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균안이 9일 사직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나균안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롯데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어려운 상황에서의 등판이었다. 롯데는 지난 2일 잠실 두산전(2-0 승) 이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3연패에 빠졌다. 특히 '부산갈매기' 응원가가 돌아오며 기대를 모았던 홈 개막 시리즈에서 첫 두 판을 내리 지며 루징시리즈를 확정했다.
하지만 나균안은 이미 올 시즌 '위기 스토퍼'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개막전(1일 잠실 두산전)에서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롯데는 다음날 영봉승을 거뒀다. 주인공은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나균안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팀의 위기를 끊을 구세주로 낙점받았다.
경기 전 래리 서튼(53) 롯데 감독은 "오늘 승리를 해서 다시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로 삼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롯데 나균안이 9일 사직 KT전에서 포수와 사진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4회부터는 나균안의 삼진쇼가 빛났다. 그는 4회 장성우와 황재균, 5회 박경수와 조용호, 6회 강백호와 알포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만만치 않은 타자들이 연달아 나왔지만 나균안은 흔들리는 기색 없이 타순 한 바퀴가 도는 동안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수비에서도 나균안을 도왔다. 7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박경수의 타구는 좌중간을 가를 듯 쭉쭉 뻗어나갔다. 그러나 중견수 김민석이 낙구 지점을 포착한 후 워닝트랙에서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롯데 나균안(왼쪽)이 9일 사직 KT전에서 7회 초 호수비를 보여준 중견수 김민석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이날 나균안은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0을 유지했다. 개막 후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명실상부한 롯데의 2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호흡을 맞췄던 포수 유강남도 엄지를 치켜세우며 나균안의 투구를 칭찬했다.
서튼 감독은 경기 후 "나균안 선수가 또 해냈다. 필요할 때 연패를 끊어주는 훌륭한 피칭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제구력과 볼배합 또한 빈틈이 없었다"며 "빗맞은 타구가 종종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잘 막아줬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나균안은 "연패 중이라 부담감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마운드에서 내 공만 던지려고 했다"며 투구 후 소감을 밝혔다.
주축 선발투수답게 팀 동료들을 챙기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나균안은 "(유)강남이 형이 리드를 잘 해주시고 리액션도 크게 해줘서 오늘 커맨드가 잘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마지막에 박경수 선배 타석에서 '큰일 났다' 싶었는데 (김)민석이가 잘 잡아줘서 분위기를 지켜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롯데 나균안(왼쪽)이 9일 사직 KT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우익수 잭 렉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