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사진=뉴스1 |
① "젊음 강점, 4강 가능... 나라 위해 뛰어라" 해설위원 5인 전망
2023 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신생팀 KT 위즈를 부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이강철(57)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제출한 관심 명단 50인에는 김광현(35·SSG), 김현수(35·LG) 등 베테랑부터 이정후(25·키움), 이의리(21·KIA) 등 젊은 피까지 최정예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스타뉴스는 이순철(62), 김동수(55·이상 SBS 스포츠), 이상훈(52·MBC 스포츠플러스), 김태균(41), 윤희상(38·이상 KBS N 스포츠) 등 5명의 해설위원들에게 이번 WBC의 전망과 대표팀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 한국 장점은 젊은 패기
현재 50인의 관심 명단은 1월 중순 35명으로 추려지고, 2월 초 28명의 최종 엔트리가 결정된다. 해설위원들은 아직 명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한목소리로 새로운 얼굴들이 보여줄 패기에 주목했다. 또 이강철 감독이 앞서 밝힌 '젊은 선발 투수와 경험 있는 불펜' 원칙과 경기 운영에 기대를 걸었다.
이순철 위원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됐다. 그들의 젊음이 하나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 위원은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때는 투수진에서 구속 등에 불안한 점이 있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공에 힘이 있고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타선에서도 이정후 등 젊은 선수들이 한 단계씩 성장해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윤희상 위원은 "투수 쪽에 새 얼굴이 크게 많진 않아 걱정이 앞선다"면서도 "야수 쪽에 (젊은 재능이) 집중됐는데 그 선수들이 다른 나라의 좋은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이정후./사진=뉴스1 |
대표팀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이 나왔다. 이상훈, 김태균 위원은 "모든 선수가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고, 윤희상 위원은 "세대교체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라며 김하성(28·샌디에이고)과 이정후를 꼽았다. 이순철 위원은 중심 타선, 김동수 위원은 포수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순철 위원은 "파워 있는 타자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2009년 WBC에는 김태균, 추신수 등 결정적일 때 한 방씩 터트려주는 선수들이 있었다. 장타가 있으면 경기가 쉽게 풀리고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 경기에 투수 한 명마다 조별리그 65구, 8강전 80구, 준결승과 결승전은 각각 95구씩 투구 수 제한이 있다. 포수 출신의 김동수 위원은 이 점을 언급하며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투구 수 제한도 있고 교체도 중요할 것이다. 코치진과 상의하면서 신중한 경기 운영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호주부터 잡아야 한다
한국 대표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는 해설위원 5명 모두 일본을 첫손에 꼽았다. 이상훈 위원은 "우리나라는 항상 그래왔듯 일본이다. 이번에는 더욱 정예로 나온다고 하니 조금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3월 9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10일에는 일본을 만나고,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경기가 이어진다. 일본의 전력이 막강한 만큼 첫 상대인 호주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동수 위원은 "호주를 중점적으로 두고 임해야 한다. 호주전을 잘 풀어나가 이긴다면 일본과 경기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꼭 꺾어야 하는 상대로 꼽았다. 김태균 위원 역시 "조별리그에서는 호주전이 중요하다. 물론 호주도 미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어 무시할 수 있는 팀은 아니지만, 확실히 잡고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2013년 WBC 우승 당시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단./AFPBBNews=뉴스1 |
성적 예상에선 이상훈 위원을 제외한 4명의 해설위원이 도미니카공화국과 일본(각 4표), 미국(3표)을 유력 우승 후보로 꼽았다(중복 응답). 한국의 예상 성적으로는 4강을 희망하면서도 2라운드(8강) 진출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순철 위원은 "우리도 4강 안에 들 수 있는 전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마음을 갖고 대표팀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과거 코치로 WBC에 참가했을 때 1, 2회 대회에 비해 3, 4회 대회 때는 마음가짐에서 선배들에 비해 조금 옅어졌다고 느꼈다. 반대로 남미나 미국 선수들은 2회 대회까지만 해도 시즌 전 몸을 만드는 대회로 참여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우리 대표팀도 한국야구나 본인들을 위해 뭔가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지지 않으면 (이번에도) 굉장히 어려우리라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윤희상 위원은 "무조건 (4강 이후 경기가 열리는) 미국은 가야 한다. 프로에 있다 사회에 나와보니 야구 인기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어린 친구들에게 한국의 대표 스포츠가 야구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희망했다.
◇ 태극마크 자부심 가져라
윤희상 위원은 "크게 부담 갖지 말고 한 수 위의 선수들과 붙더라도 오히려 더 부딪혀보고 젊은 패기로 뭐든 해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김동수 위원은 "지난 WBC 두 대회에서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후배들이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또 본인을 위해 뛰어주면 좋겠다. 그것이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이다. 축구대표팀도 이번 월드컵에서 그렇게 좋은 결과를 냈다. 야구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망했다.
이상훈 위원과 김태균 위원은 후배들이 부상 없이 대회를 마무리하길 바랐다. 이상훈 위원은 "무조건 건강이다. 건강하게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기가 가장 어려운 일이다. 부디 다치지 말고 자신의 모든 것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