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이 22일 LPGA 셰브론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이동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장타왕' 김아림(28·한화큐셀)의 위용은 난코스에서 더 빛난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김아림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우드랜드의 더 클럽 앳 칼턴 우즈(파72·6824야드)에서 열린 2023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한 개를 엮어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적어낸 김아림은 공동 2위 메건 캉, 릴리아 뷰(이상 미국·7언더파 137타)를 한 타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김아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을 대표하는 장타자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3승을 챙겼고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던 2020년 US 여자 오픈에서 정상에 서며 세계 골프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LPGA 투어 정식 멤버 자격을 얻은 뒤 잠잠했던 김아림은 난코스로 유명한 칼턴 우즈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김아림의 티샷 장면. /AFPBBNews=뉴스1 |
전날 1언더파로 공동 23위에 머물렀던 김아림은 이날 맹위를 떨쳤다. 어려울 때 더 강해지는 면모가 빛났다. 10번 홀(파4)에서 보기로 시작한 김아림은 11번 홀(파4)에서 곧바로 이븐파를 만들며 기세를 되찾았다. 13번(파5), 14번(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김아림은 17번 홀(파3)에서도 정교한 티샷으로 한 타를 더 줄였다.
후반엔 실수 하나가 없었다. 2번(파4), 4번(파5) 홀에서 버디를 더한 김아림은 8번(파5), 9번(파4) 홀에서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72야드(248m)에 달할 정도로 괴력을 발휘하면서도 78.57%의 확률로 페어웨이를 지켜냈다. 그린 적중률 83.33%, 26퍼트에서 보듯 정교함도 빛났다.
LPGA에 따르면 경기 후 김아림은 "오늘 그린이 소프트했고 전체적으로 스피드도 느려졌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칠 수 있어서 7언더파를 기록하지 않았나 한다"며 "비가 왔던 것이 나에게는 조금 쉽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자신감이 넘쳤다. "일단 130야드 안쪽과 6야드 안쪽 퍼팅이 강한 편이다. 그게 적절하게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김아림의 그린 공략은 좀처럼 빗나가지 않았고 쉬운 퍼트는 물론이고 먼거리에서도 곧잘 홀컵에 떨어뜨리며 파죽지세를 달렸다.
러프에서 아이언샷을 날리고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김아림을 제외하고 톱 10에 진입한 한국 선수는 없었다. 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를 기록한 최운정(33·볼빅)은 최혜진(24·롯데), 지은희(37·한화큐셀), 아타야 티띠꾼(태국) 등과 공동 17위로 3라운드를 맞이한다.
세계랭킹 3위 고진영(28·솔레어)은 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로 김세영(30·메디힐), 안나린(27·메디힐) 등과 함께 공동 36위,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에 나서는 '메이저퀸' 전인지(29·KB금융그룹)는 보기 없이 버디로만 6타를 줄이며 1라운드 6오버파의 부진을 씻었다. 이븐파 144타로 공동 48위까지 도약했다. 유해란(22·다올금융그룹)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많은 비로 인해 2시간 가량 지연 후 재개됐음에도 결국 일몰로 인해 현지시간 오후 8시에 중단됐다. 총 31명의 선수가 2라운드를 마치지 못해 현지시간으로 다음날 오전 7시부터 잔여 경기가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