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삭감' 추신수, 내년 못 볼 수도 있었다... "처음엔 그만두려 했다"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12.12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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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11일 인천광역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22 Champions Fan Festival'에서 말하고 있다./사진=SSG 랜더스
2022시즌 꿈에 그리던 프로 첫 우승을 이룬 추신수(40·SSG 랜더스)의 첫 계획은 은퇴였다.

추신수는 11일 인천광역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22 Champions Fan Festival'에 참석해 4000명의 SSG 팬들과 함께했다.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위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팬들의 열정에 보답하기 위해 SSG가 마련한 행사였다. 미국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던 추신수였으나, 팬들과 약속을 위해 일정을 3일 앞당겨 한국을 찾았다.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그의 등장에 깜짝 놀란 팬들이 다수였다. 이에 추신수는 "저번 랜디스벅 데이(11월 24일) 할 때도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못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일찍 왔다. 왜 내가 안 올 거라 생각하셨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팬들과 만날 기회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추신수의 바람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5일 SSG는 "추신수와 연봉 17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3시즌 연봉 17억 원은 입단 첫해부터 유지해 온 연봉(27억 원)에서 대폭 깎인 금액이다. 쉽게 나올 수 없는 결정이지만, 그에게 연봉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은퇴를 생각했던 추신수였다. 그는 "처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샐러리캡 문제도 있지만, 사실 이젠 후배들을 위해서 비켜줘야 할 때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는 팀 사정을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추신수는 "난 야구를 더 하고 싶었지만, 괜히 나 때문에 팀에 필요한 선수를 못 데려오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또 올해 우승했기 때문에 후배들도 연봉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려고 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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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사진=뉴스1
반대로 팀은 여전히 '리더' 추신수가 필요했다. SSG는 재계약 발표 당시 "추신수는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내년 시즌에도 팀의 중추적인 리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선수로서 활약도 여전히 기대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올해 112경기 타율 0.259, 16홈런 58타점 15도루, 출루율 0.382, OPS 0.812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구단에서 내가 계속 필요하다고 해주셨다. 구단이 필요하다 해도 내가 몸 상태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건데 그건 또 아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외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추신수는 "아이들은 내가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내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생각해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얼마 없다.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분들도 많은데 난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직업으로 삼으면서 박수까지 받고 있다. 정말 행운이라 생각한다. 아내에게도 이 점을 어필했다. 아내도 내가 야구에 얼마나 진심인 줄 알고 나를 오래 봐온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은 허락해줬다"고 미소 지었다.

그렇게 2023시즌도 SSG와 함께하게 된 40세 리더의 목표는 당연하게도 또 한 번 정상에 서는 것이었다. 팬 페스티벌을 끝내며 선수단 대표로 나선 추신수는 "야구를 하면서 이런 자리가 처음이다.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 시즌 많은 팬분들이 야구장에 와 주셨는데 관중 1위라는 것은 자부심을 가지셔도 될 것 같다"면서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에서도 4~5번밖에 없었던 와이어 투 와이어라는 대기록을 한국 야구에서 처음으로 했다. 팬분들의 관심과 열정이 있어 가능했던 기록이다. 앞으로도 랜더스팬이란 자부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 우리들이 힘을 다시 한번 모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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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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