일찍 길을 나섰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먼저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안 눈치 빠른 쥐가 잽싸게 소등에 올라탔다. 마침내 소는 동틀 무렵 궁정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는 순간 쥐가 날렵하게 뛰어내려 소보다 한발 앞서 1등이 되었다. 소는 분했지만 두 번째가 되었다. 천리를 쉬지 않고 달리는 호랑이는 3등, 달리기에 자신이 있는 토끼는 도중에 낮잠을 자는 바람에 4등이 되고, 그 뒤를 용.뱀.양.원숭이.닭.개, 그리고 돼지가 맨 마지막에 들어왔다."고 한다.

물론 이야기는 쥐는 훔치고 소는 정직하고 고지식하다는 교훈적인 뜻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다. 다음은 음양관련설이다.

"어느날 선조대왕이 경연 중에 쥐 한 마리가 어전을 지나가자, '쥐란 짐승은 저렇게 외모도 못생기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많거늘 어찌하여 십이간지 중 첫 자리에 놓였는고. 경 등은 그 까닭을 아는가? 그때 유희춘이 '다름이 아니오라 쥐의 앞 발가락은 넷이요, 뒷발가락은 다섯으로 여러 짐승 중에 한 몸뚱이에 이와 같이 음양이 상반되는 짐승은 쥐 이외에는 별로 없습니다. 원래 음기라는 것은 밤중에 되면 사라지고 뒤미처 양기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하와 쥐로서 열두시 중에 첫 꼭대기에 놓아 자.축.인.묘 순으로 나누게 된 것은 음에 속하는 앞발을 내 디 된 뒤에 양에 속한 뒷발을 내디딘다는 뜻을 취해온 것이니 밤 열두시는 양기가 생기는 때인 까닭입니다."라고 했다.

실제 쥐는 발가락 숫자가 홀짝이며, 이처럼 한 몸에 음양의 이치를 을 동시에 구비했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이 바뀌는 자리 즉, 12지의 첫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양이 처음 생기는 시초가 되는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쥐를 두어 하루의 시초로 삼은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실제 쥐는 대단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 쥐의 앞 뒤 발가락을 합치면 9가 된다. 9라는 숫자는 왕성한 번식력을 상징한다. 영국의 작가 더갈 덕슨은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라진다면 다음 주역은 쥐와 토끼일 것이다."라고 했다. 쥐는 다산과 재물을 비롯해 현자(賢者)의 상징한다.

그럼 갑을병정…의 천간은 무엇을 상징한 것인가. 간이 나무줄기로 양이라면 지는 나뭇가지로 음이다. 원래 천간은 자라나는 씨앗의 형상을 그린 것이다. 한자 사전의 기념비적인 '대한화사전'의 저자 모로하시 데쓰지는 십간십이지의 상징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십간은 자라나는 씨앗의 형상을 그린 것이다. 갑(甲)은 껍질을 뒤집어쓴 모습으로 만물이 씨앗을 깨고 나오는 형상이고, 을(乙)은 다툼·삐걱거림 뜻의 알(軋) 자와 음 소리가 같음을 취해, 만물이 싹을 틔워 들고 뻗어 나가는 모습이다. 병(丙)은 다 자란 줄기의 모습으로 밝게 드러내는 것이며, 꿋꿋하게 선 모습이 정(丁)이다. 무(戊)는 만물이 무성하게 일어나는 우거진 모양이며, 기(己)는 가지가 완전히 자라 성숙한 모습이다.

즉, 갑甲이 아직 싹이 트기 전 껍질을 뒤집어쓴 모습이라면, 을은 싹을 틔워 들고 뻗어나기 시작하는 형태이다. 자란 줄기의 모습이 병丙이고, 바르고 꿋꿋하게 선 모습이 정이다. 무는 가지가 무성하게 뻗은 모습이라면, 기己는 다 자라 형태가 정연한 모습이다. 그래서 기의 글자도 3개의 평행선을 취해 만든 것이다.

경(庚)은 만물이 숙연하게 가다듬어 고치는 것이며, 신(辛)은 음기가 새로워져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임(壬)은 맡을 임(任)으로서 양기가 만물을 그 아래에 두고 맡아 기르는 것이다, 마지막 계(癸)는 헤아리고 계책을 나타낸 규(揆)로서 만물이 법칙에 따라 싹트는 것을 상징한다.

