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 차 무사만루→3피트 아웃→홍원기 퇴장' 두산, 4연패 탈출... '곽빈 109구 역투' 5위 키움과 순위 맞교환 [고척 현장리뷰]

고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6.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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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두산과 키움 경기에서 7회말 위기를 이겨낸 두산 정철원(왼쪽부터)과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홍원기 키움 감독. /사진=OSEN
두산 베어스가 최악의 흐름을 끊었다. 4연패를 끊고 키움 히어로즈와 순위를 맞바꿔 다시 5위로 뛰어올랐다. 운명의 7회말 무사만루에서 희비가 갈렸다.

두산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1점 앞선 7회말 무사만루에서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며 2-1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31승 33패 1무로 승차 없는 5위였던 키움(32승 36패 2무)를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아낸 팀은 승리의 자격이,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팀은 승리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7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엇갈린 양 팀의 희비가 경기 결과로 직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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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여유만만 상승세 키움 VS 타선 반등 간절한 두산





키움은 임지열(1루수)-김혜성(2루수)-이정후(중견수)-이원석(지명타자)-임병욱(우익수)-송성문(3루수)-김휘집(유격수)-박주홍(좌익수)-이지영(포수),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김재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강승호(2루수)-로하스(좌익수)-김재호(유격수)-김대한(우익수)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키움 장재영과 두산 곽빈의 맞대결.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에 대해 "늘 말하지만 기대하는 건 없다. 3경기에서 좋아지고 있다"며 "당장 결과보단 성장 과정이 더 중요한 투수다. 3이닝씩 던졌으니 이닝이나 투구수도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홍 감독은 "선발이 계속 안정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4연패에 빠져 있는 이승엽 두산 감독은 타선의 부활을 기대했다. "4연패하니 아무래도 분위기가 다운돼 있다. 오늘을 반전의 날 삼았으면 좋겠다"며 "곽빈과 브랜든, 알칸타라로 이어지는 1-2-3펀치가 나선다. 타자들이 좀 더 각성해야 한다. 타선이 좀만 올라와 분위기를 타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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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OSEN




기대이상 호투 장재영, 곽빈 109구 혼신의 역투





장재영은 홍 감독의 말처럼 확실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장재영은 1군 복귀 후 3경기에서 9⅓이닝 2실점 호투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선 3이닝, 3⅓이닝 동안 모두 무실점 호투했다. 투구수도 60구 내외로 던졌기에 이날은 더 많은 이닝과 투구수가 기대됐다.

1,2회를 깔끔히 막아낸 장재영에게 행운이 따랐다. 3회초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맞고 폭투를 범했으나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던 김재호가 홈에서 객사했고 안타로 출루한 김대한도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4회가 위기였다. 1사에서 김재환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2사 1루에서 폭투를 범했고 강승호와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래도 장재영은 로하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장재영은 2021년 데뷔 후 커리어 첫 5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5이닝 동안 81구를 뿌리며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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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폭투를 범해 실점한 뒤 아쉬워하는 곽빈(오른쪽). /사진=OSEN
곽빈의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1회말 안타 2개를 맞고도 삼진 2개를 엮어 위기를 벗어났고 이후에도 큰 위기는 없었다. 문제는 볼넷이었다. 3회와 4회 모두 2사 후에 볼넷을 허용했고 투구수가 많아졌다. 4회까지 81구를 뿌렸다. 5회엔 1사 2루에서 폭투를 범해 아쉽게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곽빈에 대해 "결과를 떠나서 이탈하지 말고 꾸준히 6이닝씩 던져준다면 할 일을 다 해주는 것이다. 큰 부담은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곽빈은 93구를 던지고도 6회에 올라 실점 없이 막아내고 임무를 마쳤다. 6이닝 109구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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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이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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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초 결승 적시타를 날리는 김재호. /사진=OSEN




승부처 : 7회 무사 만루-볼카운트 0-3, 비디오판독으로 번복된 스리피트 아웃... 어필한 홍원기 감독은 퇴장 조치





곽빈의 역투에 두산 타선도 힘을 냈다. 양석환이 2루타, 김재호가 중전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곽빈은 승리 투수 요건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7회말 바뀐 투수 이영하가 흔들렸다. 김휘집에게 안타를 맞더니 이형종을 몸에 맞는 공, 김동헌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만루. 리드를 지키는 것을 넘어 흐름을 완전히 내줄 수 있는 최대 위기가 닥쳤다.

정철원이 등판했으나 볼카운트 3-0까지 몰렸다. 임지열은 초구를 흘려보냈고 3-1에서 속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를 잡아낸 3루수 허경민은 홈으로 빠르게 공을 뿌렸다. 3루 주자는 포스아웃됐고 양의지는 1루로 공을 뿌렸지만 타자주자 임지열의 등에 맞고 공이 빠져나가며 그 사이 2루 주자가 3루를 거쳐 홈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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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말 무사 만루에 등판한 두산 정철원./사진=OSEN
그때 두산 벤치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임지열이 1루로 향하는 과정에서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달렸다는 것. 타자주자는 1루로 향하는 과정에서 별도 표기된 선상 바깥으로 뛰어야 하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비디오판독 결과 판정은 번복됐고 타자주자는 수비 방해로 아웃처리됐다. 득점도 취소됐고 2사에 주자 1,2루로 바뀌었다.

KBO리그 규정상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해 어필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이에 이의제기를 한 홍원기 감독은 퇴장 명령을 받았고 정철원이 김혜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2-1 리드도 지켜냈다.

8회말엔 김명신, 홍건희가 나란히 등판해 실점 없이 막아냈다. 정철원은 8번째 홀드, 김명신은 3번째 홀드, 홍건희는 15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9회말 1사에서 이형종의 타구가 좌측 담장으로 크게 뻗었지만 폴대 바로 옆을 맞고 나오며 파울로 선언된 것이 키움으로선 뼈아팠다. 곽빈은 시즌 6승(2패) 째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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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홍원기 감독(오른쪽)이 스리피트 아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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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판독 결과를 놓고 항의하다가 결국 퇴장당하는 홍원기 감독.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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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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