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할→6월 4할' 이정후, 역시나 '예비 빅리거' 걱정은 사치였다

고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6.2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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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24일 두산전 안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지난해 타격 5관왕에 오른 '천재'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만족할 줄 몰랐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타격폼을 손봤는데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

4월 타율은 0.218. 결국 회귀했다. 그리고 서서히 타격감이 살아났다. 5월 타율은 0.305. 그럼에도 시즌 타율은 0.266에 그쳤다.


상승세를 탄 이정후는 6월 더욱 달렸다. 이정후는 24일 두산 베어스전 4타수 3안타 2득점하며 팀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11일 KT전(4타수 4안타) 이후 10경기 만에 3안타 이상 경기였다.

이날 3안타를 날린 이정후는 결국 타율 0.305로 올 시즌 최고 타율을 찍었다. 6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9. 팀 내 홈런과 OPS 1위, 타점 2위로 어느새 타선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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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를 날리는 이정후(오른쪽).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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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후 타구를 지켜보고 있는 이정후. /사진=키움 히어로즈
올 시즌 초반 부진에도 이정후는 통산 타율 0.339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들 중 KBO리그 이 부문 역대 1위를 지키고 있다. 정교한 타격에 지난해 23홈런을 날리며 장타력까지 끌어올린 이정후는 올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수 있다.


이정후 또한 이를 위해 시즌 전 타격폼에 손을 본 것이다. KBO리그보다 한층 빠른 공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선배들이 쓴맛을 봤고 이를 보고 배운 이정후는 군 동작을 줄여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몸을 크게 쓰고 중심 이동을 해주며 힘을 실었던 이정후 타격의 장점이 사라졌다. 결국 좋았을 때의 타격폼을 다시 가져왔고 성적 역시 되돌아오고 있다.

이날도 1회말부터 내야안타로 시작한 이정후는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날리며 밥상을 차렸다. 이형종의 2타점 적시타로 홈까지 밟았다. 살얼음판 1점 리드를 이어가던 8회말엔 김혜성의 솔로홈런 이후 이영하를 두드리는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상대 폭투 때 2루까지 파고든 뒤 이원석의 좌익수 뒤 2루타 때 쐐기 득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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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더그아웃에서 축하를 받는 이정후(가운데).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살아나자 키움 또한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9위에서 허덕였던 키움이지만 최근 10경기에서 7승 2패 1무로 단숨에 5위까지 뛰어올랐다.

리그 득점권 타율 1위이자 팀 타점 1위(42) 에디슨 러셀이 손목 통증으로 빠져 있는 상황이라 더욱 반가운 반등이다. 러셀이 복귀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팀 선배들이 보여줬듯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 성적이 몸값 혹은 관심 증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KBO리그 시절 내내 20홈런 대에 그쳤던 강정호는 피츠버그 진출 직전해인 2014년 40홈런을 때려냈고 박병호(KT 위즈)도 2015년 53홈런을 날린 뒤 빅리그로 향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2020년 커리어 첫 30홈런을 날리고 미국행에 성공해 연착륙했다.

홈런 페이스는 다소 더디지만 6월 타율이 0.403에 달하는 것은 충분히 고무적인 일이다. 한 번 감을 잡은 만큼 기세를 탄다면 예년 못지않은 성적을 낼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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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안타 후 상대 폭투 때 2루까지 파고든 이정후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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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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