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통째로 빌린 '사이렌: 불의 섬', 여자들은 강하다[종합]
마포(서울)=김노을 기자 / 입력 : 2023.05.24 12:20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동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예능 '사이렌: 불의 섬'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이은경 PD를 비롯해 스턴트팀 리더 김경애, 군인팀 리더 김봄은, 소방팀 리더 김현아, 경찰팀 리더 김혜리, 운동팀 리더 김희정, 경호팀 리더 이수련이 참석했다.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으로, 경찰, 소방, 경호, 스턴트, 군인, 운동팀 총 24명의 참가자들의 치열한 대결이 그려진다.
이날 이 PD는 "여성들의 생존 전투 서바이벌이다. 총 6팀이 각 4명씩 팀을 이뤄 대결을 펼친다. 미지의 섬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살아 남는 팀이 승리를 차지하게 된다"고 룰을 설명했다.
이어 "흔한 '사이렌'의 뜻은 '공습경보' 아닌가. 사이렌이라는 신에서 비롯된 단어이며, 현대에는 '아름답지만 위험한 여자'라는 뜻으로도 통용되기 때문에 '사이렌: 불의 섬'이라는 프로그램명을 짓게 됐다"고 밝혔다.
'사이렌: 불의 섬'은 각 분야의 손꼽히는 신체 능력과 전략 기술을 가진 여성들이 직업군의 명예를 걸고 승리를 위해 살벌한 대결을 펼친다.
스턴트팀 리더 김경애는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다른 직종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신체 능력, 어느 정도의 능력치를 가졌는지 궁금했다. 그런 와중에 출연 섭외가 와서 PD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답했다.
군인팀 리더 김봄은은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새로운 도전, 자극제가 필요했다. 군인팀으로 출연한다고 할 때 군인 시절이 떠오르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강인하고 용맹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용기를 냈다. 우리는 뭉치면 끝"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방팀 리더 김현아는 "편견이라면 편견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며 "밥, 사명감, 신뢰라는 세 가지 요소가 꼭 필요한 직업이기도 하다. 국민에게 직접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실제 현장처럼 임하고 왔다"고 털어놨다.
경찰팀 리더 김혜리는 "사람마다 자극이 오는 게 다르지 않나. 지원 공문에 적힌 '밥집보다 헬스장을 더 많이 가는 여자, 열정 만렙 소유자, 너의 한계에 도전해라'라는 멘트가 저를 끌리게 했다. 경찰 7년차로 근무하며 성별을 떠나 강한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개개인의 능력을 봐주십사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운동팀 리더 김희정은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과 서바이벌을 해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과 제가 하고 있는 카바디라는 운동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으며, 경호팀 리더 이수련은 "지금은 배우로 활동 중이지만 이전엔 대통령실 경호관으로 근무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자도 경호를 해요?'라고 하시더라. 하지만 저는 사명감으로 임했고, 제가 느꼈던 사명감을 더할 나위 없이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통째로 빌린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짧은 길이 있는데 물이 차면 (길이) 사라진다. 사람이 아 다르고 어 다르듯,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직접 걸어서 들어간 길에서 고립되면 더욱 극한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 같아서 섬을 빌렸다"고 섬을 통째로 빌린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면 출연자들은 처음 입도했을 때 어땠을까. 김경애는 "걸어 가는 것부터 힘들었다. 짜여진 일만 하는 직업인데 이번엔 '리얼'이더라"고 회상했다.
섬에서는 전투만큼이나 생존이 중요하다. 이 PD는 "프로그램 내 통용되는 화폐가 있는데, 그건 바로 출연자의 칼로리"라며 "출연자들이 얼마나 움직이냐에 따라 화폐가 주어진다. 서바이벌을 위해 은폐, 엄폐를 많이 할 테니 그럼 움직임이 줄어들지 않나.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 화폐를 도입했다. 저는 그 화폐로 다들 먹을 걸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아이템을 사더라. 그토록 '템빨'로 서바이벌이 진행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희정은 "밥을 못 먹으니까 너무 화가 나더라. 운동하는 사람들은 밥을 잘 먹어야 하지 않나. 주인공이라는 느낌도 안 들고 '어떻게 끼니를 해결하지?'라는 걱정이 들었다"고 하소연을 했다.
또 "하루 일과가 운동으로 시작해서 운동으로 끝난다. 섬 전체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다른 팀 기지를 수색하러 갈 때도 우린 다 뛰어 다녔다. 그러면 칼로리가 채워지니까 화폐를 얻고, 그 화폐로 밥을 먹을 수 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전략을 세워 움직였다"고 남다른 밥사랑을 과시했다.
이어 "깃발을 지켜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런 식으로 전략을 세워서 움직인 게 우리 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아는 "소방관은 매일 듣는 게 사이렌 소리다. 그런데 프로그램 속 사이렌 소리는 들으면 심장이 배 밖으로 튀어 나올 것 같다. 이 행사 마치고 저녁에 또 출동을 나가야 하고, 사이렌을 늘 듣는 직업인데도 '사이렌: 불의 섬' 속 사이렌은 뭔가 달랐다"고 토로했다.
어느 타이밍에 사이렌이 울릴지 모르는 것 역시 관전 포인트다. 김경애는 "사이렌 울릴 타이밍이 예측 가능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다가도 사이렌이 울리면 나가야 했다.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며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김현아는 "공무원이기도 하고, 소방관이기도 해서 욕을 하면 안 되는데 사이렌이 올리면 너무 놀라서 저도 모르게 욕이 나오더라"고 고백했다. 김혜리 역시 "경찰팀 역시 사이렌이 언제 울릴지 모르니까 화장실도 안 가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공감했다.
이수련도 "촬영 끝나고 한동안은 사이렌 소리가 꿈에서도 나왔다. 공포심,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자극이 되는 소리였다. 24시간 경계 태세를 7박 8일 간 이어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이 PD는 "제작진이 신문 단신을 하나씩 다 뒤지면서까지 한 분 한 분께 연락을 드렸다. 우리 연락을 받은 한 경찰관은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제작진 뒷조사까지 하셨다. 그만큼 열심히 찾은 분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자치고 잘하네'라는 말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이분들은 여자 소방관, 여자 경찰관이 아니라 소방관, 경찰관이다. 무엇보다 다른 여타 서바이벌과 달리 오랜 시간 섬에서 함께 살아 남아야 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격정적인 판인 만큼 부상에 대한 대비도 중요했다. 이 PD는 "가장 염려한 지점이다. 만약 부상자가 나온다면 이 프로그램은 안 만드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섬에 병원을 만들어서 언제든 진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으며, 넷플릭스 자체에도 안전 관리 매뉴얼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걸 통과하지 못하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 그만큼 부상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애는 "저 같은 경우 부상을 당하면 생계 문제로 직결돼서 걱정이 컸지만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피지컬: 100'에 이은 글로벌 흥행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 PD는 "모든 나라의 스턴트, 군인, 소방, 경찰, 운동, 경호 관련 종사자들과 그의 가족, 친지들이 한 번씩만 시청해도 글로벌 가능이 흥행하리라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사이렌: 불의 섬'은 오는 30일부터 전반부, 후반부로 나뉘어 2주 간 총 10편의 에피소드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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