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BBNews=뉴스1 |
역대급 결승전이었다. 전반에는 아르헨티나 분위기였다면 후반은 프랑스였다.
아르헨티나는 베테랑 앙헬 디마리아(34·유벤투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왼쪽에서 전반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내며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23분 아르헨티나의 페널티킥을 만들어낸 것도 디마리아였다. 리오넬 메시(35·PSG)가 왔다갔다 하면서 공격 작업을 만든 것도 주효했다. 무엇보다 전반 동안 아르헨티나의 전투력이 120%였던 것 같다. 볼을 뺏기면 바로 압박하고 상대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24·PSG)를 막는 2대1 수비 장면에서도 투지가 느껴졌다.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향한 열정이 더 컸던 것 같다.
프랑스도 랜달 콜로 무아니(24·프랑크푸르트), 마르쿠스 튀랑(묀헨글라트바흐), 킹슬리 코망(26·바이에른 뮌헨) 등 빠른 공격수 3명을 투입한 것이 후반 막판 효과를 봤다. 아르헨티나의 간격도 벌어진 상황이었고, 프랑스가 빠른 선수들을 이용해 계속 두드린 결과, 음바페에게 찬스가 났다. 프랑스가 계속 따라붙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아르헨티나, 프랑스 모두 퀄리티 있는 실력을 보여줬고 이기겠다는 의지도 있었지만, 동기부여 측면에서 아르헨티나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메시의 우승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다. 메시도 평소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할 때 자기 진영의 페널티박스까지 내려왔다. 메시 본인도 열망이 대단했던 것이다. 우승을 향한 갈망이 차이를 만들었다.
이번 월드컵은 '축구의 신' 메시의, 메시에 의한, 메시를 위한 대회였다.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통해 모든 것을 이루게 됐다. 클럽에서 많은 업적을 쌓았고 코파아메리카 우승도 차지한 상태에서 월드컵 우승만이 숙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정상에 올라 그 숙제를 끝냈다. 왕 중의 왕이 됐다. 현역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발롱도르를 역대 최다 기록인 7회 수상했고, 클럽·대표팀에서도 다 이루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
역대 축구선수로 따져도 톱3 안에 든다고 본다. 축구황제 펠레(82), 디에고 마라도나, 메시다. 펠레, 마라도나가 그 시대 최고 선수였는데, 메시는 이 시대 최고 선수다. 오랜 기간 최고의 자리에 있었는데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마침표까지 찍게 됐다.
킬리안 음바페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골든슈(득점왕)을 수상한 뒤 시상식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AFPBBNews=뉴스1 |
리오넬 메시(왼쪽)가 2022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와 결승전 연장 후반 3분 골을 넣은 뒤 레안드로 파레데스(가운데 등번호 5번), 니콜라스 오타멘티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AFPBBNews=뉴스1 |
전체적으로 이변이 많았다는 점을 이번 대회 흥행 요소로 꼽고 싶다.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런 경기가 많았다. 많은 팀이 전력이 약하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돌풍이 많이 일어나 많은 축구팬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희망을 주었다.
/김동진 킷지(홍콩) 코치
김동진 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