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1루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은 2일(한국시간) "김하성이 블레이크 스넬과 타티스 주니어의 펫코 파크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대서특필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신시내티 레즈에 8-3으로 승리했다.
이날 펫코파크에는 2년 만에 돌아온 타티스 주니어를 보기 위해 모인 3만 7491명의 관중이 몰렸다. 타티스 주니어는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부상에 지난해 금지 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징계를 받아 올해 첫 20경기를 나오지 못했다. 1번타자 및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타티스 주니어는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기대에 부응했으나, 팬들의 마음을 훔친 것은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한 김하성이었다.
7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샌디에이고가 2-3으로 뒤진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렸다. 2루에 도달해서는 넉살 좋은 표정으로 춤을 추면서 펫코파크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이어진 트렌트 그리샴의 우익수 방면 2루타 때는 홈을 밟아 3-3 동점이 됐다.
김하성(빨간 원)이 샌디에이고 팬들의 커튼콜에 화답하고 있다./사진=체이스 이지도로 공식 SNS 갈무리 |
기록보다 김하성의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김하성은 홈런을 예상하지 못한 듯 1루까지 전력 질주했고 2루를 향할 때가 돼서야 결과를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홈런은 타구 속도 시속 101.2마일(약 162.8㎞), 비거리 353피트(약 107.5m), 발사각도 22도로 기대 타율이 0.510밖에 되지 않는 타구였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펫코 파크 포함 3개 구장이 아니면 홈런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결과가 어찌됐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김하성의 모습에 샌디에이고 팬들은 열광했다. 포스트시즌도 아닌 흔한 162경기 중 한 경기, 그것도 9회말 끝내기도 아닌 경기 도중 나온 홈런에 샌디에이고 팬들은 이례적으로 커튼콜을 요청했다. 팀 내 최고참 넬슨 크루즈(43)가 그의 등을 떠밀었고 김하성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화답했다.
이 장면을 두고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은 "샌디에이고 팬들의 마음 속에는 (타티스 주니어 외에) 그들이 좋아하는 또 다른 선수를 향한 마음이 남아 있었다"면서 "김하성이 5회 스리런을 날리자, 펫코 파크에는 감탄사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하성이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을 때 3만 7491명의 관중이 김하성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때 김하성에게 직접 얼마 전 다녀온 멕시코시티에서 가져온 솜브레로(챙이 있는 모자)를 직접 씌워주며 이날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비뷴에 따르면 이 행동에 대한 타티스 주니어의 대답도 인상적이었다.
"김하성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김하성(왼쪽 2번째)이 2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5회 말 3점 홈런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