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탕가를 아시나요'의 주종혁, 배윤경./사진=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의 '아쉬탕가를 아시나요' 방송 화면 캡처 |
'아쉬탕가를 아시나요' 주종혁과 배윤경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현실 로코로 안방극장 설렘 지수를 높였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 일곱 번째 단막극 '아쉬탕가를 아시나요(연출 이대경, 극본 염제이)'는 꼬일 대로 꼬인 요가 강사 강나라(배윤경 분)와 잘하는 건 없지만 꼬인 것 하나 없는 건물주 아들 설태준(주종혁 분)의 현실 공감 로맨스로 불안 가득한 청춘들을 향해 따스한 위로를 건넸다.
'아쉬탕가를 아시나요'는 밀린 월세 때문에 건물주(이지하 분)를 피해 도망치던 세입자 나라와 건물주 아들 태준의 강렬한 첫 만남으로 포문을 열었다. 요가원 앞에서 투덜거리고 있는 건물주를 포착한 나라는 무작정 태준의 차에 몸을 숨겼지만, 그가 건물주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충격에 빠졌다.
한편 태준은 이번 달 월세도 제때 못 낸 나라를 찾아와 개인 요가 레슨을 받고 싶다고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강나라는 뻣뻣한 설태준의 몸을 잡아주다 뒤엉켜 넘어졌고, 두 사람은 초밀착 스킨십을 하게 되며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런가 하면 나라는 요가 수업 중 남자친구 남일(박강섭 분)로부터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고는 눈물을 터트렸다. 태준은 "속상한 일도 지나고 나면 나쁜 일만은 아니더라. 재밌는 추억이 된다"고 나라를 위로해주며 두 사람은 서서히 가까워졌다.
나라는 월세 마련을 위해 틈틈이 배달 알바에 나섰고, 하필이면 태준이 시킨 음식을 배달하게 되며 현타를 맞았다. 이와 함께 5년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나라의 모습이 그려지며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불안함에 흔들리던 30대 나라는 자신이 사랑하는 요가 강사의 길을 택했지만, 현실은 월세 마련을 위해 심야 알바를 뛰고,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고단한 하루를 살아내야 했다.
급기야 문자로 이별 통보까지 받은 나라는 남일의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복수에 나섰다. 하지만 나라는 집으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에서 태준과 남일을 동시에 마주치는 일촉즉발 상황에 부닥치며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나라는 남일이 자신을 질척이는 전 여친으로 몰고가자 태준을 남자친구라고 소개하며 통쾌한 한 방을 날리기도. 얼떨결에 태준의 집 앞까지 오게 된 나라는 그제야 서러운 눈물을 터트리며 찌질한 자신의 인생을 한탄했다. 태준의 진심 어린 위로에 안정을 찾은 나라는 그가 찍은 사진을 구경하던 중 눈을 마주치며 서로를 향한 강한 끌림을 느끼기 시작했다.
때마침 태준의 모친이 그의 집에 들이닥치자 당황한 나라는 욕실에 숨었고, 태준은 모친에게 씻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위기를 모면했다. 샤워기를 틀고 태준과 한참을 같이 있던 나라는 그의 다정함에 위안을 얻었고, 맥주 한 캔에 노곤해진 그녀는 태준의 집에서 잠들어 버렸다.
반면 전날 태준의 집 현관에서 본 신발을 신고 있는 나라를 본 건물주는 두 사람의 사이를 알아챘다. 건물주는 나라에게 "적선은 동정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건물 옥상에서 태준과 효주(오하늬 분)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나라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 또다시 꼬이기 시작한 자신의 인생을 비관했다.
나라는 효주와 크게 싸운뒤 요가원을 찾아온 태준을 향해 "누가 불쌍해서 잘해주는 거 자기만족이다. 착한 사람처럼 보이는 자기만족이다. 동정을 호의라고 착각했다"고 말하며 태준을 밀어냈다. 나라의 가시 돋친 말에 울음을 터트린 태준은 "무언갈 열심히 잘하는 나라 씨가 멋있었다.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걸 가진 나라 씨가 좋았어요"라는 갑작스런 고백으로 핑크빛 무드를 자아냈다.
그 순간 요가원에 누군가 들어왔고, 나라는 그토록 기다리던 스승 황철용(정선철 분)이 금불상을 훔쳐가는 모습을 보며 실망감에 빠졌다. 스승에 대한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진 나라는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까 불안했던 지난 시간들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나라는 자신의 용기가 되어준 태준을 찾아가 환한 미소를 지었고, 두사람은 서로의 두 손을 맞잡으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아쉬탕가를 아시나요'는 나라와 태준의 솔직담백한 로맨스뿐만 아니라 꿈을 포기하지 않고 쉼 없이 달려가고 있는 30대 청춘들을 향한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며 안방극장에 따스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로코물 도전에 나선 주종혁은 순수하면서도 다정한 '온미남'의 면모로 여심을 사로잡았으며, 배윤경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