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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
오타니는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사상 최초 5억 달러(6470억 원) 몸값 기록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오타니가 다저스행을 택할 경우 천적 커쇼를 피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도 나온다.
이는 가능성에만 그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예약하고 있는 오타니를 데려갈 만큼 자금력이 뛰어난 팀은 한정적이고 그 중 하나가 바로 같은 연고지 팀은 다저스이기 때문이다.
MLB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생각은 파다하게 퍼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21일(한국시간) MLB 선수 96명을 대상으로 '오타니의 다음 시즌 행선지'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투표 결과 다저스로 떠날 것이라고 예상한 선수가 가장 많았다. 그 비중은 무려 57.2%에 달했다. 에인절스에 잔류할 것이라는 답이 11.4%에 불과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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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AFPBBNews=뉴스1 |
타자 기록은 더 할말을 잃게 만든다. 타율은 0.295로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높고 24홈런 58타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개인 최다인 46홈런, 100타점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울 수 있는 페이스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1.002)에선 빅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렇기에 커쇼만 만나면 작아지는 게 더 불가사의다. 오타니는 21일 다저스와 원정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통산 11차례 격돌했는데 11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커쇼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마감됐다.
한 해 최고의 투구를 펼친 투수에게 돌아가는 영예인 사이영상을 이미 세 차례나 거머쥐었던 커쇼는 올 시즌 다시 한 번 수상을 노린다. 9승 4패 ERA 2.72로 내셔널리그(NL)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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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에인절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커쇼.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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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다저스전에서 커쇼에게 삼진을 당하고 있는 오타니(오른쪽). /AFPBBNews=뉴스1 |
글로벌 스포츠 매체 아스는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머물 수 있는 5가지 이유'라는 기사를 게재했는데 역으로 이를 통해 오타니가 다저스행을 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따져볼 수 있다.
매체는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다른 AL 라이벌팀으로 보내기 꺼려하고 오타니가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어한다는 점, 또 남부 캘리포니아에 사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고향처럼 느껴한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반대로 이는 다저스행에 완벽히 들어맞는 조건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에인절스와 같은 연고의 팀이고 언제든 우승을 노려볼 수 있으며 AL 팀도 아니기 때문이다.
설문에 참가한 빅리그의 과반수 이상이 오타니의 다저스행을 점치고 있다는 건 이것이 현실이 되더라도 크게 놀라울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음 시즌, 혹은 올 시즌 트레이드 기간 중 그것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야구계가 오타니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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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