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이해우,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2.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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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우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늦게 핀 꽃은 더욱 아름답고, 거센 바람을 만난 돛배는 더 빨리 갈 수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향해 이리저리 휩쓸려가던 이해우는 이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 '롤모델'이었던 최민식과 함께 연기하겠다던 목표를 이룬 '카지노'를 통해서다. 배우 이해우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고, 그에게는 오직 직진만 있을 뿐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 사옥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배우 이해우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해우는 '카지노'에서 최민식, 이동휘와 한 팀을 이루며 호흡하는 카지노 에이전트 '필립'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첫 등장부터 매력적인 비주얼로 극 중 김소정(손은서 분), 양정팔(이동휘 분)과 삼각관계를 이루며 극적 흥미와 긴장감을 유발한 것은 물론이고, 7회에서 충격적인 반전 엔딩을 선사, 새로운 이야기의 줄기를 만들어 내는 인물로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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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해우는 우연한 기회에 '카지노'라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는 "친한 제작사 형의 소개로 비대면 오디션을 보게 됐고, 필립의 대사를 녹화해서 보내드렸다. 보내놓고도 부족한 것 같아서 영어 대사를 녹화하고, 나름 캐릭터를 분석해서 팔에 타투도 붙였는데 그런 부분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카지노'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부대감과 기대감이 공존했다. 그는 "정확하게 기억하는 게 4~5년 정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연기를 쉬면서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카지노'에 출연하게 됐다는 연락이 왔다. 혼자 조용히 나가서 하늘을 보면서 '나에게도 이런 일이'라며 감동을 받다가 몇 분 안 가서 걱정으로 바뀌더라"라며 "내가 최민식 선배님에게 폐를 안 끼치고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고 전했다.


걱정과 고민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캐릭터에 몰두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해우는 "캐릭터의 외적인 부분을 만들어야 하니까 운동을 열심히 했고, 이성에게 매력 어필이 돼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제가 원래 피부톤이 하얗기 때문에 기계 태닝을 3개월 정도 하고, 선크림 안 바르고, 홍기준 형이랑 계속 돌아다녔다"고 노력한 지점을 밝혔다.

강윤성 감독이 필립 캐릭터에 대해 강조한 부분은 리얼리티였다. 필리핀 교포이자 카지노 에이전트인 필립 역을 위해 많은 정보를 모아야 했다. 그는 "우선 한국에서 캐릭터를 연구할 때는 블로그나 유튜브를 많이 찾아봤다.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관광을 많이 가니까 생각보다 정보가 많더라. 필리핀에 가서는 에이전트 분들을 소개받아서 인터뷰도 하고, 그분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지켜보면서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쨌든 저는 이성에게 어필이 돼야 하는 캐릭터였고, 같은 에이전트 역할을 맡은 배우 이동휘, 홍기준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주려고 했다. 촬영 중에도 형들과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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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렇듯 이해우에게 '카지노'가 터닝포인트가 됐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선배 배우들 때문이었다. '카지노'에서 막내였던 이해우는 함께 출연했던 선배 배우들의 장점을 흡수하려고 노력했다고. 특히 최민식은 '대배우'일 뿐만 아니라, 이해우에게 '롤모델'이었기에 그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그가 연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 또한 최민식이었다.

이해우는 "제가 '장미맨션'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목표로 잡았던 게 최민식 선배님과 작업하는 거였다. 그 목표를 노트에 적은지 한 달 만에 꿈이 이뤄진 셈이다"라며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올드보이'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해준 영화 또한 '올드보이'다. 제 연기의 시작점이다. 또 노트에 그 목표를 적을 때쯤에는 '침묵'이라는 작품을 봤는데 최민식 선배님을 보고 '저렇게 매력적인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해우는 최민식과의 연기할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고 웃었다. 그는 "촬영하기 전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너무 소년 같으시고, 해맑으시고, 후배들을 잘 챙겨주셨다. 쉬시는 날에도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배우로서 어떤 자세로 삶을 대해야 하는지, 또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또한 손석구에 대해서도 "이렇게 대본을 많이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본을 많이 보고, 연구한다. 저는 많이 부족하고, 조연이기 때문에 제 캐릭터 위주로 대본을 봤다면 형은 전체적인 밸런스나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통찰력도 가지고 있고, 작품을 꿰뚫고 있어서 놀랐다. 형에게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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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우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이해우는 '카지노'를 통해 다시 한번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이해우의 배우 인생은 '카지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07년 드라마 '이산'의 단역으로 시작해 2010년 태국 드라마 '같은 태양 아래 지평선', '황금물고기', 2012년 '무신', 2013년 '구암 허준', '루비반지', 2015년 '그래도 푸르른 날에', 2019년 '우아한 모녀' 등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그의 배우 인생은 탄탄대로를 걷지 못했고, 배우의 꿈을 접으려던 그는 돌고 돌아 다시 배우 이해우로 돌아왔다.

그는 "4~5년 동안 몇 개의 작품은 찍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연기를 쉬었다. 불러주는 곳이 많이 없었고, 그러면서 스스로를 의심하게 됐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쪽에는 연기를 놓지 못하고, 배우를 하고 싶으니까 발음, 발성 연습 등은 쉬지 않고 준비는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카지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없었던 건데 방향성이 잡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것에 집중하고, 또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의 지점이 명확해졌다. 20대 때는 하고 있는데도 뭘 하고 있는지 인식이 안 되고 헤맸던 것 같다. 아직도 연기가 힘들고 어렵긴 한데 어느 지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 어떻게 하면 더 연기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해우는 "20대 때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야 하는지, 또 어떻게 포장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던 것 같다. 근데 이제는 직진만 하면 된다. 이것 또한 최민식 선배님께 받은 영향이다"라며 "한 번 내려놓고 나니까 하나하나가 더 소중해졌고, 굳은 심지도 생긴 것 같다. 이제는 웬만한 저항에는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단단한 마음을 보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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