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가 19일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클라크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첫 우승을 차지한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의 인생 서른 즈음에서야 골프인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클라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LA 컨트리클럽 노스코스(파70·7423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US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기록하며 이븐파를 적어냈다.
우승상금 46억원, 결정적 순간 빛난 장타자의 숏게임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클라크는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9언더파 271타)를 한 발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만 무려 360만 달러(46억 원)다.2017년 프로가 돼 2018~2019시즌 처음 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오랜 시간 무명의 길을 걸었으나 올해 들어 완전히 다른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벙커샷을 구사하고 있는 클라크. /AFPBBNews=뉴스1 |
지난달 초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134개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을 맛본 클라크는 이후 3번째 대회인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첫 우승의 순간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잰더 쇼플리(미국)를 꺾었던 그는 이번엔 명실상부 최고의 스타 맥길로이를 제압했다. 이전까지 나선 6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4차례나 컷 탈락했고 가장 좋은 성적이 공동 75위에 그쳤지만 이번엔 달랐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 314야드(287m)로 PGA 투어 7위에 올라 있는 장타자 클라크는 숏게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며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위기의 8홀(파5)을 잘 이겨낸 게 결정적이었다. 세컨드샷이 거친 풀이 무성한 러프로 향했고 다음 샷 때는 공을 제대로 맞히지도 못했다. 4번째 샷은 그린을 훌쩍 넘기까지 했다. 5번째 어프로치샷을 정교하게 구사한 클라크는 보기 퍼트를 성공시키며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뒤이어 티샷 실수가 나왔음에도 세컨드샷으로 리커버리에 성공해 타수를 지켰으나 17번 홀(파4)에서도 어프로치샷을 홀 주변에 완벽히 붙여내며 타수를 지켰다. 끝내 맥기로이의 추격을 뿌리친 클라크는 우승을 확정짓고 눈물을 보였다.
우승을 차지하고 기뻐하는 클라크(왼쪽). /AFPBBNews=뉴스1 |
눈물의 사모곡, 클라크는 돌아가신 어머니께 바칠 이날을 기다렸다
클라크는 2013년 유방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께 우승 트로피를 바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의 어머니는 클라크를 골프에 입문시켰고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클라크는 우울증과 분노에 시달렸고 은퇴를 고민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힘든 시기를 견뎌냈고 그로부터 10년 후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이미 첫 우승 이후 그의 스토리가 알려져 많은 화제가 됐는데 클라크는 이날도 우승 후 가장 먼저 어머니를 떠올렸다. 미국 폭스스포츠에 따르면 우승을 차지한 클라크는 "어머니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며 "어머니가 그립다. 하지만 이 순간을 위해 견뎌왔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순간이다. 이제 내 시간이 된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이어 "경기를 잘 해냈고 페어웨이를 걸으며 '어머니, 여기 계셨으면 좋겠어요. 가장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꿈을 현실화시키고 있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클라크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어머니가 나를 자랑스러워하고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로 인해 오늘의 내가 있다. 내 인생의 바위이자 항상 거기 있는 지지자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주형(21·CJ대한통운) 4언더파 276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메이저 대회에 7번째 참가한 그는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달성한 공동 16위가 최고 성적이었으나 이날 톱10에 들며 이를 경신했다. 김시우(28·CJ대한통운)는 4오버파 284타로 공동 39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 후 트로피에 키스를 하는 클라크. /AFPBBNews=뉴스1 |
클라크.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