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해영 감독 "박소담, 촬영 후 암 투병..코너로 몰아 미안"[인터뷰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1.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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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유령'의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이 박소담에 대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17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유령'의 이해영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발',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독전'에 이어 이해영 감독이 직접 쓰고 연출하는 다섯 번째 영화다. 얽히고설킨 남다른 캐릭터들의 개성과 서사를 영화의 기본 동력으로 삼았던 이해영 감독의 세계를 첩보 액션과 추리극이 뒤섞인 복합 장르의 재미로 한층 더 확장한 작품이다.

이날 이해영 감독은 박소담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박) 소담이를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첫눈에 반했다. 가장 큰 매력은 낮은 목소리와 무표정 속에서의 묵직한 분위기였던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도 제가 처음에 발견했던 그 이미지를 활용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령' 시나리오를 쓰면서 완전히 낮은 톤에서 몇 옥타브를 올리면 박소담 안에 응축해놨던 에너지가 폭발해서 더 새롭고 재밌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경성학교' 이후 몇 년 사이에 엄청난 감독님들과 엄청난 작품을 했다. 몇 년 동안 박소담 팬으로서 뜨겁게 응원하며 기뻤는데 현장에서 다시 만나서 작업을 해보니까 많이 달라지고, 성숙해지고, 능수능란해졌다. 정말 멋진 배우가 돼 있더라"라고 칭찬했다.


그는 "이번에 '미친 거 한 번 해보자'라며 박소담 배우의 발 아래에 발판 하나를 줬더니 그걸 사뿐히 밟고 도약해서 영화 안에서 훨훨 날아다녀 기뻤고, 저를 황홀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앞서 '유령'의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박소담과 이하늬, 이해영 감독과 설경구까지 울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박소담은 '유령' 촬영 이후인 2021년 11월 건강검진을 통해 갑상선 유두암 소견을 듣고 이후 정밀 검사를 받은 후 12월 9일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그는 회복 과정을 거친 뒤 이듬해 2월 완치 소식을 전했다.

이에 이해영 감독은 "촬영할 때 본인도 아픈 걸 몰랐고, 번아웃인 줄 알았다고 했는데. 촬영할 때도 힘들어하기는 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에서 후시녹음(ADR)까지 했는데 연출자로서 욕심껏 뽑아내야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조금만 더 던지고, 에너지 좀 더 올려보자고 많은 걸 요구했다. 그러고서는 며칠 있다가 암 진단을 받아서 수술까지 하게 됐는데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상태가 안 좋은 아이를 너무 코너까지 몰았나?' 하는 마음이 뒤늦게 들어서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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