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성장은 자극제" 김예림, '피겨철인' 시선은 세계선수권으로 [★현장]

의정부=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2.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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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이 19일 전국동계체전 피겨스케이팅 여자 대학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OSEN
김예림이 19일 전국동계체전 피겨스케이팅 여자 대학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OSEN


'피겨장군' 김예림(20·단국대)의 발걸음은 역시나 당찼다.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던 김예림이 국내 대학 최강자 면모를 뽐냈다.

김예림은 19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경기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대학부 싱글 A조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7.87점, 예술점수(PCS) 66.74점, 134.61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8.48점으로 1위에 올랐던 그는 총합 203.09점으로 2위 이시원(경희대·144.35점)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서머 오브 42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예림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 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 등 점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오며 더블 러츠로 처리되긴 했으나 이후 트리플 샬코 점프에 더블 토루프+싱글 루프를 더해 만회해 정상을 지켜냈다.

수많은 '포스트 김연아' 후보군 중 하나로 꼽혔으나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던 김예림은 2022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름다운 연기와 달리 팬들의 환호 속 링크를 빠져나오는 그의 발걸음과 반응은 씩씩했고 팬들은 그를 '피겨장군'이라고 불렀다.


기량도 올림픽 이후 급성장했다. 지난해 11월 국제빙상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2위로 자신의 시니어 그랑프리 첫 메달을 목에 건 김예림은 같은 달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외하고 출전한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메달을 일궜다. 지난해 2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훌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피겨 간판으로 우뚝 섰다. 남녀 싱글을 통틀어 한국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2009년 11월 김연아 이후 김예림이 13년만이었다.

김예림이 연기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OSEN
김예림이 연기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OSEN
지난해 4대륙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김예림은 이번 대회에선 정상을 바라봤고 쇼트프로그램을 1위로 마쳤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하며 이해인(19·세화여고)에 이어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허리 통증을 안고 있는 김예림은 당초 이번 대회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결국 대회에 나서 1위를 차지한 뒤 취재진과 만난 김예림은 "원래 계획한 것이어서 거르고 싶지 않았고 이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참가하게 됐다"며 "허리는 지금 판단으론 세계선수권에 큰 영향 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달 정도 남아서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김예림에겐 '장군'보다는 '철인'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려보인다. 많은 대회를 거의 거르지 않고 참가했다. 이번 대회엔 불편한 허리를 이끌면서까지 참가했다. "벌써 11개 대회에 참가한 것 같다. 작년 올림픽 이후 첫 시즌이었기 때문에 초반부터 욕심을 냈다"며 "조금 더 무리해서 달리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적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김예림은 출전을 강행했고 소득을 얻었다. "해외 대회 직후에 열린 대회이기에 컨디션이나 부상 관련해서나 가장 준비가 안됐던 대회였기에 자신감이 없었다"는 그는 "그런데도 '이 정도는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나와 연습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4대륙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해인과 이번 대회 그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김채연(17·수리고), 2022 베이징 올림픽 6위에 빛나는 유영(19·수리고) 등 후배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김예림은 "후배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가끔은 부담스럽고 불안할 때도 있다"면서도 "계속 성장해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동기부여가 돼 단 한순간도 방심 않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게끔 한다"고 전했다.

다음달 20~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ISU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면 사실상 시즌은 마무리된다. 김예림은 2011년 거둔 11위가 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엔 출전권을 따내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고개를 떨궜다.

"스케줄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 시즌 세계선수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는 김예림은 "이번 시즌 참 힘들고 길었는데 마지막에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하트로  화답하는 김예림. /사진=OSEN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하트로 화답하는 김예림.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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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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