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2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이승훈 스타뉴스 기자]
"그때는 똥폼이었지. 간지럽지. 맛있어지더라. 그러니까 숨을 좀 내쉬는 것 같았어. 없이는 못 살겠더라. 17년 폈나. 아이고 냄새야. 나 금연한다. 콜록콜록. 빠잉담배. 2020년엔 금연하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건강해지자. 건강하게 나를 살릴 거야. 더 건강한 몸으로 더 잘 움직일게."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020년 12월 24일 개인 SNS에 업로드한 글이다.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식의 합리화의 늪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그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저는 이런 순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진정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유아인이 2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12시간 조사를 받고 나와 고개를 숙였다.
유아인은 늘 자신의 건강을 생각했다. 건강한 삶을 위해 17년 동안 핀 담배를 끊고 금연을 선언할 정도. 하지만 유아인은 금연 직후 2021년 초부터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수시로 처방, 자신의 건강을 해쳤다.
이미 지난 일이라지만, 유아인이 그동안 걸어온 길들을 보면 건강을 생각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유아인이 바라는 건강한 삶은 무엇일까.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2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유아인은 동료 배우와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쳤다.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이었던 '승부'와 '종말의 바보' 공개가 잠정 연기된 것.
'승부'는 넷플릭스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었다.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조훈현(이병헌 분)과 이창호(유아인 분)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 영화로 유아인은 실존 인물인 이창호 9단 역을 맡았다. 공개 전부터 바둑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종말의 바보' 역시 유아인과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 등이 출연하면서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는 두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마찬가지. 유아인과 '승부'를 함께 촬영한 현봉식은 개인 SNS에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된다. 영화 '승부'가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다. 정말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종말의 바보'에 출연한 김영웅도 "캐스팅 소식의 반가운 전화도, 가슴 설레던 첫 촬영의 기억도 모두 물거품이 되려 한다. 그의 잘못된 행동이 사실이라면 지탄의 대상임이 확실하다. 두둔하거나 옹호할 생각도 더군다나 없다. 당연히 대가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영웅은 "무엇보다 인내와 희생을 감내하며 모인 밀알과도 같은 수많은 스태프들, 또 각각의 캐릭터를 빛내기 위해 똘똘 뭉쳤던 배우들, 그리고 그 누구보다 간절했던 감독님, 또 투평 중에도 집필을 놓지 않았던 작가님. 그리고 제작을 맡아 끝까지 현장을 케어한 제작사. 그냥 못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탄생을 앞두고 있었던 '종말의 바보'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 할까봐 아쉬울 뿐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2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결국 유아인은 자신의 건강도, 동료 업계 종사자들의 건강도 챙기지 못했다.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