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 중 기조연설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2023.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를 둘러싼 'SM 사태'가 이번에는 이성수 SM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이성수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위법 행위를 폭로하자 하이브도 즉각 반박했다.
/사진=이성수 유튜브 |
이성수 대표는 1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명 발표 영상을 공개하고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여러 폭로를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성수 대표는 최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연설을 한 것을 언급하는 듯 "갑자기 이수만은 나무심기를 강조하고 그와 연계한 페스티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고 운을 떼고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해외 공연을 해야하니 아티스트 스케줄을 체크하고 블락하라는 지시를 했다. 그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라며 "실제 어느 국가에서는 부지 소유권을 요청했으나 사용권만 가능해 이를 조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수만의 뮤직시티 건설에는 카지노가 연결돼 있었다. 전세계 10대와 20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K팝 창시자가 카지노를 주장했다. 이수만은 심지어 많은 관광객들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도 운운한 것을 여러 사람이 듣고 목격하고 말렸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의 아티스트를 홍보용으로 사용, 각국에 이수만 월드를 만드는 것이 그의 월드였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성수 대표는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에스파의 컴백이 연기된 이유도 바로 이수만의 나무심기 사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에스파가 20일 새 앨범을 발매하고 25일과 26일 양일간 첫 번째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에서 나오는 모든 주요 곡에 나무심기와 서스테이너빌리티를 투영하라고 유영진과 A&R 팀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했다.
이성수 대표는 "에스파에게도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 나무심기 가사를 부를 것을 지시했다. '저스트 서스테이너빌리너티' '1도라도 낮출' '상생' 등 K팝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가사에 중간중간 들어갔고 초기 단계 가사에는 '나무심기'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라며 "에스파 멤버들도 속상해서 울컥하기도 했고 나는 나무심기 가사라도 빼자고 부탁했다. 이수만의 무리한 지시에 제작부서 직원들은 세계관 및 팀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 가사들을 연결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에스파를 위해 이번 곡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컴백이 밀리게 됐다. 다만 에스파 멤버들과 모든 제작부서, A&R 팀은 이를 바탕으로 더욱 정성을 다해 새로운 곡,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새로운 콘텐츠로 컴백을 예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성수 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2019년 설립한 개인법인 CTP를 통해 웨이션브이 에스파 슈퍼엠 등의 음반 유통 수익 등을 6% 선취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는 SM과 레이블사가 먼저 수익배분을 하고 SM에 정상된 금액에 대해 라이크기획과 이수만이 6%를 지급받아야 했지만, 이 구조를 기형적으로 바꿔 SM과 레이블사의 정산 이전에 6%를 선취했다"라며 "이 때문에 SM은 2014년과 2021년 정당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수백억원대 세금을 납부했다"라고 폭로했다. 이성수 대표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역외 탈세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CTP는 각 레이블사로부터 6%를 선취하기 때문에 라이크 기획의 2배가 된다. 이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다. CTP는 3~4건의 거래만을 위해 설립된 회사가 아니다. 이와 같은 구조를 글로벌로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해외 로열티를 선취하려는 지시는 최근까지도 계속 있어왔다"라며 "이수만과 하이브의 계약에 따르면 국내 프로듀싱은 3년간 제한돼 있지만 해외 프로듀싱은 전혀 제한이 없다. 하이브는 CTP의 위법 요소를 알고도 동조하거나 묵인한 건지 모르고 계약한 것인지. 모르고 계약했다면 1조원 이상의 메가딜을 진행하며 실사조차 진행하지 않아서 이런 중요한 사항을 놓친 것을 어떻게 임직원들과 주주들에게 설명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성수 대표는 "이수만과의 프로듀싱 계약종료는 모든 주주를 위한 SM 정상화의 첫걸음이었다"라며 이수만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성수 대표는 "창업자 이수만의 욕심과 과오를 지금 여기에서 멈춰야만 했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이수만과 SM, 임직원, 아티스트, 주주들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며 "K팝은 전세계에 모든 영제너레이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문화이자 장르가 됐다. 그 힘은 어마어마하고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더 밝은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끝까지 SM의 모든 임직원 여러분을 지키겠다라고 호소했다.
이후 하이브는 즉각 공식입장을 통해 "이수만 전 총괄은 SM과 관련없는 개인 차원의 프로듀싱 업무를 해외에서 할 수 있으며, 3년이 경과한다고 SM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이수만 전 총괄과 관련돼 있다는 CT Planning Limited에 대해 전달받은 바 없으며, SM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이를 종결시킬 것입니다. 이수만 전 총괄이 추진하는 개인 활동이 SM과의 연계성이 없다면 관여하지 않으며, 이수만 전 총괄이 추진하는 ESG 활동의 세부 내용에 대해 전달 받은 바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하이브는 "이미 이수만 전 총괄과 SM 간의 프로듀싱 관계가 정리됐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 수행할 수 있는 프로듀싱 업무 역시 SM과 관련없이 진행되는 개인 차원의 프로듀싱 업무를 의미하기에 해외 프로듀싱 업무 수행이 SM과 연계돼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수만 전 총괄의 국내 프로듀싱을 3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경업금지에 관한 관행적인 내용이며, 3년이 경과한다고 SM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과 SM 간의 거래 관계가 없음을 전제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수만ㅁ 전 총괄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상에 SM과 이 전 총괄 간에 거래관계가 없고 계약 체결 이후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에 관해 확인을 받았으며, 만약 계약이 존재할 경우 이를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뒀다"라고도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는 "이성수 대표가 주장한 대로 이수만 전 총괄이 CT Planning Limited (이하 'CTP')를 소유하고 있고, SM과 CTP 간에 계약이 체결돼 있다면, 위 조항에 따라 계약 관계가 해소될 것"이라며 "향후 CTP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법인이 이성수 대표가 주장한 것처럼 SM과 문제가 많은 계약을 체결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러한 법인과 SM 간의 계약을 승인한 SM 내의 주체들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나무심기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이수만 전 총괄과 관련된 어떤 형태의 활동이나 캠페인이 SM과 직접 연계돼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관여할 이유가 없다"라며 "이수만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수만 전 총괄이 SM에서 추진하는 ESG 관련 캠페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기에 이성수 대표가 주장하는 내용 역시 알지 못한다. 하이브도 ESG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이수만 전 총괄이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이 ESG 활동과 연계돼 진행될 경우 이에 대해 협력하기로 한 바 있지만 이러한 협력은 해당 캠페인이 추진하고자 하는 ESG 활동의 범위 등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상호 협의가 돼야하므로 세부 내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는 "이성수 대표는 당사와 이수만 전 총괄 간의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인 2월 10일 새벽 1시 20분 경 방시혁 의장과 통화를 하고 싶다고 당사 쪽으로 연락을 했으며, 이에 따라 새벽에 방시혁 의장과 이성수 대표 간의 통화가 이뤄졌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