해동용궁사 12지중 토끼
해동용궁사 12지중 토끼


다음은 열두 띠 동물 십이지의 상징과 모습에 대해 살펴보자.

십이지의 자(쥐)는 번성할 자(滋)로서 만물이 앞으로 번성하게 될 싹이 움트는 것이다. 축(소)은 뉴(紐), 즉 끈으로서 튼 싹이 아직은 끈에 묶여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인(범)은 펼침과 자라남을 이른 연(演)으로서, 만물이 자신을 드러내 처음으로 땅 위에 돋아나는 것을 의미한다. 묘(또끼)는 무성함을 나타내는 무(茂)로서 만물이 무성하게 우거짐을 뜻한다. 진(용)은 늘어나고 자라는 신(伸)으로 만물이 자라는 것이다. 사(뱀)는 기(己), 즉 다 자라 이미 무성함이 지극하여 열매를 맺는 시기임을 이른다. 이상 여섯 자는 모두 양기가 점차 왕성해가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이하 여섯 동물은 모두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모양을 상징한 것이다. 오(말)는 오(伍:섞임)로서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와 양기와 서로 섞이는 것이고, 미(양)는 맛(味)으로서 만물이 이루어져 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 나게 되는 것이다. 신(원숭이)은 몸(신:身)으로서 만물의 본체가 완성됨을, 유(닭)는 노(老:늙음)·포(飽:배부름)자와 같은 음이라, 만물이 충분하게 성하면 노쇠함을 이른 것이다. 술(개)은 벗거나 떨어짐을 나타내는 탈(脫)과 소멸의 멸(滅) 자와 같은 소리음으로서, 사물이 떨어져 나가거나 소멸함을 이른다. 마지막 해(돼지)는 씨앗인 핵(核)으로서 다음에 씨앗이 되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새해 계묘는 12띠 중 네 번째로 토끼띠를 가리킨다. 시로는 오전 5시부터 오전 7시까지, 방위로는 정동, 달은 봄 2월, 계절은 2월 경칩에서 3월 청명 전까지, 오행으로는 목, 음양으로는 음에 해당한다.

그럼 토끼띠 생은 어떤 성품과 재능을 가졌을까. 천성이 착하고 겸손하면서도 의지가 강하며지혜롭다. 이상주의적이며, 감수성이 뛰어나고 유머가 풍부하여 예능 계통에 재능을 보인다. 쉽게 사는 것을 좋아하고 다툼을 싫어한다. 또 자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간단히 뛰어넘으며 뛰어난 지혜로 재난을 잘 극복한다. 반면 토끼띠는 꿈을 중요시하고 항시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재능만 믿고 노력이 부족하고, 게으르고 수동적인 게 단점이다.

그럼 토끼띠와 궁합이 잘 맞는 띠는 무엇일까. 토끼띠와 잘 맞는 띠 궁합은 양과 돼지, 개띠

이다. 이들 관계를 삼합이라 한다. 토끼와 양띠는 가장 좋은 짝들 가운데 하나로 둘 다 온순하고 친밀감이 높아 상호 사랑과 이해로 싸우는 일이 적다. 둘의 결합은 성공과 번영을 약속한다.

토끼는 돼지띠와도 잘 맞는다. 토끼띠에게 부족한 적극성을 저돌적인 돼지가 보충해 충심으로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준다. 토끼와 개띠는 아주 바람직하고 큰 성과를 내는 관계이다. 토끼는 충직하고 성실하며 큰 욕심이 없는 개를 좋아해 서로간의 깊은 신뢰와 이해 속에서 행복과 이익을 찾는다.

반면 토끼띠는 닭띠와 원숭이띠와는 상극이다.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고집이 센 닭의 성격과 꾀가 많고 임기응변이 능란한 토끼와는 서로 성격이 잘 맞지 않아 좋지 못하다. 유머감각이 많은 원숭이의 모습이 토끼에게 가볍게 보일 수 있어 관계를 오래 지속하가기 싫지 않다. 특히 이런 성격 차이와 경쟁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적당한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유지되지만 완전한 신뢰관계로까지 발전되기 어렵다. 포용력이 넓지 않다면 토끼띠는 닭띠를 피하는 것이 좋다.

-정종수 CST 부설 문화행정연구소(ICST) 선임연구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 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 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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