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현대차는 서울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어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7조7천787억원(자동차 30조6천464억원, 금융 및 기타 7조1천323억원), 영업이익 3조5천9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7%, 영업이익은 86.3%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 3조5천억원을 넘어서면서 3조원을 돌파하기 힘들 것이란 업계 전망을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1분기에 판매한 차량은 102만1712대로 전년보다 13.2% 증가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과 함께 판매가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19만1047대, 해외 시장에서는 10.7% 늘어난 83만 665대가 팔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연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본격 판매되고 SUV와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였다. 해외에서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함께 친환경차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매출액은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환율 효과로 증가했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한 1276원,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낮아진 79.6%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판매 관리비는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으나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낮아진 10.9%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2개 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아울러 영업이익률은 2013년 3분기(9.7%) 이후 분기 기준 최고인 9.5%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5909억원, 3조419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키던 삼성전자가 부진한 가운데 현대차가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96% 급감한 6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현대차보다 영업이익이 높았던 포스코홀딩스도 올해는 7000억원을 나타냈다. HMM 역시 운임 하락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추정치)가 713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확대되고 있으나,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아 향후 견조한 대기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라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함께 발표했다. 배당 기준이 기존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변경됐다. 배당 성향은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으로 설정됐다. 배당 주기는 기존 연 2회(반기)에서 연 4차례(분기)로 확대했다. 아울러 향후 3년에 걸쳐 보유 중인 자사주를 매년 1%씩 소각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수립하고,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기업가치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향후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 및 2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다.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아이오닉5N·'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