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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사진=나폴리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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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훈련에 집중하는 김민재(왼쪽). /사진=나폴리 SNS |
잉글랜드 에버턴의 스카우트였던 카를로 자코무치가 '괴물' 김민재(27·나폴리)의 프리미어리그 성공을 확신했다. 그 역시 오랫동안 김민재를 지켜본 인물이다.
영국 리버풀 에코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자코무치의 주장을 빌려 "나폴리 스타 김민재가 이탈리아로 이적하기 전 그와 계약할 기회를 에버턴 구단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최근 김민재의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뜨거운 가운데, 오래 전 에버턴도 관심을 가진 구단 중 하나였다. 자코무치는 "에버턴에서도 김민재의 모든 영상을 가지고 있었다. 한동안 그를 주목했었다"며 "김민재는 튀르키예서 주목받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선 그를 영입하는데 드는 이적료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는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됐다. 김민재는 지난 해 여름 이적료 1500만 파운드(약 250억 원)를 기록하고,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하자마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적 두 달만에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더니 현재 세리에A를 넘어 유럽 최고 수비수로 평가받는다.
올 시즌 김민재는 리그 33경기에 출전, 매 경기 탄탄한 수비를 과시했다.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로 자신감 넘치고 터프한 수비를 펼쳤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김민재에게 시즌 평점 7.10을 부여했다. 피오렌티나 센터백 루카스 마르티네스와 함께 세리에A 센터백 중 가장 높은 평점에 해당한다. 유로스포츠도 "김민재,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 나폴리 단장의 최고 영입"이라고 칭찬했다. 덕분에 나폴리는 구단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올랐다. 자코무치 역시 "나폴리에서 스쿠데토(세리에A)를 이뤄냈다. 김민재는 부러워할 수준의 경기력에 도달했음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또 자코무치는 김민재가 EPL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김민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영국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김민재는 전형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맞는 선수다. 리버풀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와 닮았다"고 칭찬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반다이크는 EPL은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센터백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 사우샘프턴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뒤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우승 등을 이끌었다. 반다이크의 이적료는 7620만 파운드(약 1260억 원)로 수비수 부문 역대 이적료 3위에 해당한다.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UEFA 올해의 선수 등 개인 수상 이력도 가지고 있다. 김민재에겐 최고의 칭찬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포브스도 "김민재는 강하고 공중볼에서 뛰어나다. 공을 가로채는 것에 능숙하지만, 뒤에서 공을 잡고 빌드업할 수 있는 패스 능력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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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몸 푸는 김민재. /사진=나폴리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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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우승 직후 나폴리 팬들과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나폴리 SNS |
김민재의 활약에 많은 팀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맨유다. 영국 더선은 지난 15일 이탈리아 일 마티노의 보도를 빌려 "맨유가 김민재 영입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재 측이 곧바로 맨유 이적설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영입팀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 코트오프사이드는 18일 "뉴캐슬이 김민재를 지켜보기 위해 스카우트를 파견했다"며 참전 소식을 알렸다. 유럽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김민재는 맨유의 목표 중 하나"라면서도 "맨유는 뉴캐슬과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캐슬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인수 이후 EPL 최고 부자구단으로 올라선 팀이다. 머니 파워에서 이겨낼 팀이 없다. 김민재 영입전도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뉴캐슬은 팀 센터백 파비아 샤르의 나이가 벌써 32세가 됐다. 세대교체를 생각할 때다. 적극적으로 김민재 영입에 나설 수 있다. 여기에 파리 생제르맹(PSG)까지 합류했다. 프랑스 RMC스포츠는 PSG가 베테랑 세르히오 라모스와 이별하는 대신 김민재를 영입하려 한다고 전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PSG는 자본력을 갖춘 만큼 문제 없이 김민재 바이아웃을 지불할 예정이다. 오는 7월부터 약 보름간 소속팀 동의 없이도 이적할 수 있는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된다. 해외팀에만 적용되는 특이 조항인데, 금액마저 정해지지 않았다. 영입을 원하는 클럽의 성적과 재정 상황에 따라 4300만 파운드(약 720억 원)에서 5200만 파운드(약 870억 원)까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김민재의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저렴해 보이는 가격이다. 나폴리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전부터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일이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애초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울 법하다. 하지만 이탈리아 칼치오 메르카토의 지안카를로 파도반 기자는 "누구도 나폴리를 비난할 수 없다"며 "김민재가 1년 만에 EPL의 엄청난 제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나 역시 생각지도 못했다"고 두둔했다. 이는 김민재의 엄청난 성장 속도를 칭찬하는 의미기도 했다.
김민재는 뛰어난 활약을 인정받아 2022~2023시즌 세리에A 올해의 팀 45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는 총 13명이 선정된 수비수 부문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김민재와 같은 포지션 센터백은 8명이다. 크리스 스몰링(AS로마), 글레이송 브레머(유벤투스), 조르지오 스칼비니(아탈란타), 알레시오 로마놀리(라치오) 등 리그 정상급 수비수들과 경쟁한다. 팬투표 50%, 미디어 관련 투표 50%를 통해 최종 베스트11을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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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팀 후보에 오른 김민재(빨간색 원). /사진=EA스포츠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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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