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이리 쉬웠나' 양석환 멀티홈런-알칸타라 역투, 해법 발견... 5위 탈환-5번 만에 우세 3연전-선발 전원안타 작성 [고척 현장리뷰]

고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6.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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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키움전에서 팀 승리를 쌍끌이한 두산 양석환(왼쪽)과 알칸타라.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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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환(오른쪽)이 홈런을 치고 정수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OSEN
10경기 2승 8패로 6위. 8위 KIA 타이거즈에도 한 경기 차로 쫓겼다. 극심한 타격 침체 속에 잘 던지던 투수진도 흔들리며 팀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은 달랐다. 너무도 손쉬운 승리였다. 타선이, 그것도 믿고 기다렸던 중심타자의 대포가 연달아 터졌고 에이스 투수가 완벽히 제 몫을 해냈다. 말은 쉽지만 그동안 너무도 어려웠던 승리 공식이 제대로 발동됐다.


두산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양석환의 연타석 홈런과 라울 알칸타라의 6이닝 무실점 호투 속 17-2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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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을 치른 키움 맥키니.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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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를 펼치고 있는 알칸타라. /사진=OSEN




절반의 합격점 맥키니, 그러나 알칸타라는 '넘사벽'이었다





최근 4연속 시리즈를 열세로 마쳤던 두산. 키움과 1승 1패로 동률을 이룬 가운데 이날 경기 승리로 우세 시리즈를 가져가겠다는 각오가 컸다. 시리즈 초입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곽빈과 브랜든, 알칸타라가 나선다"며 "타선이 살아나면 투수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선발 맞대결 무게추는 두산 쪽으로 쏠려 있었다. 알칸타라는 7승 3패 평균자책점(ERA) 1.94로 20승을 달성했던 2020시즌을 떠올리게 하는 특급활약을 펼치고 있는 반면 키움 선발은 에릭 요키시를 대신해 새로 합류한 대체 외국인 선수 이안 맥키니였기 때문이다. 처음 겪는 한국 무대, 타자들이기에 변수가 따랐다.

1회초 첫 타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시작한 맥키니는 3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완벽한 정타라고 꼽을 만한 타구는 없었지만 다소 흔들리는 듯 보였다. 강승호에게 볼넷까지 허용했다. 김재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맥키니는 2회부터 4회까지 안정적 투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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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말 마운드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알칸타라.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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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를 마치고 내려가는 알칸타라(가운데)를 팀 동료들과 원정 팬들이 반기고 있다. /사진=OSEN
1회 무려 35구를 뿌렸으나 이후 10구-21구-16구로 이닝을 추가 실점 없이 마쳤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5㎞에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커터), 커브를 고루 던지며 가능성을 보였다.

알칸타라는 빈틈이 없었다. 최고 155㎞에 달하는 빠른 공을 49구나 뿌렸고 낙차 큰 포크볼(23구)과 슬라이더(11구), 커브(2구)까지 섞어 키움 타선을 제압했다. 6회까지 73구만을 던진 알칸타라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1-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이형종에게 던진 시속 150㎞가 다소 몰리며 좌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 흐름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타구였다. 이원석까지 상대한 알칸타라는 6⅔이닝 동안 85구를 뿌리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하고 임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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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월 투런 홈런을 날리는 양석환.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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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때리고 홈으로 달리며 세리머니를 하는 양석환. /사진=OSEN




양석환 되찾은 홈런본능, 덩달아 잠잠하던 타선도 불을 뿜었다... 장단 20안타-선발 전원 안타는 덤-시즌 최다 득점





1회초 흔들리는 맥키니를 잘 공략해 2점을 뽑아냈지만 이후 맥키니가 안정을 찾으며 4회까지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5회 맥키니가 내려간 뒤 두산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 3번에 배치된 양석환이 선봉에 섰다. 4월에만 6홈런을 날리며 맹타를 휘둘렀으나 이후 내림세를 탔고 5,6월 동안 단 2홈런에 그쳤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189에 그쳤다.

1회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난 양석환은 3회 내야안타로 기세를 올렸고 팀이 2-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이명종을 맞았다.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겼고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한 대형 타구가 나왔다. 좌측으로 120m를 뻗어간 투런 홈런. 시즌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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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를 날리는 양의지. /사진=OSEN
4점 차 리드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었을까. 팀이 4-0으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선 바뀐 투수 양현의 투심패스트볼을 통타, 다시 한 번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10호째. 개인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기도 했다.

양석환이 끌어올린 분위기를 두산 타자들이 그대로 이어 받았다. 7회 강승호로 시작한 타순은 5안타 2사사구를 몰아치며 빅이닝을 만들었고 5점을 더 달아났다. 사실상 승부가 완전히 기운 순간이었다.

양석환과 김재환 등 주축 타자들을 빼고 휴식을 부여했음에도 타선에 붙은 불은 꺼질 줄 몰랐다. 8회엔 김대한이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날리며 시즌 KBO 16번째이자 두산의 3번째 선발 전원 안타 기록도 작성했다. 더불어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12-10 승리)을 넘어 시즌 단일 경기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올 시즌 팀 타율 0.251로 8위에 처져 있는 두산의 방망이는 최근 10경기 극심한 난조를 겪었다. 60실점하는 동안 30점만 냈다. 2할 승률이 납득 가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타선이 불을 뿜으며 손쉽게 승리를 챙겼다. 과거 잘 나갈 때 두산의 경기력이 그대로 나왔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32승 34패 1무로 다시 키움(33승 37패 2무)과 5위 자리를 맞바꿨다. 알칸타라는 시즌 8승 째를 수확하며 다승 3위로 뛰어올랐고 양석환은 홈런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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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김대한까지 안타를 날리며 두산은 선발 전원 안타를 작성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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