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 화면 |
27일 오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지하 125미터에서 전해진 한 남자의 생존 소식으로 시작된 생존을 위한 사투 '구봉 광산 매몰 사고'를 조명했다.
1967년 8월 22일, 청양의 광산촌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김창선 씨가 매몰됐으나 광산 회사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구조 작업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다 사고 4일째, 김창선 씨는 배수장에 있던 전화기로 전화를 연결해 직접 생존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김창선 씨의 전화에도 구조 작업은 시작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사고 이후 80시간이 지났음에도 구조 장비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 72시간이 넘으면 생존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구조 장비 부족으로 시간만 흘러갔다.
이때 언론 보도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광산 앞으로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한 것. 당시 한 기자가 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은 후 라디오 뉴스로 현장 상황을 중계하고 신문에 특종 기사를 냈고, 이를 본 다른 신문사들이 청양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이 빠르게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바람에도 구조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이어 김창선 씨가 광산 아래 갇혀있던 당시 쓴 글이 공개됐다. 잡지를 찢어 쓴 글에는 '여보 나 먼저 가오. 우리 자식 5남매만은 부디 잘 키워 나처럼 죽어가지 않게 해주오'라고 적혀 있어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결국 김창선 씨는 386시간, 약 16일 만에 구조됐고, 65kg이었던 몸무게가 46kg이 됐을 만큼 위태로운 상태였지만 또렷한 의식으로 구출돼 기적을 보여줬다. 이어 김창선 씨가 구조된 후 "아이들이 불쌍했지. 아버지가 없으면 얼마나 불쌍해요. 아이들 덕분에 정신 차려서 살았어요. 안 그러면 죽었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인터뷰 영상이 공개돼 감동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