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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영하. /사진=뉴스1 |
이영하는 31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선고 기일에 출석한다. 9개월 동안 이어진 기나긴 법정 공방이 마무리되는 날이다.
특수폭행, 강요, 공갈 혐의를 두고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정금영 부장판사)에서 5차례 공판이 진행됐고 지난 3일 결심 공판을 끝으로 모든 증거 조사가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영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의 최종 선고에 따라 이영하의 현역생활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영하의 학폭 의혹은 2021년 2월 처음 불거졌다.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 1년 후배 조 모씨에게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고교 동기생인 김대현(LG 트윈스)과 함께 법정에 섰다.
지난해 9월 21일 첫 공판 이후 이달 초 결심 공판까지 총 6차례 공판에 출석했다. 앞서 증인 신문을 지켜보기만 했던 이영하는 결심 공판에서야 처음으로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부분적으로 인정을 하면서도 "좋은 선배는 아니었지만 법정에 설 만큼 나쁜 행동을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영하 측은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김대현 또한 비슷한 혐의를 받고 검찰 측으로부터 구형 2년을 받았으나 결국 무죄 선고를 받았다. 김대현은 올 시즌 1군에서도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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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
그러나 이영하의 법률 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게 많다. 피해자의 이름을 부르면 별명으로 답하게 하는 등 좋지 않은 행동이 있긴 했지만, 폭행, 강요, 협박이라고 볼 수 없다. 고교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는 관행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원고인 측이 주장하는 피해 사실과 알리바이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까지 선발 투수로 두산 마운드를 지켰으나 재판이 시작된 9월을 한 달 여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된 뒤 2023시즌엔 미계약 보류선수로 연봉 계약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겨울에도 호주 스프링캠프가 아닌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현역 연장의지를 밝히고 있는 이영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죄 여부다.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형살이를 피하더라도 '학폭' 건에 대해선 유죄가 인정되는 것이기에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김유성(두산) 등과 같이 과거 이력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겠지만 선수 생활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향후 국가대표 발탁 등에선 제한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두산 측은 이날 선고 기일에서 이영하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새로운 계약을 맺고 복귀를 도울 예정이다.
6시즌 동안 뛰며 46승 35패 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4.81을 기록한 이영하는 2019년엔 17승을 거두며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후엔 불펜으로도 활약했던 경험이 있다. 불펜진이 다소 흔들리는 가운데 이영하가 복귀한다면 이승엽 감독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단 무죄 판결 시에만 가능한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