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깰 것"..'데뷔 20년' 유연석의 생존법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2.26 10:00
  • 글자크기조절
image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의 주연배우 유연석이 17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영화 '멍뭉이'는 3월 1일 개봉한다. /2023.02.1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 배우 유연석은 갇혀있지 않도록 깨부수고, 또 깨부순다. 유연석이라는 배우에게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그가 배우 유연석으로 사는 방법이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의 주연 배우 유연석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멍뭉이'는 견주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유연석 분)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차태현 분),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연석은 가족의 완성이 목표이고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11년을 함께 한 동생 같은 반려견 루니를 누구보다 아끼고 배려하는 순정남 민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유연석은 "저에게 들어왔던 드라마, 영화 대본 중에 가장 먼저 봤다. 그냥 '멍뭉이'라는 제목에 끌렸다. 이 영화가 쉽지 않겠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스토리를 보고,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의미를 느끼고 나서는 이 대본을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 내가 이 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이 강아지들을 거절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자체로 좋은 스토리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찾던 작품은 아니었을 수 있다. 당시에 저도 배우로서 욕심이 있었고, 대작이나 고예산의 화려한 작품에 손이 갈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멍뭉이'에 끌렸다. 또 감독님과 미팅하고 난 뒤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진짜라는 걸 느꼈고, 어떤 결과든 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유연석은 '멍뭉이' 출연료를 자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 사실조차도 잊고 있었다. 돈이 중요한 작품이 아니었다. 이런 이야기가 관객들한테 어필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작품의 의미가 분명할 거라고 생각해서 다 비슷한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관객 수도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 영화를 많은 분들이 보고 한 분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image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의 주연배우 유연석이 17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영화 '멍뭉이'는 3월 1일 개봉한다. /2023.02.1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렇듯 '멍뭉이'에 애정으로 임한 유연석은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반려견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유연석은 "공식석상에서 울었던 건 처음이라서 당황이다. 이 영화에 제가 가지고 있는 의미나 영화의 메시지가 마음에 남아있다 보니까 순간적으로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감정이 터져나온 것 같다. 제가 제 영화를 보고 그렇게 자주 운 게 처음이고, 예상하지 못한 포인트에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끼리 연기할 때는 진심으로 연기하지만, 그 상황을 다 알고 있다. 근데 강아지들의 모습은 꾸며낼 수가 없다. 촬영 당시 루니와 교감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교감을 하면서도 루니의 표정을 실제로 본 적은 없었는데 클로즈업으로 보니까 너무 감동이 오더라"라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멍뭉이' 촬영 1년 뒤 유기견 리타를 입양하는 진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실 어머니를 도와서 키웠고, 독립해서 혼자 키우려고 하다보니까 어머니가 진짜 고생하셨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대형견은 처음 키워본다. 리타는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서 2000마리가 살던 보호소에서 데려오다 보니까 다른 개들과 함께 있는 걸 싫어했고, 그 때문에 리타가 입양이 안 됐었다. 내가 정을 주면 되겠다 싶어서 데려왔는데 적응을 못하더라. 근데 시간이 지나고, 정주고 마음 주니까 괜찮아졌다. 1년 반 정도 됐는데 학교를 보내서 천천히 친구를 사귀고 있다"고 웃었다.

특히 유연석은 '멍뭉이'를 통해 드라마 '종합병원2'(2008) 이후 15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그는 "(차) 태현이 형이 사촌 형으로 함께 출연한다고 했을 때 너무 반가웠다. 원래 친분이 있었고, 워낙 좋은 형이다. 15년 전에는 제가 드라마 촬영 현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실수도 많이 했는데 태현이 형이 선배이자 형으로서 잘 이끌어주고 가르쳐줬다. 그때 추억이 우리 영화에도 담겨있다. 운명적인 만남이 15년 전부터 시작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촬영 현장이 개들 위주로 돌아가긴 했지만, 형과 어떤 케미를 만들어내고, 친해지기 위한 시간이 없어서 이미 유대감이 쌓여있어서 편하고 좋았다. 또 다른 의미로는 예전의 추억이 있다보니까 그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형제처럼 촬영했다. 태현이 형이 제가 기대하고 있던 모습을 잘 보여주신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애틋함을 전했다.

image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의 주연배우 유연석이 17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영화 '멍뭉이'는 3월 1일 개봉한다. /2023.02.1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올해로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 유연석은 "20년이라는 숫자가 민망하고 부끄럽다"고 웃었다. 그는 "단지 이제는 서툴고 경험이 없다는 핑계는 못 대겠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고, 더 겸손해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2021),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최근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이해'까지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유연석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수리남'을 동시에 촬영하기도 했다는 유연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찍는 와중에 다른 모습과 다른 장르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팬분들도 '수리남'의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연기에 평가에 대해서는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신경 쓰지는 않는다. 제가 잘 준비한 걸 보여드리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제 모습이 익숙한 거다"라고 말했다.

유연석은 그런 '익숙함'을 깨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그는 "저의 댄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러뜨리고 싶다. 어떤 틀 안에 저를 가두고 싶지 않다. 다음 작품도 연쇄살인마 역할인데 그것도 어색할 수 있을 거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깨부수고 싶다. 어떤 평가가 나올지 모르지만, 겁을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유연석은 "어떤 장르나 캐릭터에 갇혀있지 않고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저라는 배우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저라는 배우가 질리지 않게끔 영화, 드라마, 공연, 예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정해진 이미지로 저를 기억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20년 동안 쌓아온 필모그래피에서 그 방향성을 찾을 수 있으실 거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기자 프로필
김나연 | ny0119@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나연입니다. 항상 노력하고, 한 발 더 앞서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