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오른쪽)이 27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레알 마요르카는 27일(한국시간) 오전 2시 30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펼쳐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와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승리로 AT 마드리드는 19승 6무 6패로 승점 63점을 마크하며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65점)와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다. 1위는 FC 바르셀로나로 승점 76점(24승4무2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마요르카는 11승 7무 13패로 승점 40점을 유지했다.
선발 라인업
- AT 마드리드 : 5-3-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이보 그르비치 골키퍼를 비롯해 야닉 카라스코, 마리오 에르모소, 호세 히메네스, 악셀 비첼, 나우엘 몰리나가 5백을 구축했다. 토마스 르마, 코케, 로드리고 데 폴이 2선에 배치됐으며 알바로 모라타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최전방 투 스트라이커로 섰다.- 레알 마요르카 : 5-3-2 대형으로 맞섰다. 프레드릭 라이코비치 골키퍼를 중심으로 파블로 마페오, 데니스 하지카두니치, 마티야 나스타시치, 호세 마누엘 코페테, 하우메 코스타가 5백을 섰다. 다니엘 로드리게스와 마누 모를라네스, 이드리수 바바가 미드필더로 나섰으며 투 스트라이커 자리는 앙헬 로드리게스와 압돈 프라츠가 차지했다. 직전 헤타페전에서 한국인으로는 라리가 최초 멀티골을 터트렸던 이강인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27일(한국시간) 경기를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27일(한국시간) 경기를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전반전
압도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AT 마드리드. 클럽 창단 120주년을 기념한 경기이기도 했다. AT 마드리드 선수들은 창단 당시 유니폼을 구현한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경기 초반 상승세를 타는 듯했으나, 오히려 선제골을 넣은 건 원정팀인 마요르카였다. 마요르카의 왼쪽 코너킥 상황. 몰리나가 날카롭게 올린 킥이 혼전 상황에서 뒤로 흘렀다. 이를 뒤쪽 빈 공간을 향해 돌아간 나스타시치가 넘어지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AT 마드리드 수비진이 나스타시치를 노마크 상태로 놔두며 완전히 놓치고 말았다. 지난해 9월 마요르카에 입성한 나스타시치의 라리가 데뷔골이었다.
선제골이 터지자 기뻐하는 마요르카 선수들. /AFPBBNews=뉴스1 |
AT 마드리드 선수들이 전반 도중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데 폴이 전반 막판 동점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후반전
전반을 1-1로 마친 가운데, AT 마드리드가 후반 시작 2분 만에 승부를 뒤집었다. 오른쪽 중앙 지역에서 왼발로 몰리나가 띄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모라타가 헤더 골로 마무리했다. 마요르카 수비진 3명이 일자로 서 있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모라타가 하지카두니치와 경합에서 이긴 채 오프사이드에 걸리지 않으며 머리로 공의 방향만 돌려놓았다. 2-1 역전 성공.일격을 당한 마요르카는 선수 교체 카드를 통해 반격을 도모했다. 마요르카는 앞서 후반 시작하자마자 나스타시치를 빼는 대신 산체스를 투입했다. 이어 1-2로 역전을 허용하자 후반 11분 선수 3명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앙헬 로드리게스와 압돈, 모를라네스를 빼는 대신 이강인과 무리키, 은디아예를 동시에 투입하며 공격 라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그러나 오히려 후반 32분 추가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마요르카의 공격이 실패한 가운데, 그리즈만이 전방을 향해 로빙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마요르카 수비진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카라스코가 하프라인부터 단독 드리블을 펼치며 골키퍼와 1:1 기회를 잡았다. 카라스코는 공을 발바닥으로 굴리는 페인트 동작으로 라이코비치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였고, 빈 골문을 향해 툭 차 넣었다. 점수는 3-1이 됐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6분이 지난 뒤 경기는 AT 마드리드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이강인은 마치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망)를 연상케 하는 드리블과 탈압박 능력을 선보였다. 압권은 후반 30분이었다. 왼쪽 중앙 지역에서 패스받은 이강인. 순간적으로 4명이 둘러싸는 형국이 됐다. 그러나 이강인은 과감했다. 지체없이 돌아서며 수비수 1명과 몸싸움을 이겨냈다. 곧이어 양쪽에서 두 명이 달려들었으나 이마저도 제치며 페널티 박스를 향해 침투했다. 가속도가 붙은 이강인은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비첼의 다리를 맞은 뒤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후반 31분 왼쪽 측면에서 재차 공을 잡은 이강인. 자신감이 제대로 붙었다. 바리오스를 앞에 둔 채 스텝오버를 시도하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뒷걸음질을 치는 바리오스가 왼쪽으로 파고드는 코스타에게 시선이 빼앗긴 순간. 과감하게 페널티 박스 중앙 쪽으로 드리블을 친 뒤 오른발 강슛을 날렸으나 코케 맞고 아웃됐다. 불과 1분 사이에 두 차례 보여준 공격 장면은 마치 전성기의 메시를 보는 듯했다.
이강인의 현란한 드리블을 후반 추가시간 1분에 또 나왔다. 왼쪽 진영에서 몸을 좌우로 흔드는 페인트 동작과 함께 측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크로스를 올리는 척하다가 재차 드리블을 친 이강인. 바로 이 순간, 몰리나가 태클을 시도했으나 이강인이 완벽하게 벗겨냈다. 뒤이어 스텝 오버와 함께 AT 마드리드의 오른쪽 진영을 휘저은 뒤 패스를 내줬으나 마무리 슈팅까지 나오진 않았다. 이토록 경기 내내 맹활약을 펼친 이강인. 남은 경기에서 그의 활약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하비에르 아기레(오른쪽) 마요르카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역전에 성공하자 기뻐하는 AT 마드리드 선수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