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는 기분" 배누리, 불안함 속 피워낸 꿈[인터뷰③]

배우 배누리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노을 스타뉴스 기자] 배우 배누리가 오랜 시간 연기를 하며 느낀 소회를 고백했다.

배누리는 2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에 KBS 1TV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극본 나승현, 연출 고영탁)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4일 막을 내린 '내 눈에 콩깍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할 말은 하는 당찬 싱글맘 영이의 두 번째 사랑과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마지막 회 시청률 17.3%(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누리는 겉은 당차고 강하지만 내면은 여린 싱글맘 며느리 이영이 역을 맡아 연기했다. 데뷔 후 첫 일일극 주연으로 나선 그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따뜻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애정을 한몸에 받았다.

배우 배누리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008년 한 브랜드의 전속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배누리는 2010년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 '닥터탐정' '여우각시별' '친애하는 판사님께' '인형의 집' '하백의 신부 2017' '친애하는 당신에게' 등에 출연해 차근차근 이름을 알렸다.


배누리는 "연기자는 매번 걱정하고, 고민하는 직업"이라며 "그래서 늘 불안함에 떨고 있지만 '내 눈에 콩깍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인터뷰를 하는 기회까지 얻지 않았나. 이럴 때 희열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일을 쉴 때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맞을까' 싶기도 하지만 막상 다른 작품을 보면서 '너무 하고 싶다'라는 짜릿함을 느낀다. 연애하는 기분이랄까. 연기와 서로 밀당을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저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힘든 순간들을 좋은 분들 덕분에 버텨냈다"고 말했다.

소위 말하는 '빵' 뜬 배우는 아니지만 그때 느낀 감정들마저도 내면에 품고 있다는 배누리는 "속상하긴 하지만 배우로서 슬프고 약간은 우울한 감정을 느낄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 감정들을 연기로 터트려야 하는 순간이 올 테니 말이다"라고 의연하게 털어놨다.

배우 배누리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씩씩하고 덤덤한 배누리지만 '내 눈에 콩깍지'를 만나기 전 슬럼프도 겪었다. 그는 "그동안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는데 서른을 맞이할 때쯤부터 오히려 덤덤해지더라"고 고백했다.

배누리는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기회가 찾아왔다. 저는 사실 연기에 제 인생을 포함시켰다. 그러다 보니 자꾸 미끄러질 때마다 스스로를 탓하게 되더라. 그런데 2년 전부터는 생각을 바꿔서 제 인생에 연기를 포함시켜봤다. 그러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밝히며 미소를 지었다.

또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해서 그런지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일상을 보내야 할지도 몰랐는데 이번 작품을 하며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맞아. 나 잘할 수 있지'라는 확신을 느꼈다. 함께 연기한 분들이 '누리야, 이제는 너 아니면 누가 영이였을까 싶을 정도다'라고 해주셨다. 최고의 칭찬, 최고의 격려 아닐까"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배우 배누리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존경하는 배우로는 나탈리 포트만과 김혜수, 손예진 등을 꼽았다. 특히 배누리는 나탈리 포트만에 대해 "영화 '블랙스완'을 보면서 저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 멋진 도전을 해냈다는 게 감명 깊었다. 개인적으로 다방면에서 멋있는 분들을 존경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배누리는 배우로서 가진 지향점에 대해 "어떤 상황이 와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속이 알찬 배우가 되고 싶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지 않고 내 자신을 가져가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